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 허쉬, 스위트 샬롯.Hush... Hush, Sweet Charlotte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고혹적이었던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샬롯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며 샬롯을 정신병으로 몰아가는 악녀로 등장하여 그 고운 얼굴에 차가운 송곳을 감춘 연기가 썩 좋았다. 영화는 이 악녀의 승리로 돌아가는 듯 싶었지만 결국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샬롯은 어떻게 했을까요? 경찰에 신고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헐리우드 키드.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은 그럴 시간이 어디있냐는 듯 샬롯이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고민할 틈도 주지 않고 태연하게 그들을 죽게 만든다. 화끈한 결말이 마음에 들었던 영화.
토이스토리 4 토이 스토리를 제대로 감상한 건 4편이 시리즈 중 처음인데 꽤 재미있게 보았다. 장난감들이 펼치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희생의 이야기도 좋고, 거기에 더해 인형을 경유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문제까지 짚어내면서 재미는 물론 감동도 있더라. 우디가 보니와 헤어지고 그걸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여기는데, 나중에 우디가 스스로 보니를 선택하는 것을 보노라면 아이가 자라듯 장난감도 자란다라는 말이 실감나면서, 성장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설득 당한다. 이전 3편의 시리즈의 내용을 모르니 그 연결성은 알 수 없지만, 그렇다 해도 문제될 게 없는게 4편 한편만 놓고 보더라도 이야기의 완결성이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개비 개비를 통해 누군가 나를 선택해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 갇힌 공간..
자존감이 낮은 엄마와 예술적 끼가 충만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 아들. 자유로움이 뻗쳐 나가는 친정아버지. 이렇게 셋이 만드는 로드무비. 심심할 뻔한 로드무비에 아버지가 대마초를 팔고 다닌다는 설정이 재미를 좀 더 만들어낸다. 기본적으로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가족의 이야기. 가족애의 회복을 도모하는 이야기. 아버지의 부재가 불러온 외로움이 나를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낮은 자존감이 되어 버린 로라. 그래서 유기 동물을 불러들이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지는데... 차라리 그녀의 아들이나 동생처럼 외로움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면 그녀의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사실 두 명의 딸과 손자의 내면이 엉켜버린 것은 아버지가 아버지 자리를 지키지 못해 벌어진 상황인..
동생 토비(크리스 파인)와 형 태너(벤 포스터). 마을에 있는 작은 은행 미드랜드를 턴다. 그들은 미드랜드 은행의 소규모 지점을 찾아가며 몇 차례 더 돈을 훔친다. 경찰 해밀턴이 동료와 함께 그들을 수사한다. 토비는 대대로 이어온 가난을 끊어버리겠다고 결심한 후다. 10년 동안 복역한 형과 함께 적당한 선의 돈만을 털며, 돈을 모은다. 그래서 은행의 빚을 갚고 차압당한 땅을 찾아 아이들에게 상속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그 차압당한 땅에서 석유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계획은 성공한다. 형 태너는 동생을 위해 일부러 크게 한탕 하고 자신을 희생양삼아 동생을 혐의에서 벗어나게 한다. 토비는 자신을 위해서는 그 돈을 한푼도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식을 위해 토비는 희생한다. 해밀튼 형사는 그런 토비를 이해하기..
지구를 아예 폭발시켜 없애버리는 결말은 이미 장준환의 에서 강렬하게 다가왔던 덕분에 그렉 아라키의 에서의 지구 폭발은 그 충격이 좀 덜한 편이긴 하지만 사이비 종교와 연관 지은 지구멸망이라는 스토리는 저예산영화의 소재로서는 괜찮은 듯. 교주의 선택된 아들이라는 컨셉이지만 솔직히 이 선택된 아들이 하는 일이라곤 섹스외엔 아무것도 없다. 주위의 인물들이 모두 그 교주의 아들을 둘러싼 인물들이라는 것이 마지막에 드러나는데, 히어로 영화가 아닌 이상 그에게 지구와 인류를 구할 임무는 없는 셈이다. 그렉 아라키의 입장에서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지구와 인류는 없어도 무방해 보이는 듯.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초능력자들이나 이성애 대신 동성애와 양성애가 오히려 정상적인 형태라고 말하는 듯한 자유분방함. 이전의 ..
1980년대 초중반의 청춘영화들에는 꽤 근사한 영화들이 많다. 매튜 브로데릭의 , 존 쿠작의 , 브랫팩으로 불린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나 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지금 소개하는 영화 도 당당히 한자리 차지할 만 하다. 그리고 브랫팩 군단에서도 한 발 먼저 치고 나온 여배우가 바로 의 몰리 링월드다. 당연히 할리우드의 주목도도 높았지만 후속작들이 히트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한물 간 배우가 되었지만 에서는 아주 이상적인 미국의 청소년상을 보여준다. 또한 사이키델릭 퍼의 나 OMD의 등 사운드트랙도 무척 좋아 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켜 주는 영화다. 앤디(몰리 링월드)는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홀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공부도 잘하는 씩씩한 소녀다. 실업자인 아버지를 격려할 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그 시절의 나이트메어는 꽤 무서웠다. 프레디 크루거가 쇳소리를 내면서 낸시를 부르며 흐느적 흐느적 걸어올 때면 긴장감이 더했다. 낸시의 친구 티나가 천장으로 끌어올려지며 피투성이가 될 때는 인상이 저절로 지푸려졌고, 조니 뎁이 연기한 낸시의 보이프렌드 글렌이 침대속으로 끌려들어가며 피가 분수처럼 터져 올라 천장을 적시는 장면에서는 눈을 질끈 감았다. 공포영화를 싫어했던 내겐 처음보는 강렬한 이미지이기도 했다. 그걸 오늘 중학생 학생 아들 녀석들과 함께 다시 봤다. 내심 이 무서운 걸 볼 수 있으려나 싶기도 했지만, 같이 본 아들 녀석들의 반응은 별로 무섭지도 않다는 콧방귀였다. 하긴 이미 워킹 데드나 킹덤을 비롯 온갖 좀비를 섭렵한 몸들이라는 걸 혼자 잊어먹고 있었다. 그리고 거의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