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유복한 가정의 장남 사이먼. 오랫동안 우정을 이어온 친구 리, 애비, 닉과는 사총사다. 하지만 사이먼에겐 말 못할 비밀이 있는데 바로 그가 게이라는 것이다. 어느 날 학교의 비밀게시판에 블루라는 아이디로 게이라고 고백하는 글이 올라온다. 사이먼은 용기를 내 그에게 쟈크라는 아이디로 메일을 보내고 그들은 메일로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정이 든다. 한편 학교 친구 마틴은 우연히 사이먼의 비밀을 알게 되고 애비와 엮어달라고 협박 같은 부탁을 한다. 자신의 성정체성이 들통 날 것을 염려한 사이먼은 사총사를 이간질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비밀은 탄로 나고, 사총사와도 멀어진다. 블루도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까 연락을 끊는다. 하지만 사이먼은 부모와 동생이 자신을 이해해주기 시작하자 용기를 낸다. 사이먼은 사총사에게 사과하고 블루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80년대 틴로맨스영화를 보는 듯한 익숙한 설정
러브 사이먼은 퀴어영화가 더 이상 괴로움을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20세기 폭스라는 메인스트림에서 나온 첫 퀴어무비라고 하는데, 이제 퀴어도 장사가 되는 상품이 되었다는 신호일 것이다. 그래서 러브 사이먼은 로맨틱 코미디의 계보에 당당히 들어선다. 남녀 대신 남남 혹은 여여가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말이다. 다시 말해 러브 사이먼은 판타지이기도 하다. 고민 대신 로코의 클리셰를 동원하면서 모든 사건이 술술 풀리고 해피엔딩이 되는 것은 다시 말하면 현실의 문제를 희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퀴어운동가들은 이런 게이 로맨틱 코미디가 오히려 게이를 억압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밝은 기운을 내포한 십대 로코이기 때문에 보기에 부담 없이 재미있게 불 수 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축복하는 세상에서 사이먼은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말이다. 이 세상에서 동성애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닌 셈이다. 아니 영화의 세상에서는 말이다. 게다가 상대가 흑인이다. 이 얼마나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애쓴 상업적 영화인가? 게이에 흑인에 유태인에 소수라고 불리는 이름은 다 들어있다.
'외국영화 > 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 모듬 테잎보다 아버지 (0) | 2018.12.19 |
---|---|
백설공주 Mirror Mirror -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백설공주 이야기 (0) | 2018.12.15 |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 테니스 공과 라켓이 펼치는 대결 (0) | 2018.11.08 |
호텔 아르테미스 Hotel Artemis - 범죄자 외 출입금지구역 (0) | 2018.11.04 |
신체 강탈자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 50년대 미국호러영화의 걸작 (0) | 2018.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