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러드가 주연한 의 2편격인 는 어린 자녀와 같이 볼 만한 블록버스터라고 할 만하다. 요즘 마블 시리즈가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히어로들이 다같이 모여 어벤저스가 되었다가 헤어졌다가 하면서 좀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구축하게 되면서 그냥 즐기기보다는 끊임없이 스토리를 맞춰야 되는 피곤함이 있었다면... 는 그 연결고리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면서도 이 영화의 정확한 관객층이 누군인가를 꿰뚫어보듯 스토리를 넓게 펼치지 않고 오로지 양자의 세계에 갇힌 엄마 찾기라는 하나의 이야기에 쓸어 담았다. 이처럼 단순한 구조로 단란한 가족이라는 이상향을 제시하는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이긴 하지만 초등학교 자녀와도 같이 볼 만한 영화로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양자의 세계, 시각적으로 훌륭해보이는 여러 가지 과학 장치들은 ..
제이슨 스타뎀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는 B급 액션영화의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적당한 액션과 쫄깃함으로 킬링타임용으로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게다가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늘 똑같은 표정과 말투를 보여주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후예다운 연기하는 듯 안하는 그의 스타일도 나름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A급이든 B급이든 연기를 하든 안하든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래도 어느정도의 스토리가 보장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라면 은 그야말로 킬링 타임이 아니라 웨이스팅 타임용 영화라 할 만큼 시간을 낭비하는 영화라고 할 만하다. 그러다보니 적당한 액션과 일정한 재미는 드린다는 제이슨 스타뎀의 스타이미지도 아무 소용이 없다. 수족관의 상어가 아닌건 분명한데...
은 제니퍼 로렌스를 스타로 밀어 올린 을 만들었던 데보라 그래닉 감독의 최신작이다. 여전히 느리지만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여전히 아버지와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어쩌면 여류감독으로서 가족과 아버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평범한 가족의 모습과는 다르게 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데보라 그래닉의 영화에서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매우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기도 하다. 의 아버지가 실체를 보여주지 않고 남아있는 흔적을 통해 보여주었다면, 에서는 아버지라는 실체가 지워지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어떤 트라우마 -그것이 무엇인지 영화속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의 일반적인 것들 예를 든다면 중동지역의 전쟁에서의 외상후 장..
티무 니키 감독의 는 핀란드 영화다. 핀란드는 복지와 교육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살기에 참 좋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 공유와 전도연이 주연한 에서도 중요한 공간으로도 등장하면서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의 핀란드는 그런 조용하고 깨끗한 공간이 아니다. 어디 미국 뒷골목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인물과 상황이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핀란드든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디에나 무식하거나 제멋대로인 인물이 있고, 먹고 살기는 힘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엉망진창이다. 결국 는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실패한 인물의 이야기다. 그래서 그 반대급부로 반려동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중년의 수리공인 베이요는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돕는 일을..
세츠코라는 중년 여자. 사랑하는 사람도, 친한 친구도 없이 혼자 살면서 매일 집에서 회사로 출근하는 일상을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처럼 반복한다. 어느날 조카 미카가 자신의 영어수강증을 엄청난 돈으로 사 달라는 엉뚱한 부탁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조카 대신 간 영어학원에서 만난 존에게 루시라는 영어 이름을 받게 되고, 루시는 영어 강사 존에게 집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존은 미카와 미국으로 가버린다. 학원에서 만난 일본인 톰이라는 수강생조차 위로가 되지 않는다. 세츠코/루시는 미국으로 존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런 여자 어떤가? 친언니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를 뺏겼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언니의 딸인 조카 미카의 남자친구를 뺏기로 결심해버리는 여자. 이렇게 놓고 보면 뭐 이런 이상한 여자를 넘어 집..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는 몇번의 아름다운 영상과 나의 감성을 녹이는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지루했다. 절대사랑이라는 감정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온갖 아름다운 영상 만들기는 정성스럽지만 너무나 익숙한 서사는 영상을 그림엽서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속내를 들여다보니 엄청 꼬롬한 냄새도 진동하기에 거의 3시간 가까이 화면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뜨거운 사막에서 타는 목을 움켜잡고 빨리 오아시스가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꼴이었다. 과연 안소니 밍겔라 감독은 누구에게 '누구나가' 다 아름답다고 느낄 것 같은 이런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그러니까 이 영화 자체가 암묵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고객은 누구인가? 감독은 교묘하게 위장한 채 중산층을 위한 광대놀음을 펼친다. 여기서 말..
이름값으로는 세계 최고라 할만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요 몇년사이에 그 이름앞에 예술이라고 불리는 미묘한 어떤 것을 욕망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오락 혹은 산업과 예술이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영화라는 매체의 딜레마라면 90년대 이후 스필버그는 스스로 이 딜레마속에서 헤엄치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직 결승점에 도착하기엔 그의 유영이 불안하다. 그는 너무 망설인다. 마치 전력질주를 하다 결승점 바로 앞에서 걸아가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그는 자신의 배경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 하다.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은 쉰들러 리스트를 삼천포에 빠뜨렸고, 백인이라는 그의 피부색은 아미스타드를 하얀색으로 칠해버렸다. 존경받는 선배 큐브릭의 후광을 이용해보기도 하고 잡을테면 잡아보라며 자신만만하기도 하지만 그의..
자신의 죽음이 코 앞에 닥쳐왔다는 사실을 아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하는 생활용품들이 순식간에 자신을 죽이는 살인도구로 변한다는 것등 데스티네이션은 우리가 막연하게 느끼는 어떤 공포감이나 단순한 징크스로 인해 느끼는 불안함에 주목하면서 상당히 좋은 영화 소재를 생각해 냈다고 생각한다. 초반부. 영화는 알렉스의 불안한 모습과 왠지 불안하게 깔리는 음악 그리고 주위의 각종 음향을 통해 막연한 공포감을 점점 확대시킨다. 정말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팍팍 풍긴다. 결국 비행기의 폭발이라는 사건이 터지고 여기서 죽어야할 운명에서 살아남은 몇명의 인물들이 남는다. 나는 이쯤에서 감독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무척 관심이 생겼다. 즉 운명이라는 소재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인지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