콰이어트 플레이스 A Quiet Place - 사운드를 통제하며 만들어내는 서스펜스 존 크래신스키 감독의 는 사운드 영화이면서도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소재가 좋았다. 소리를 통해 서스펜스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잘 컨트롤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서스펜스를 조일때와 풀어줄때의 리듬도 좋아서 서스펜스를 통해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성공한 것 같다. 특히 출산장면에서의 서스펜스는 최고.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이런 세계와 상황에서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는 게 가능할까 라는 것 말이다. 물론 영화 초반에 막내를 괴물에게 잃었다는 것이 심리적 동기를 부여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을 해 볼 수는 있겠지만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 느껴졌지만,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장치로서는 최..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 80년대 대중문화가 즐거운 블록버스터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을 너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건 이 영화에 80년대의 대중문화가 너무 멋지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에그를 찾고, 영화팬들이 이스터 에그를 찾듯이, 나는 이 영화안에 숨어있는 70년대와 80년대 영화와 팝의 흔적을 찾았다. 너무 쉽게 드러난 장면들도, 혹시 이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만들었던 장면들도 즐거웠다. 그러므로 내게 은 추억팔이 혹은 감성팔이 영화의 모양새이긴 하지만, 그 시절 를 부산 서면에 있던 대한극장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가서 8번을 보고, 를 부산 남포동에 있었던 부영극장 2층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연달아 두 번 보고 나왔던 그..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TV 애니메이션 을 무척 좋아했고 재미있게 봤었다. 그 시절에는 거대 로봇물인 나 혹은 같은 걸 즐겨 보긴 했지만, 역시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내 인생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라 할 만하다. 누군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을 싫어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그 시절 감성을 두드리던 TV 애니메이션 나 도 모두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들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이었던 도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는 걸로 봐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서정적인 작품 세계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TV 시리즈의 빅 팬으로서 극장용으로 편집되었다는 를 왓차에서 발견한 순간 바로 보게 되었다. 50부작(?)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90분으로 축약한 판본이다. 스토리라인이 축약임에도 불구하고 기막히게 ..
제임스 본드, 에단 헌트... 또 누가 있지?... 쟈니 잉글리쉬. 음, 그렇다. 이 분도 스파이다. 나이가 차서 이제 정년퇴임하신 스파이. 이미 아날로그시대에 그 사명을 다 하신 분.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에 쟈니가 다시 소환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등잔밑을 아날로그가 밝힌다고 할까?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스의 코믹 스파이물 는 1편과 2편으로 제 소임을 다한 시리즈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되어가는 디지털 시대를 비틀어 패러디하는 것은 꽤 재미난 상상이 되더라. 마치 슬랩스틱은 아날로그가 어울린다는 듯이 말이다. 로완 앳킨스이 보여 주었던 캐릭터 미스터 빈과 쟈니 잉글리쉬는 먼 과거로 가면 채플린과 키튼 그리고 로렐과 하디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오..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1966년 작품 . 이 얼마나 대단하게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란 말인가? 그야말로 오락영화 혹은 대중영화의 매력을 집약해 놓았으면서도 감독의 예술적 야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은 영화다. 사랑의 도피를 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라면 자주 보는 소재지만 와카오 아야코의 강렬한 연기와 함께 라면 느낌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강렬하다. 스토리는 일직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속도감마저 느껴진다. 뭔가 예술을 의도하지 않고, 오로지 한 팜므파탈의 행동과 생각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의 집단살해마저 흥미롭다. 뭐 하나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연출. 멋지다. 종업원 신스케와 도망친 후 게이샤가 되는 오츠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쨌거나 그녀는 보수적이었던 옛 일본이라는 곳에서 ..
군에서 제대 후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는 프렌치. 동네 갱의 협박에도 품위를 잃지 않을 정도로 도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지만, 도장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부족하다. 결국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되는데, 바로 악성 빚을 받으러 다니는 수금업자. 베테랑 수금업자 수의 파트너로 일을 시작한다..... 한 마디로 B급영화다. 게다가 B급 영화로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는 영화라서 깊이는 없어도 슬랩스틱과 격투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액션이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킬링타임을 위해 만든 영화에 깊이를 부여하려고 하면 유치해지기 쉽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그렇게 길을 잃은 는 갑자기 두명의 주인공을 정의를 위해 뛰게 만들더니 정말 뜬금없이 죽게 ..
18세기의 남아메리카. 식민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페인 장교 자마는 다른 부임지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총독은 말만 그럴 듯 하게 할 뿐 자마의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제 자마는 새 부임지로 가기 위해 비꾸냐 포르토라는 악당을 잡아야만 한다.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정글로 들어가는데... 아르헨티나의 출신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는 대단히 힘있는 연출이 두드러진다. 18세기 백인 지배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여러 악랄함이 조용하지만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특히 마르텔 감독은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인 자마의 신사적으로 보이는 행동 속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옛날 식민지에서 행해졌던 백인들의 폭력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특히 원주민이든 백인이든 여..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보았다. 엑스맨의 빅팬은 아니라서 이 영화도 나 개인적으로는 아주 인상적인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3편 보다는 분명 재미있게 보았고, 거의 1편에서 느꼈던 신선함을 느끼기도 한 건 사실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대부분 매력적이고 일정한 재미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래의 엑스맨들을 골라 죽이는 병기의 개발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컨셉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그 과거의 시점을 미묘하게 설정한 것도 좋았다. 베트남전이 막 끝날 무렵, 그러니까 미국이 처음으로 패배했다고 말해지는 전쟁이 종식되는 무렵인데, 이때 미국은 여전히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평화보다는 인간을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무기가 돌연변이들의 DNA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