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키즈 - 신나는 탭댄스 속에 숨은 한국의 비극 는 강혈철 감독의 2011년의 성공작이었던 를 떠올리게 할 만큼 노래와 춤이 영화 전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종의 세미 뮤지컬이라고 할까. 광고 포인트도 이렇듯 흥겨운 춤과 노래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가볍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댄스영화인가 했다가 실제 영화 스토리가 한국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 알고 나면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이제 중견이 된 강형철 감독은 좀 진지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장기인 코믹에 한국의 비극이라 할 전쟁의 비극성을 버무린다면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살리는 근사한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것 같다. 나는 강형철 감독의 의도에는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 즉, 결국 전쟁이라..
제임스 본드, 에단 헌트... 또 누가 있지?... 쟈니 잉글리쉬. 음, 그렇다. 이 분도 스파이다. 나이가 차서 이제 정년퇴임하신 스파이. 이미 아날로그시대에 그 사명을 다 하신 분.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에 쟈니가 다시 소환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등잔밑을 아날로그가 밝힌다고 할까?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스의 코믹 스파이물 는 1편과 2편으로 제 소임을 다한 시리즈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되어가는 디지털 시대를 비틀어 패러디하는 것은 꽤 재미난 상상이 되더라. 마치 슬랩스틱은 아날로그가 어울린다는 듯이 말이다. 로완 앳킨스이 보여 주었던 캐릭터 미스터 빈과 쟈니 잉글리쉬는 먼 과거로 가면 채플린과 키튼 그리고 로렐과 하디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오..
배 한척이 안개를 뚫고 해안가로 오고 있는데, 배 안의 사람들은 다 목에 물린 자국이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성혜가 갑자기 귀국한다. 겁에 질려 있는 성혜를 약혼자이자 의사인 장충환이 치료하고자 하지만 원인을 알지 못한다. 어느날부터 목에 이빨 자국이 난 채 피를 빨린 시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알고 보니 배를 타고 들어온 드라큐라의 소행이다. 드라큐라는 성혜를 따라 왔던 것, 성혜마저 드라큐라에게 물려 흡혈귀가 되자 장충환은 결심을 하는데, 결국 드라큐라는 십자가도 마늘도 소용없자 스님의 염주에 의해 퇴치된다. 서구의 고전인 F.W. 무르나우의 를 번안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한국의 장의사나 스님이 등장하니 뭔가 친근감도 느껴진다. 드라큐라 캐릭터는 토드 브라우닝의 에서 그대로 가져온다. 1980년..
원신연 감독의 2013년 작품 는 '진짜' 재미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폴 그린그래스의 의 냄새를 지나치게 풍기긴 하지만, 그것이 액션 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단순하게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이런 풍의 액션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고, 그린그래스의 조차 이전의 영화 에서 볼 수 있었던 파쿠르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해 버리고 원신연 감독은 본 시리즈 3부작을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고, 본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액션장면들이 어떻게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한 듯 보여서 더 괜찮게 보았다. 어설픈 모방이 아니..
서윤모 감독의 1981년 작품 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남자가 끝까지 순정을 지킨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영화에서 남자는 여자를 배신하고 그래서 여자는 한을 품는다. 하지만 어떤 영화는 남자의 순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1973년 변장호 감독의 가 생각났다. 영화의 결말부분에서 맹인이 된 미령이 동훈의 앞인줄도 모르고 구구절절 읊어대는 신파조의 대사는 좀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진희와 윤미라의 연기가 괜찮아서 그럭저럭 볼 만하다. 악역 칠용이가 잠시 등장해 구질구질하게 굴긴 해도, 어쨌거나 서윤모 감독이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마음도 편해진다. 호스티스 미령과 고학생 동훈의 만남. 그들은 티격태격하다 정이 쌓인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동훈. 얼떨결에 보호자가 ..
영화 제목이 어떻게 보면 예쁘기도 한 것이, 촌스럽기도 하고, 오글거리기까지 하는 는 다작 감독 중의 한명인 이형표 감독이 1977년에 발표한 청춘영화다. 가장 예쁜 시절의 이덕화와 유지인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리즈 시절의 두 사람을 보는 재미는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요양차 섬으로 온 현아. 민속학 전공자로 섬의 민속에 대해 연구하러 온 승일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관계가 깊어 갈수록 현아의 병세는 심해진다. 현아는 승일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하고 서울로 와 병원에 입원한다.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던 승일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두사람은 극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현아는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 영화는 섬에서의 장면들은 재미있게 볼 만하다. 섬과 바다라는 시원한 배..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1966년 작품 . 이 얼마나 대단하게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란 말인가? 그야말로 오락영화 혹은 대중영화의 매력을 집약해 놓았으면서도 감독의 예술적 야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은 영화다. 사랑의 도피를 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라면 자주 보는 소재지만 와카오 아야코의 강렬한 연기와 함께 라면 느낌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강렬하다. 스토리는 일직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속도감마저 느껴진다. 뭔가 예술을 의도하지 않고, 오로지 한 팜므파탈의 행동과 생각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의 집단살해마저 흥미롭다. 뭐 하나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연출. 멋지다. 종업원 신스케와 도망친 후 게이샤가 되는 오츠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쨌거나 그녀는 보수적이었던 옛 일본이라는 곳에서 ..
군에서 제대 후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는 프렌치. 동네 갱의 협박에도 품위를 잃지 않을 정도로 도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지만, 도장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부족하다. 결국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되는데, 바로 악성 빚을 받으러 다니는 수금업자. 베테랑 수금업자 수의 파트너로 일을 시작한다..... 한 마디로 B급영화다. 게다가 B급 영화로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는 영화라서 깊이는 없어도 슬랩스틱과 격투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액션이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킬링타임을 위해 만든 영화에 깊이를 부여하려고 하면 유치해지기 쉽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그렇게 길을 잃은 는 갑자기 두명의 주인공을 정의를 위해 뛰게 만들더니 정말 뜬금없이 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