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버전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하지도 못하니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느낀 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 영화는 주인공 네 명, 각각의 캐릭터가 얼마나 개성과 매력이 차고 넘치는가가 관건인 영화다. 반면 그만큼 사건의 임팩트는 약해 보인다. 갈등의 골도 없고. 모든 사건은 마음먹은 대로 슬슬 풀리며 진행. 마동석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이미지를 잘 활용하고, 김아중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봄. 젊은 형사를 연기한 장기용도 나름 선방. 김상중의 캐릭터는 좀 평범해 보이기도 했지만 개성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중재역할은 한다. 일당백의 싸움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활용되어 때론 헛웃음도 유발하고, 모든 사건이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술술 풀려버리기도 하지만, 재미있다고 느..
항거: 유관순 이야기 - 독립투사 유관순을 기억하며 유관순이라는 인물에 대해 감동하고 공감이 되고 존경심을 갖게 된다. 글이나 역사책에서 접할 때 보다 처럼 영상으로 접하게 되면 그 생생함이 글자보다 몇 곱절 더 진하게 전달되고 몰입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도금봉이 유관순으로 열연했던 윤봉춘 감독의 1959년 작품 역시 감동적이었다. 하긴 유관순의 치열한 삶 자체가 감동 그자체이며,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것도 사실. 풍부한 질감의 화면으로 극영화의 본질에 충실했던 윤봉춘 감독의 1959년 작품에 비해 조민호 감독의 는 스타일을 미니멀하게 가져감으로써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를 강조하면서 사실감을 중시한다. 여성 독립투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에서는 유관순을 히어로로 그리기 보다는 한명의 인간으로 그리길 ..
그대 이름은 장미 - 엄마의 꿈은 어디로 조석현 감독의 는 강형철 감독의 2011년의 작품 와 자꾸 겹쳐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영화 에 출연했던 유호정이 주인공이면서 음악이 영화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한다는 것. 또한 추억과 낭만을 동반하는 과거라는 시간과 공간. 버거운 삶에 힘들어하는 현재라는 구성도 를 떠올리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익숙한 스토리는 보는 동안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익숙한 스토리는 식상하다는 느낌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구성을 동반해야 하기도 한다. 스토리 패턴이라든가 구성을 살짝 비튼다든가 하는 식으로 뭔가 특별한 구성을 동반해야 한다. 그것에 실패하면 마치 TV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진부한 식상함을 느끼게 만들 뿐이다. 안타깝게도 는 제 2의 가 되..
PMC:더 벙커 -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액션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답답하거나 지루함이 없어 놀라기도 했던 영화가 2013년에 봤던 . 폐쇄공간에서 디지털기기를 통해 공간을 확장하면서 액션과 전쟁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바로 . 이렇듯 김병우 감독은 이런 폐쇄적 공간과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특성을 자신의 인장으로 만들고 싶었던 듯하다. 그렇다면 일단 스타일적으로 김병우 감독답다 라는 식으로는 성공적인 것 같다. 는 미국계회사라는 설정으로 한명의 한국인과 다수의 미국인 - 대부분 불법 체류자 -이 등장하는 영화로 가장 탈 한국적인 인물들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남과 북의 상황을 이용하여 스토리 만들기의 매력. 하지만 이제 이 매력은 식상하다. 그러..
마약왕 - 이두삼이라는 마약왕을 통해 본 70년대 영화 은 2015년 로 멋지게 홈런을 날렸던 우민호 감독이 그 여세를 몰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었을 것 같은 영화 으로 2018년 연말 다시 한번 홈런을 날리려고 했지만 결국 파울에 그치고 만 영화다. 사실 소재로만 봤을 때는 꽤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1970년대라는 드라마틱한 시대. 박정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부패와 패덕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시절이며, 수출만이 살 길이라며 국민들을 옭아매고 있을 때, ‘일본에 마약을 수출해서 돈도 벌고 애국도 하겠다’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말이 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돈을 아무러 처 먹어도 냄새가 안나“라는 대사로 그 시절을 조리돌림해버리는 상쾌함까지 있다. 우민호 감독의 은 보는 동안에는 재미가 없다..
스윙키즈 - 신나는 탭댄스 속에 숨은 한국의 비극 는 강혈철 감독의 2011년의 성공작이었던 를 떠올리게 할 만큼 노래와 춤이 영화 전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종의 세미 뮤지컬이라고 할까. 광고 포인트도 이렇듯 흥겨운 춤과 노래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가볍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댄스영화인가 했다가 실제 영화 스토리가 한국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 알고 나면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이제 중견이 된 강형철 감독은 좀 진지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장기인 코믹에 한국의 비극이라 할 전쟁의 비극성을 버무린다면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살리는 근사한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것 같다. 나는 강형철 감독의 의도에는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 즉, 결국 전쟁이라..
원신연 감독의 2013년 작품 는 '진짜' 재미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폴 그린그래스의 의 냄새를 지나치게 풍기긴 하지만, 그것이 액션 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단순하게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이런 풍의 액션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고, 그린그래스의 조차 이전의 영화 에서 볼 수 있었던 파쿠르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해 버리고 원신연 감독은 본 시리즈 3부작을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고, 본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액션장면들이 어떻게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한 듯 보여서 더 괜찮게 보았다. 어설픈 모방이 아니..
당나라의 태종이 고구려를 침공하고 연개소문은 연신 패배하고 있다. 이제 평양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는 안시성이 막아주는 것뿐. 그러나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과 연개소문은 견원지간. 그래서 연개소문은 안시성을 포기하고 평양성을 지키기로 한다. 그리고 양만춘을 암살하기 위해 사물을 보낸다. 하지만 양만춘은 연개소문이 아닌 고구려와 안시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김광식 감독의 을 보면서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을 만들었던 감독이라는 걸 떠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스타일이 달랐다. 오히려 내가 떠올린 영화는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 조지 밀러 감독의 다.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 나는 의 곁가지 없이 하나의 스토리로 앞만 보고 쭉 달려가는 스타일이 에서 당과의 전쟁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로 달리는 것과 닮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