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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 - 신나는 탭댄스 속에 숨은 한국의 비극


<스윙 키즈>는 강혈철 감독의 2011년의 성공작이었던 <써니>를 떠올리게 할 만큼 노래와 춤이 영화 전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종의 세미 뮤지컬이라고 할까. 광고 포인트도 이렇듯 흥겨운 춤과 노래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가볍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댄스영화인가 했다가 실제 영화 스토리가 한국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 알고 나면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이제 중견이 된 강형철 감독은 좀 진지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장기인 코믹에 한국의 비극이라 할 전쟁의 비극성을 버무린다면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살리는 근사한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것 같다. 나는 강형철 감독의 의도에는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 , 결국 전쟁이라는 상태가 무고한 사람들만 피해와 죽음을 당하고, 권력자들은 그대로 살아남아 왜곡된 역사를 남긴다는 것은 충분히 경청할 만 하다. 단지 그것을 담은 그릇이 문제라면 문제일 뿐.



이렇듯 언발란스한 장르의 결합은 영화 <스윙키즈>를 산만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런 주제에 장르를 뮤지컬로 가져갔다면 좀 더 희망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강형철 감독은 비극을 통해 영화가 진지함으로 남길 원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극복되지 않은 채 비극, 그 자체로 남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어두운 결말을 채택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영화는 이데올로기를 녹여내는 것, 그래서 이겨내는 것은 춤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남한, 북한, 중국, 미국의 흑인까지 어우러지는 것은 결국 극복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므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면 마지막의 비극을 위해 초반의 즐거움마저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연출이다. 그렇다 보니 관객은 초반부 코믹함과 뮤지컬의 즐거움도 즐기지 못한 채 난데없는 비극을 맞이해야 했던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스윙키즈>는 키포인트라고 할 춤을 배우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이 없고 가라앉아 있어 관객의 심장에 박동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클라이막스라고 할 무대공연 장면도 흥이 없긴 마찬가지다. 오히려 무대 공연을 아드레날린이 넘쳐 날 정도로 흥이 동하게 연출되었다면 비극성이 극대화되고 더 슬프게 다가와 그 모순성을 실감나게 해주면서 감독의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해주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그것이 이 영화에 춤을 가져온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결국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장르의 괴이는 관객에게는 즐거움도 주지 못하고 영화 자체의 메시지 전달도 성공하지 못한 채 영화가 마무리 된 것 같아 아쉽다. 좋은 소재였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개봉 : 2018년 12월 19일

감독 : 강형철

출연 : 도경수, 자레드 그라임스, 박혜수, 오정세,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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