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한 가정의 장남 사이먼. 오랫동안 우정을 이어온 친구 리, 애비, 닉과는 사총사다. 하지만 사이먼에겐 말 못할 비밀이 있는데 바로 그가 게이라는 것이다. 어느 날 학교의 비밀게시판에 블루라는 아이디로 게이라고 고백하는 글이 올라온다. 사이먼은 용기를 내 그에게 쟈크라는 아이디로 메일을 보내고 그들은 메일로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정이 든다. 한편 학교 친구 마틴은 우연히 사이먼의 비밀을 알게 되고 애비와 엮어달라고 협박 같은 부탁을 한다. 자신의 성정체성이 들통 날 것을 염려한 사이먼은 사총사를 이간질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비밀은 탄로 나고, 사총사와도 멀어진다. 블루도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까 연락을 끊는다. 하지만 사이먼은 부모와 동생이 자신을 이해해주기 시작하자 용기를 낸다. 사이먼은 사총사에..
별로 이쁘지도 않으면서 매력도 없어 보이는 여자 가영이 다짜고짜 전 남친 정훈의 집에 찾아온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닌 듯 정훈의 표정은 기가 막힌다다. 가영은 싫다는 걸 집요하게 하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결국 정훈은 전 여친 가영과 하루를 보내며 섹스하고 말싸움 하다 마음이 좀 풀릴 만 하니까 말도 없이 가영은 가버린다. 해변의 나쁜년이라고 해야 하나? 정가영 감독이 직접 연기한 가영이 주인공인 . 그냥 평범한 독립영화인가 보다 했는데 의외로 좋게 보았다. 그러니까 영화학교 졸업 작품처럼 보이는 건 그저 착각이다. 오히려 저예산 상업영화의 모범사례로 봐도 될 것 같다. 한정된 공간에서 이렇게나 오밀조밀하게 공간 이동해 가면서 톡톡 튀는 대사를 남발하는 시나리오도 적절하니. 정가영 이라는 젊은 여류감독..
산부인과 의사 송희와 동료 의사 원규는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에 서툴다. 같은 병원 간호사 자영 역시 원규를 짝사랑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번번이 원규로부터 거절당한다. 병원에 소설가 민도의 아내가 입원하게 되는데, 민도는 송희에게 흑심을 품는다. 민도는 집요하게 송희와 만남의 시간을 만든다. 이렇게 송희와 원규는 자영과 민도로 인해 오해 아닌 오해를 한다. 결국 원규가 앓아 눕는다. 자영은 의도적으로 송희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이 와중에 민도는 송희를 강간한다. 이 상황에서 아버지마저 송희를 비난하자 자살을 결심하고, 뒤늦게 소식을 들은 원규가 송희의 자살을 막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영화 상영시간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분량에서 사운드가 소실되어 대사를 들을 수 없다. Kmdb의 영화 줄거리를..
설희가 속해 있는 사교모임에 광주에서 올라온 의학도인 철규가 가입한다. 철규는 모임의 회원인 영옥의 정혼자이지만, 곧 설희와 사랑하게 된다. 영옥은 젊은 세대로서 그 상황을 이해한다. 하지만 설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설희가 실은 고아였음을 말해준다. 상황은 이러하다. 설희의 양모인 유금지는 과거에 철규의 아버지이기도 한 닥터박과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결합하지 못했다. 아이가 없던 금지에게 닥터박은 자신의 외도로 태어난 설희를 맡겼던 것. 비로소 철규는 아버지가 설희와의 결합을 반대했던 것을 이해한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설희는 닥터박을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철규와는 남매로 남게 된다. 이용민 감독의 은 신문연재소설이 원작이다. 당시 신문에 의하면 원작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김지미를 중심으로 한 신..
도서관에서 최광희가 쓴 무비스토커라는 책을 빌려는데, 프롤로그에 이렇게 써 놓았다. 그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야, 영화 쩐다.” “그렇지? 개쩐다”식으로 짧고 간단한 감상으로 일축한다며 안타까워한다. 1년 관객수가 2억명에 육박하지만 영화에 대한 생각도 그만큼 풍성해지고 있는가를 자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도모하던 관객들이 적지 않았던 90년대가 그립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나는 이 말에 조금 실망했다. 글쓴이가 말한 진지함에 대한 논리대로라면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 혹은 어렸을 때는 이랬어’ 따위의 말과 다를 게 없다. 글쓴이는 20대 시절 무척 진지한 시네필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시절 영화 ..
이경태 감독의 1979년 작품 은 조금 실망한 작품이 되었다. 그런데 1979년 영화평론가들이 뽑은 한국영화 베스트에서 많은 표를 받은 걸 보면 괜찮은 작품인 듯 싶기도 한데, 일단 러닝타임이 비디오판이 Kmdb에 나와 있는 것 보다 30여분이나 짧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한 에피소드 정도는 훌러덩 날아갈 시간이니 말이다. 그래서 스토리가 뭔가 허전한가 싶기도 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없다. 새벽의 동물원 중년 남녀가 서로 만난다. 이 꼭두새벽에 그들은 왜 동물원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가? 그리고 서로 친근함을 느끼고 그냥 헤어진다. 바로 승혜(정윤희)와 현국(신성일)이다 승혜의 남편은 성공한 사업가다. 그러나 남편으로는 불합격이다. 그는 항상 바람을 피운다. 바람을 피우며 낳은 자신의..
이 영화는 빌리 진 킹이라는 여성 테니스 선수에게 방점이 찍혀있다.두 가지를 말하기 위해 이 영화는 달린다. 먼저 그녀의 성정체성이다. 이 영화는 그것을 중요하게 다룬다. 그녀가 성정체성에 눈 떠 가는 과정은 그녀가 테니스업계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애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 이 영화에서 여성이라는 위치는 그야말로 약자다. 10배나 차이 나는 개런티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기를 강요받는다. 페미니스트로서의 그녀의 투쟁은 약자에 대한 항거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21세기에서는 페미니즘으로 20세기의 여성의 투쟁이 성과를 거두었다면 21세기에는 소수자에 대한 투쟁이 본격화 되어야 한다는 뜻처럼 보이기도 한다. 테니스의 성대결은 한 도박중독 남성우월자 테니스 선수 바비에 의해 기획된다. ..
맹순진(구봉서)은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를 나오기가 무섭게 외상값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다 털린다. 남아 있는 돈으로는 밀린 하숙비조차 낼 수 없다. 이때 하숙집 주인 인숙(도금봉)이 하숙비를 대신 내 주겠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순진은 영화구경을 제의하고 인숙은 따라 나선다. 어느날 베이커라는 미국인의 부인이 찾아온다. 6.25때 베이커의 목숨을 구했던 순진에게 유산 이백억환을 남긴 것. 조건은 무조건 자신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고 순진에게 돈을 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하지만 유언이 잘 못되었다며 다시 돈을 달라고 한다. 순진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는 다시 유언이 정확하다며 돈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하고 인순과 함께 시골로 내려가는 기차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