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남아메리카. 식민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페인 장교 자마는 다른 부임지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총독은 말만 그럴 듯 하게 할 뿐 자마의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제 자마는 새 부임지로 가기 위해 비꾸냐 포르토라는 악당을 잡아야만 한다.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정글로 들어가는데... 아르헨티나의 출신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는 대단히 힘있는 연출이 두드러진다. 18세기 백인 지배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여러 악랄함이 조용하지만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특히 마르텔 감독은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인 자마의 신사적으로 보이는 행동 속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옛날 식민지에서 행해졌던 백인들의 폭력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특히 원주민이든 백인이든 여..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보았다. 엑스맨의 빅팬은 아니라서 이 영화도 나 개인적으로는 아주 인상적인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3편 보다는 분명 재미있게 보았고, 거의 1편에서 느꼈던 신선함을 느끼기도 한 건 사실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대부분 매력적이고 일정한 재미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래의 엑스맨들을 골라 죽이는 병기의 개발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컨셉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그 과거의 시점을 미묘하게 설정한 것도 좋았다. 베트남전이 막 끝날 무렵, 그러니까 미국이 처음으로 패배했다고 말해지는 전쟁이 종식되는 무렵인데, 이때 미국은 여전히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평화보다는 인간을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무기가 돌연변이들의 DNA를..
1976년에 김청기 감독의 가 관객동원에 성공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바람을 일으킨 후, 1년 뒤에 임정규 감독이 발표한 역시 메가히트를 기록한다. 다른 건 몰라도 “태권동자 마루치 정의의 주먹에 파란 해골 13호 납작코가 되었네”라는 주제가는 누구나 흥얼거릴 정도로 유명하다. 에서 등장인물들은 언뜻 1년 전의 가 설정해놓은 구성과 어떻게 보면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로봇이 아닌 우리나라의 무술인 태권도만으로 악당을 물리친다는 설정은 당시의 어린이 관객들에게 민족무술에 대한 자부심을 꽤 심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 외에 영화적으로 는 각 등장인물의 개성이 선명한 편이라 밋밋함이 아닌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그리고 발생하는 사건과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도 어느 정도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후 나온 ..
평생 장돌뱅이로 살면서 같이 늙어가고 있는 허생원, 조선달, 윤봉운이 봉평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허생원은 잘생기고 젊은 동이에게 손님을 빼앗기자 화를 내며 어깃장을 놓는다. 봉평은 허생원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장이다. 바로 젊은 시절 첫사랑 분이를 만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이는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팔려가고, 허생원은 분이를 찾기 위해 전국을 뒤지지만 안타깝게 만나지 못하고 오늘까지 왔던 것. 윤봉운이 쓸쓸하게 죽자 조선달은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허생원은 동이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아들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은 황순원의 대표적 단편 소설로,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이성구 감독은 최대치의 아름다운 화면으로 영화화 했다. 영화 속 봉평 메밀밭과 ..
베니스 영화제를 시작으로 연말, 연초 각종 미국의 시상식을 휩쓸 조짐을 보였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는 이번 2019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그 출발을 알리고 있다. 아마 지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빗자루를 들고 흩어져 있는 각종 영화상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물론 최종 목표는 아카데미 트로피일 것이고 말이다. 그럴 자격이 있는가요? 하고 묻는다면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해야 할 정도로 영화 는 조용하고 시적이지만 강렬한 한방을 준다. 멕시코 중산층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는 클레오는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일하고 있는 집의 가장이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버린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숨기고 싶다. ..
여고생 이화는 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자세하게 묘사된 편지를 매번 받지만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결국 그 남자는 앞집에 살고 있는 요섭으로 밝혀진다. 연약해 보이는 요섭과 데이트를 하는 이화는 그의 성적인 욕망을 거칠게 거절한다. 요섭의 자살은 이화에게 충격을 남긴다. 대학 2학년이 되어 이화는 대학신문기자 우석기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석기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석기는 군대에서 사고로 죽고 만다. 대학4학년이 된 이화는 고교은사인 허민을 만난다. 이제 그녀는 허민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던진다. 그러면서 모든 구속을 거절한다. 김호선 감독의 는 74년 이 세웠던 흥행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우며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영화가 된다. 이 기록은 무려 13여년이 지나서 로..
조길현 감독의 는 실존인물인 가수 남인수와 이난영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해서 영화적 에피소드를 가미해서 만들어진 영화다. 남인수는 선배의 도움으로 오케레코드와 전속계약을 맺고 을 발표하여 성공한다. 그는 레코드사 전속가수인 이난영과 전속 작곡가 김선생(실존인물 김해송)과 공연을 다니면서 인수와 난영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난영은 김선생과 결혼한다. 이별의 충격을 수로 달래던 인수는 가수로서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건강은 점점 나빠진다. 이후 일본여인 하루코와의 관계도, 해방 후 결혼한 아내와의 관계도 실패한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부산으로 피난 온 난영은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딸인 애자, 숙자, 민자가 미군부대에서 노래를 하며 돕는다. 마침내 시간이 흘러 난영의 딸들은 ‘김씨스터즈’라는 팀명으로 미국에 진출한다..
도시의 전경. 쓸쓸한 음악이 흐르는 추운 겨울. 유골함을 든 문호가 과거를 회상한다. 매독에 걸린 문호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술집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경아를 만난다. 둘은 동거를 시작한다. 경아는 과거가 있는 여자다. 사회초년병 시절 회사 남자동료와 첫사랑에 빠지지만 배신당한다. 이후 돈 많은 중년남자와 결혼하지만 죽은 옛 부인의 대체품이었다는 알게 되고, 낙태경험으로 인해 헤어진다. 세 번째 남자 동혁은 경아를 소유물로 생각하며 호스티스로 전락시킨다. 문호에게 다정함을 느끼지만 동혁은 집요하게 경아를 쫒아 다닌다. 결국 문호와 헤어지고 경아는 자포자기하며 살고 있다. 경아가 알콜중독에 빠지고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동혁은 문호에게 경아의 소식을 알리고 떠난다. 다시 하룻밤을 보내는 문호와 경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