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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최광희가 쓴 무비스토커라는 책을 빌려는데, 프롤로그에 이렇게 써 놓았다. 그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 , 영화 쩐다.” “그렇지? 개쩐다식으로 짧고 간단한 감상으로 일축한다며 안타까워한다. 1년 관객수가 2억명에 육박하지만 영화에 대한 생각도 그만큼 풍성해지고 있는가를 자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도모하던 관객들이 적지 않았던 90년대가 그립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나는 이 말에 조금 실망했다. 글쓴이가 말한 진지함에 대한 논리대로라면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 혹은 어렸을 때는 이랬어따위의 말과 다를 게 없다. 글쓴이는 20대 시절 무척 진지한 시네필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시절 영화 진지하게 본다고 봤기 때문에 일정부문 글쓴이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누구나 영화를 거대 담론으로 접근하진 않았다. 대부분은 , 좋다. 개쩐다식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아마 20년 쯤 흐른 2030년에는 영화를 진지하게 대했던 시절이 2010년대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글쓴이의 이런 생각 때문에 읽기도 전에 그의 에세이에 선입견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가 책도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영화를 좋아하고 보는 사람 모두가 영화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젊은 시절 열정을 모든 관객들에게 강요하진 말아야 한다. 누군가에겐 시간 때우기용 킬링 타임 영화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한 법이다. 글쓴이의 열정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을 무시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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