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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남아메리카. 식민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페인 장교 자마는 다른 부임지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총독은 말만 그럴 듯 하게 할 뿐 자마의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제 자마는 새 부임지로 가기 위해 비꾸냐 포르토라는 악당을 잡아야만 한다.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정글로 들어가는데...

 

아르헨티나의 출신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는 대단히 힘있는 연출이 두드러진다. 18세기 백인 지배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여러 악랄함이 조용하지만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특히 마르텔 감독은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인 자마의 신사적으로 보이는 행동 속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옛날 식민지에서 행해졌던 백인들의 폭력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특히 원주민이든 백인이든 여성에 대한 다양한 폭력을 통해 폭력적이었던 식민주의자들의 침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런 폭력성은 초반부 자마의 원주민 여자 하인에게 보여주는 폭력에서 출발해 점점 크기를 더해 가는데, 정글로 들어간 후의 시퀀스에서 비꾸냐 포르토에 이르르면 거친 폭력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폭력묘사는 결국 당시 백인에 의해 원주민들에게 저질러졌던 폭력의 강도가 점점 더 심했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결국 식민주의자 자마는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백인들에 의해 악마적으로 묘사되곤 했던 원주민들이 자마에게 보여준 일련의 행위는 그들이 오히려 평화로운 존재라는 것이며, 일련의 폭력은 백인집단 내부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스타일적으로는 느리게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 질수 있다. 예술영화의 문법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재미보다는 메시지의 전달과 미장센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꽤 진중하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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