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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1966년 작품 <문신>. 이 얼마나 대단하게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란 말인가? 그야말로 오락영화 혹은 대중영화의 매력을 집약해 놓았으면서도 감독의 예술적 야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은 영화다사랑의 도피를 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라면 자주 보는 소재지만 와카오 아야코의 강렬한 연기와 함께 라면 느낌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강렬하다. 스토리는 일직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속도감마저 느껴진다. 뭔가 예술을 의도하지 않고, 오로지 한 팜므파탈의 행동과 생각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의 집단살해마저 흥미롭다. 뭐 하나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연출. 멋지다.



종업원 신스케와 도망친 후 게이샤가 되는 오츠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쨌거나 그녀는 보수적이었던 옛 일본이라는 곳에서 자기 마음과 욕망이 원하는 대로 주저하지 않고 행동한 여성이다. 그러니까 그녀는 어느 부잣집 마나님이 되어 편하게 살 수 있는 인생을 스스로 차 버린다. 하인을 유혹해 달아나고, 게이샤가 되어 남자들을 유린한다. 그녀의 행동은 기존의 도덕에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지탄받을 만한 것이지만 오히려 남자들은 그녀를 원한다. 정말 멋진 여성 캐릭터라고 할까? 휘둘리지 않고 휘두르는 것을 보라. 영화사에 남을 팜므 파탈이 일본에서 나타난 셈이다. 마스무라 야스조의 작품들이 대체로 강렬하지만 이 영화는 더욱 더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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