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늑대인간 존 랜디스 감독의 1980년 작품 은 존재론을 저 멀리 던져 버린다. 주인공 데이빗은 왜 자신이 늑대인간이 되어야 하는지 회의하지 않는다. ‘아! 나는 늑대인간이 되었구나’ 바로 인정하고 경찰서로 달려가려는 청년이다. 영화는 재미를 위해 달린다. 그래서 영화가 별 내용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대신 참신함이라는 만족감을 준다. 늑대로 변하는 과정의 아날로그적인 특수효과도 만족스럽고, 배우들의 연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늑대인간에게 같이 공격당한 후 죽은 데이빗의 친구 잭은 고민하지 말고 그냥 죽음으로 속죄하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된다. 늑대인간에게 죽은 사람들은 그 늑대인간이 죽지 않은 한 저승으로 못 가고 구천을 떠돌아다녀야 하기 때문. 결국 사랑도 막지 못한 보..
허쉬... 허쉬, 스위트 샬롯.Hush... Hush, Sweet Charlotte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고혹적이었던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샬롯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며 샬롯을 정신병으로 몰아가는 악녀로 등장하여 그 고운 얼굴에 차가운 송곳을 감춘 연기가 썩 좋았다. 영화는 이 악녀의 승리로 돌아가는 듯 싶었지만 결국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샬롯은 어떻게 했을까요? 경찰에 신고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헐리우드 키드.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은 그럴 시간이 어디있냐는 듯 샬롯이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고민할 틈도 주지 않고 태연하게 그들을 죽게 만든다. 화끈한 결말이 마음에 들었던 영화.
룰루 Loulou 모리스 삐알라 감독이 1980년에 발표한 를 보면서 젊은이들의 고민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한 것이 없구나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만약 룰루와 똑같은 내용을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이자벨 위페르 대신 티모시 샬라메와 시얼사 로넌을 캐스팅해서 요즘의 공간과 의상을 입고 똑같은 대사로 다시 촬영해도 21세기의 젊은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로 충분히 공감을 얻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보다. 단지 주위의 공간과 사상은 변할지라도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여전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일상을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 홍상수의 영화를 30년이 지난 후에 보게 되어도 어떻게 저렇게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냐?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긴 그러니 고전이 ..
호랑이는 겁이 없지 마약과 전쟁중이라는 멕시코. 결국 패배했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를 접하고 보니 멕시코가 정말 미친 곳이구나 싶고. 암담한 현실을 호러라는 장르에 녹여낸데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삶을 버티기 위해 견뎌야 한다는 것. 무지막지한 멕시코 갱은 아이들에게도 인정사정 없는데. 이런 사실적인 연출이 멕시코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는 있는데 현실에서 조차 달라질 건 없으니 판타지로 간 걸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 에서 느꼈지던 끔찍한 지옥도가 다시 생각나기도.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알게 모르게 천진난만함도 느껴지곤 하는데 그런 이율배반이 비극을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 원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
토이스토리 4 토이 스토리를 제대로 감상한 건 4편이 시리즈 중 처음인데 꽤 재미있게 보았다. 장난감들이 펼치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희생의 이야기도 좋고, 거기에 더해 인형을 경유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문제까지 짚어내면서 재미는 물론 감동도 있더라. 우디가 보니와 헤어지고 그걸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여기는데, 나중에 우디가 스스로 보니를 선택하는 것을 보노라면 아이가 자라듯 장난감도 자란다라는 말이 실감나면서, 성장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설득 당한다. 이전 3편의 시리즈의 내용을 모르니 그 연결성은 알 수 없지만, 그렇다 해도 문제될 게 없는게 4편 한편만 놓고 보더라도 이야기의 완결성이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개비 개비를 통해 누군가 나를 선택해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 갇힌 공간..
애틀란틱스 Atlantique 사건은 체불된 임금 3개월치에서 비롯된다. 세네갈의 남성 청년들은 자신의 노동과 꿈을 담보해주지 못하는 국가에 대한 절망과 패배감으로 잘 사는 나라인 유럽의 일원 스페인으로 밀입국하기로 의기투합한다. 남아있는 여자 청년들이라고 만만한 게 아니다. 이슬람의 전통이 강한 나라에서 집안의 강요된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청년이라는 이름의 그들은 돈도 사랑도 얻기 힘든 현실이다.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세네갈의 낡은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높이의 건물이 완공되어가는 중이다. 그것은 마치 완성되지 못한 먼 옛날의 바벨탑같은 모양새. 이로써 감독은 탐욕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정치(경찰)와 결탁하고 사람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 나라는 아직 탈..
릴팅 Lilting 중국계인 카이는 게이인데, 엄마에게 커밍아웃하기를 망설이고 있다. 그 와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다. 그의 연인이었던 리차드는 요양원에 홀로 남은 카이의 엄마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이 영화는 일종의 상실에 관한 영화인 것 같다. 아들을 잃은 엄마와 연인을 잃은 남자. 엄마는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영국에 이민 온 지 29년이 되도록 영어를 못한다. 그러니 아들은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사는 어머니가 자신을 미워하게 될 것이 두려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런 연인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카이 대신 카이의 어머니를 보살피려는 리차드. 그들 사이에서 친절하게 통역을 해주는 중국계 영국인까지. 이 영화는 악역이 없다. 홍 카우 감독의 은 개개인에겐 각자..
쿠치의 여름 몇 년 전까지는 기계화된 도시의 아이가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디지털화된 도시의 아이가 등장하여, 디지털이 그다지 쓸모가 크지 않은 시골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와 정을 배운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장초치 감독의 은 도시와 대비되는 시골생활을 풍부한 서정성으로 풀어낸 영화다. 도시의 아이 샤오바오는 디지털세상에서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을 겪는 것처럼 보인다. 감정조차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그가 방학동안 시골로 내려와 할아버지와 친구 뭥치안, 이웃들과 어울리면서 웃음을 찾고, 친구의 죽음과 할아버지의 수술을 보며 영원히 곁에 머물 수만은 없는 것들에 대해 알아가고 극복하면서 조금씩 내면이 성장한다. 익숙한 패턴의 스토리지만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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