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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미국영화

휴고 Hugo

구름2da 2018. 7. 8. 19:15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휴고>는 참 많이 감동적이었다. 슬픈 장면이 없음에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나는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걸작들 보다는 <순수의 시대>같은 영화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휴고>는 마틴 스콜세지의 다른 영화에 비해 묵직한 메시지보다는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에 대한 많은 담론이 넘쳐나지만, <휴고>를 보고 나면 결국 영화는 꿈이라는 것, 환상을 통해 꿈을 실현하는 것, 그래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먹고 살기 위해 하루의 노동에 지친, 삶에 지쳐가는 대중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삶에 대한 위로라는 것일 거다. 그리고 실제 삶과 영화 속 삶을 조화시키는 능력의 차이가 감독을 예술가로 만드는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휴고>의 시퀀스들 중에서 조르주 멜리에스가 기필코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는 부분에서 느꼈던 가슴 벅참의 느낌이 참 좋았다. 온 젊음을 불사르고 매진했던 영화에서 쓰라림만을 맛 본 늙은 멜리에스의 모습은 안타깝다. 그러나 결국 열정의 대가는 누군가는 알아 주게 되리라. 영화과 교수에서 보 듯, 멜리에스의 열정은 누군가에겐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었다. 희망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멜리에스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 올린다. 그래서 끝내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게 하고야 마는 그 끈질긴 생명력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게 했던 부분인 것 같다. 열정은 힘이 세다. 그러니 쉽게 가슴 속에 간직한 열정을 포기해 버릴 일이 아니다.

 

조르주 멜리에스처럼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후에라야 지독한 미움과 내던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어버리고 정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마 이런 감정 상태가 영화를 본 후에 느끼는 순수한 감동이라고 해도 되겠지?

 

<휴고>의 씬 중에서 찰리 채플린,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버스터 키튼, 칼리가리 박사 등등 무성영화의 걸작들이 지나가는 장면이 있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에 관한 두편의 다큐멘터리 <마틴 스콜세지와 함꼐 하는 미국영화여행>이나 <나의 이태리 여행>을 이미 보았다면 이 편집 시퀀스에서 보여지는 그 진정성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느꼈다. 그 장면 장면들은 그들의 최고의 열정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필름에 남아있는 한 컷, 한 컷에는 그들의 최고의 순간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열정은 사라지지 않고, 감동이 되어 몇 십년 후의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삶의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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