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으로 화제를 모은 영원한 슈퍼스타 나훈아가 1972년에 출연한 영화다. 시리즈의 김효천 감독의 작품인데, 사실 감독의 이름값만 보면 그다지 기대 되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영화 내용보다는 나훈아의 얼굴이다. 왜냐하면 그의 뺨에 깊게 베인 상처가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남진과 세기의 라이벌로 스포트라이트를 양분하고 있던 도중 있었다는 불미스런 사건이 언뜻 떠올랐고, 그 여파로 얼굴이 저런가 싶어서 말이다. 영화적으로 보자면 별로 할 말이 없는 영화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 나훈아의 스타성 하나로 밀고 나가는 영화이다 보니 얄팍한 갈등과 우연한 해결이 영화적 재미를 만들지는 못한다. 박훈과 석불은 둘도 없는 고향친구다. 가수가 되려는 박훈을 위해 뒤에서 수많은 고생을 하는..
격퇴 (우리는 이렇게 싸웠다) 는 로 주목을 받은 이강천 감독이 1956년에 다시 내놓은 전쟁 영화다. 이 북한군을 인간적으로 묘사하여 반공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에서는 용감히 싸우는 군인들의 희생과 전우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티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김만술 상사와 그 부대원들의 실화를 영화화했다고 한다. 6.25전쟁. 물자도 포탄도.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애국심과 전우애로 베티고지를 지켜낸 이야기다. 영화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쟁영화의 스텍터클을 강조하고 있다. 선과 악이 분명한 상황에서 아군과 적군의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전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사이사이 전우애를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띤다. 전쟁에서 무조건..
내시 신상옥 감독의 1968년 작품. 가문의 출세를 위해 딸을 후궁으로 들여보내려는 김참판. 하지만 딸 자옥은 이미 사랑하는 사람 정호가 있다. 하지만 권세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아버지는 기어코 자옥의 남친을 내시로 만들고 자옥을 후궁으로 보낸다. 그러나 왕은 김참판을 조롱하듯 자옥을 멀리하고, 내시로 들어온 정호는 자옥과 궁궐을 탈출하려고 시도하지만 내시감에 붙잡히고 마는데... 60년대 후반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에 있는 사랑과 그에 수반되는 욕망을 대담하게 구성한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구중궁궐에서 일어날법한 자극적인 사건들을 전시하는데, 이것이 난잡하게 느껴지지 않고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면서 신상옥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연기가 훌륭한데, 주연인 신성일과 윤정희보다는 조연들..
홍콩에서 온 마담장 / 홍콩서 온 마담장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가 시작되면서 제목에 ‘홍콩’이라는 제목을 단 영화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홍콩이라는 공간이 낯설고 새로운 이국적인 요소가 더해지는 장소이면서, 당시 왕우가 주연했던 일련의 성공한 무술영화들의 영향으로 폭력과 격투라는 액션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었던 때문인 것 같다. 신경균 감독의 1970년 작품 은 스토리상 여주인공이 홍콩에서 꼭 와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홍콩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그녀에게는 힘과 돈이 주어진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되기도 한다. 즉, 스토리상 천애고아인 그녀가 어떻게 부를 일구고 무술을 익혔는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오직 친일파에게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잃어버린 동생을 찾..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 김추자의 히트곡을 계몽영화로 만들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용길, 창호, 근태, 진영은 그야말로 사총사. 하지만 귀환후의 삶은 그들이 꿈꾸던 것 마냥 녹록치는 않다. 더군다나 그들을 구하다 전사한 소대장의 아내가 충격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들은 각자 흩어져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한 후 1년후 다시 만나기로 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수 김추자의 히트곡 가 한국 개발의 상징이라 할 쭉 뻗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고속버스와 함께 보여진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초반부부터 분명해진다. 게다가 마지막 장면이 고난을 극복한 주인공들이 만든 회사가 건설회사라는 것도 조국발전과 국토개발이라는 70년대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
평생 장돌뱅이로 살면서 같이 늙어가고 있는 허생원, 조선달, 윤봉운이 봉평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허생원은 잘생기고 젊은 동이에게 손님을 빼앗기자 화를 내며 어깃장을 놓는다. 봉평은 허생원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장이다. 바로 젊은 시절 첫사랑 분이를 만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이는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팔려가고, 허생원은 분이를 찾기 위해 전국을 뒤지지만 안타깝게 만나지 못하고 오늘까지 왔던 것. 윤봉운이 쓸쓸하게 죽자 조선달은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허생원은 동이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아들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은 황순원의 대표적 단편 소설로,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이성구 감독은 최대치의 아름다운 화면으로 영화화 했다. 영화 속 봉평 메밀밭과 ..
총잡이 용은 아버지의 원수 왕가를 죽이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그 집의 사위가 된 형마저 죽이게 된다. 그 죄책감에 다시는 총을 들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겨울 평원을 헤메고 다니다 죽음 직전에 어느 가족에 의해 구조된다. 상하이에서는 상하이 박이라는 악당이 술집 마담을 괴롭히고 있는데, 그녀는 바로 용의 형수다. 상하이 박이 그녀를 괴롭히는 이유는 일본군으로부터 빼앗은 금괴의 행방때문. 기어코 상하이 박은 마담과 아들을 납치해 고문한다. 마담과 언니 동생의 정을 나누는 경아는 마담을 구하기 위해 용을 찾아나선다. 용은 형수와 조카를 구하기 위해 다시 총을 잡는다. 용은 상하이박을 죽이고 형수와 조카를 구한다. 김효천 감독의 B급 액션활극영화로 만주 웨스턴이라는 서브 장르로 불리는 작품의 일종이다. 김효천 ..
목포의 천달과 부산의 해남은 한때 한 주먹 했지만, 지금은 드센 아내 등쌀에 시달리는 공처가다. 그들은 아내를 피해 서울로 강용형님을 만나러 가는데, 다시 고향에 가서 살라는 말만 듣는다. 강용은 명동에서 폭력을 몰아내고자 했지만, 친일파였던 양덕천 일당이 득세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중이다. 그 사이 천달과 해남은 여기저기서 좌충우돌한다. 결국 악당 양덕천은 북한의 간첩이었음이 드러난다. 그는 불평분자를 모아 사회불안을 야기해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방해할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 천달과 해남은 힘을 합쳐 양덕천을 물리치고 공산당을 몰아낸 공로를 인정받아 수도청장의 표창장을 받는다. 줄거리라고 부르고 어떻게든지 정리해서 그렇지 그야말로 스토리나 플롯이라고 할 만한 게 없는 영화다. 이건 완전히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