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대단한 재능이구나 싶었다.스티븐 스필버그의 데뷔작인 TV영화 대결 Duel을 보고 난 후생각난 단 하나의 단어였다. 그렇다고 이영화가 내게 무척 재미있었다거나감동을 주체하지 못할 만큼 메시지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재미있었지만 흥분할 정도는 아니었고분명 설득력있는 메시지는 느꼈지만 감탄할 만한 것은 못된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이 묵직한 이타적 메시지로만 이뤄진 것도 아닌데다가90분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역동성속에는 분명 감독의 역량이 녹아있어야만 한다.그래야만 입으로 욕하면서 느끼는 재미가 아닌 편안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첫 장편 데뷔작에서 얼마나 놀라운 컨트롤을 보여주는가? 대결은 데이빗이라는 남자가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 고속도로를 운전하다원인 모를..
무지막지하게 총알이 난무하는 상황에서인간들이 그것을 피하고 싶어도 피하지 못하도록슬로우 모션으로 처리해버림으로써핏방울 가득한 화면을 과시하며폭력미학이라는 이름을 선사받았던샘 페킨파 감독에게서관객이 기대할 만한 것은 아무래도 그만큼의 재미와그만큼의 폭력과 또 그만큼의 재능으로서의영화적 완성도일 것이다. 처음 겟어웨이를 보기로 했을 때 나 역시딱 그만큼의 재미와 이름값을 기대했다.더군다나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스티브 맥퀸이 출연하기도 하거니와아직까지 이거다 싶을 만큼 인상적인 그의 출연작을보지 못했기 때문에(사실 몇편이나 봤다고...^^)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설레는 기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겟어웨이는 좀 색다르게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스티브 맥퀸이라는 배우에 대해 좀 다가설 수 있었다는 것 외에도이 영..
영화 는 제로니모가 항복한 후 최후까지 저항했던 아파치로 알려진 마사이의 이야기면서,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데뷔 첫해에 발표한 3편 가운데 한편이다. 아파치 ‘최후의 전사’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하는 감독의 영화라는 것도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인과 토착 인디언간의 대결의 막바지쯤이다. 이제 백인은 인디언들을 정복한 상태다. 아파치는 이러한 백인에 끝까지 저항한 인디언 종족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저항군(?)이라 할 수 있는 마사이는 플로리다로 보내질 처지에 놓이지만, 탈출에 성공하여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미 그들(아파치)은 백인들의 노역에 종사하거나 혹은 군인이 되거나 그도 아니면 알콜중독자가 되어 살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줄스 다신 감독의 의 주인공인 해리 파비안(리차드 위드마크)은 그 능글능글 맞고 좋은 입담에 머리 회전도 빠르고 수완도 있고 용기도 있고 한마디로 성공할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법. 이 친구가 한탕을 노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는 것. 하긴 많은 느와르 영화의 주인공이 이 버릇 개 못줘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해리 파비안도 그 중 한자리 당당하게 차지할만하다 하더라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남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친구가 왜 성공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해야 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둘이 잘 살고 싶어 고생하는 마음씨 좋은 여자 친구의 지갑이나 뒤지며 돈 몇 푼을 슬쩍하려한 놈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 아니면 이 험악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
프랭키(프랭크 시나트라)가 마약 치료를 마치고 커다란 드럼가방을 메고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에겐 꿈으로 가득차 설레이는 마음으로 얼굴엔 희망이 두둥실 피어올라 있었다. 카지노 딜러와 마약중독으로 살았던 시절에는 그 마을은 자신에게 고통만 안겨주었지만, 다시 돌아온 그 마을은 밴드의 오디션에 합격하여 멀리 기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기차를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간이역의 친근함을 품고 있는 곳으로 변했다. 지금 프랭키는 마약의 유혹도 이겨낼 자신이 있으며, 담배연기 자욱한 삼류카지노의 딜러로 사용하던 황금팔을 드럼 스틱으로 리듬을 맞추는 황금팔로 변화시킬 자신도 있다. 즉,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는 프랭키가 그 희망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를 보여주면서, 다른 한편..
미국의 역사를 다루는 서부 영화에서 주인공은 항상 히어로가 되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린다. 이런 히어로는 정의의 편에 서야하고, 그 정의란 국가의 이상을 몸에 체득하고 있는 인물이 어야 하며, 또한 당대의 도덕적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보수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그들이 서부의 보안관이든, 혹은 존 포드 감독의 에 나오는 링고 키드같은 범죄자라도 히어로적 속성을 지닌 캐릭터들의 성격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서부극 영웅들의 모습들이 최근 특수효과를 동반한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과 같은 영우들의 모태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은 서부극에 수정주의 서부극이 등장하였다면, 90년대 이후의 초인물에서도 수정주의적 초인물이라 할만한 캐릭터의 변화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텍스트는 결..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미군들의 감시하에 생활하던 한 무리의 아파치들이 말을 훔쳐 달아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들의 도주가 위험한 이유는 그들이 지나가는 지역에 살고 있는 백인 정착민들에 대한 약탈과 방화, 강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100%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단 부분만 본다면 영화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미국 기병대와 비도덕적이고 추악한 인디언과의 싸움에서 미군의 승리로 마무리되며 평화의 시대가 오리라로 끝날 것처럼 보이지만,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영화에서 “설마 그럴리가...“ 탈출한 아파치들을 뒤쫒는 기병대의 지휘관은 이제 막 사관학교를 졸업한 드뷘 소위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이며, 그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는 아파치들도 분명 교화 될 수 있다고 믿는 이상주의자다. 지금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과 똑같..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는 참 많이 감동적이었다. 슬픈 장면이 없음에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나는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걸작들 보다는 같은 영화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는 마틴 스콜세지의 다른 영화에 비해 묵직한 메시지보다는 ‘영화란 무엇인가’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에 대한 많은 담론이 넘쳐나지만, 를 보고 나면 결국 영화는 꿈이라는 것, 환상을 통해 꿈을 실현하는 것, 그래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먹고 살기 위해 하루의 노동에 지친, 삶에 지쳐가는 대중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삶에 대한 위로라는 것일 거다. 그리고 실제 삶과 영화 속 삶을 조화시키는 능력의 차이가 감독을 예술가로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