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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늑대인간



존 랜디스 감독의 1980년 작품 <런던의 늑대인간>은 존재론을 저 멀리 던져 버린다. 주인공 데이빗은 왜 자신이 늑대인간이 되어야 하는지 회의하지 않는다. ‘! 나는 늑대인간이 되었구나바로 인정하고 경찰서로 달려가려는 청년이다. 영화는 재미를 위해 달린다. 그래서 영화가 별 내용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대신 참신함이라는 만족감을 준다.

 

늑대로 변하는 과정의 아날로그적인 특수효과도 만족스럽고, 배우들의 연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늑대인간에게 같이 공격당한 후 죽은 데이빗의 친구 잭은 고민하지 말고 그냥 죽음으로 속죄하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된다. 늑대인간에게 죽은 사람들은 그 늑대인간이 죽지 않은 한 저승으로 못 가고 구천을 떠돌아다녀야 하기 때문.

 

결국 사랑도 막지 못한 보름달의 본능은 데이빗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존재론을 들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빗의 죽음도 그리 비극적 정서를 내포하지 않게 그려낸다. 총에 맞아 쓰러진 데이빗의 모습을 길게 보여주지도 않는다. 관객의 감정이입 완전 차단.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 바로 엔딩크레딧. 영화 속 인물도 고민을 하지 않지만, 관객도 그런 고민 하지 말고 영화를 즐긴 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서라는 듯 말이다. 한 마디로 아주 훌륭한 오락영화로 탄생한 유쾌, 상쾌 <런던의 늑대인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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