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훈은 초라한 단칸방 출입문 옆 담벼락에 기댄 채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담배를 피운다.잠시 후 그는 ‘그’ 초라한 문을 열고 들어가소주를 마시고 있는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다음 장면은또 다른 초라한 방에서 자고 있는 상훈의 모습이다.그가 아버지를 폭행한 것은 꿈이었을까? 어찌보면똥파리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상훈의 소망이개인적으로 좌절되는 영화이면서과거의 나쁜 아버지들과 미래의 나쁜 아버지에 대한불안을 환기시키는 영화이기도 하다.영화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왜 하나같이 폭력적인가?감독은 그 원인을 군사문화가 지배했던 시절에서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직접적으로야 연희의 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 군인으로나오는 것일 뿐이지만, 그들은 이미 권위주의적 군사문화..
1.198분짜리 영화를 한 자리에서 끝까지 본다는게 보통일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해본다.특히 그 영화가 인디아나 존스도 아니고 카페 느와르라면...하지만 그래도 이상하게도 잠시 졸긴 했지만 은근히 재미있는 구석이 있네 하게 된다.그러니 정성일 감독의 카페 느와르는 내가 재미있게 본 걸까? 아니면 지루하게 본 걸까?졸았으니 분명 지루한 지점이 있었을 텐데, 의자에서 일어나면서는 그래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네라고 생각해 버렸으니... 결국 나는 생각보다는 재미는 있는 영화네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렇다고 해도 내러티브를 제대로 이해한 것도 아니고 영상을 제대로 음미한 것도 아니고, 대사를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도 자신은 없다. 하지만 2시간 78분이라고 우기기도 하는 이 영화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눈동자를 밀고 들어와 ..
600만명의 사람들이 본 영화라서 그런가 확실히 재미는 있구나.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단도직입적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우선 이정범 감독의 가 모티브로 삼고 있는 영화들에 대한 언급.뤽 베송 감독의 레옹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레옹은 이미 존 카사베츠의 글로리아에서 모티브를 빌려왔을 거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깊숙한 곳에는 존 카사베츠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 어쩌면 영화를 좀 본다 하는 사람들은 뤽 베송 보다는 존 카사베츠의 뒤에 줄 서기를 바랄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불어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보여지는 인도 빈민가 아이들을 다루는 범죄집단의 잔혹함은 불행하게 태어난 한국 어린이들의 잔혹사를 표현하는데 있어 참고가 되었을 법 하기도 하다. 그 외 무수하게 보..
12010년 대종상 시상식에서 강우석 감독이 이끼로 감독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곤 기겁을 해버렸다. 감독상이 연출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권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대종상이 영화계의 신구세력을 끌어안는 방식이 이런식이라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어느 시상식이나 왈가왈부는 있겠지만 이번 대종상 감독상은 받아들이기에는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건 아닌가 싶다. 2그렇다고 이끼가 무지막지하게 못 만든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하기엔 조금 민망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강우석 감독 특유의 설렁설렁 연출이었다. 물론 연출과 재미가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므로 영화까지 재미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꽉 찬 느낌은 부족했지만 미스테리적 요..
이준익 감독의 은 참 괜찮은 영화가 될 만한 내용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물론 시나리오에 감독과 배우 및 스탭들이 투입되어 만들어낸 결과물인 영화 이 ‘괜찮다고 할 만한 내용’을 영상으로 형상화한 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부패한 정권에 대한 조롱,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하는 민초들의 항쟁이 만들어낸 묵직한 주제에 더해 절절한 사랑의 멜로라인이 있고, 이에 더해 꿈과 희망에 대한 바램이 플롯 전체에 살포시 깃들어 가슴 한 구석 묵직한 울림을 녹여낼 만 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괜찮아 보이는 내용을 가지고도 영화가 제대로 된 짜임새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감독 이준익의 연출력을 먼저 탓해야 할 것 같다. 이준익 감독은 이후 계속 하향..
물속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공기속을 유영하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들다는 물속에서 과연 우리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저항을 견뎌내고 이겨냈을까?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유쾌한 코미디 는 간단하게 얘기하면 청소년물이라고 할 수 있다. 헐리우드건 충무로건 물건너 일본이건 청춘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영화에는 어쩔수 없이 교훈이라고 불리는 새침떼기같은 것이 주제라는 이름으로 끼여든다. 비록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재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교훈이라는 것이 과히 나쁜것이라고는 말할수 없으니... 결국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냐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귀결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기성세대의 눈높이로 바라본 가치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잔소리로 돌변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우리나라의 청소년물이라고 ..
사랑이라는 것이 완성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사랑이란 것이 존재는 하고 있는 것일까? 크리지스토프 키에슬롭스키의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궁금해지는 질문이었다. 붕대를 감고 있는 토멕의 손목을 잡으려는 손하나 그리고 그 손을 치워버리는 손 하나… 과연 토멕의 손목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토멕의 막다에 대한 사랑은 환상이다. 훔쳐보기를 통해서만 존재이유를 만들어낸다. 막다는 토멕이 만들어내는 집속에서 미스 폴란드가 된다. 그래서 현실에서의 미스 폴란드는 토멕에게 별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TV속의 미스 폴란드가 꾸며진 아름다움이고 사람들의 환상속에서만 존재가치를 지니듯 토멕과 막다 그들이 서로 만났을 때 환상은 깨어지고 섹스라는 현실만 남게된다. 여자의 음부가 젖어오고 토멕이 사..
고교 우량아는 석래명 감독의 고교얄개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같은 영화사에서 내놓은 김응천 감독의 속편이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사와 석래명 감독과의 불화로 각각 따로 속편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뒤이어 석래명 감독은 이라는 속편을 내놓는다. 기록상으로는 얄개행진곡이 더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KMDb 참고)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흥행을 위한 치열한 속편경쟁을 벌여 만든 이 영화가 얼마나 함량미달의 작품인가 하는 것일 테다. 김응천 감독은 이전에도 임예진을 주연으로 한 하이틴물과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캠퍼스물을 통해 청춘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감독이 되었다. 그러나 한번쯤은 김응천 감독이 발표하고 있는 하이틴 영화들의 수준이 어떤가에 대해 눈 질끈 감고 한번 냉정히 따져보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