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은 엄마와 예술적 끼가 충만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 아들. 자유로움이 뻗쳐 나가는 친정아버지. 이렇게 셋이 만드는 로드무비. 심심할 뻔한 로드무비에 아버지가 대마초를 팔고 다닌다는 설정이 재미를 좀 더 만들어낸다. 기본적으로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가족의 이야기. 가족애의 회복을 도모하는 이야기. 아버지의 부재가 불러온 외로움이 나를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낮은 자존감이 되어 버린 로라. 그래서 유기 동물을 불러들이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지는데... 차라리 그녀의 아들이나 동생처럼 외로움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면 그녀의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사실 두 명의 딸과 손자의 내면이 엉켜버린 것은 아버지가 아버지 자리를 지키지 못해 벌어진 상황인..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 바벨탑이 우주인이 지구 정복을 위해 지었다는 가설로 시작해서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가 힘을 합쳐 우주 악당을 물리친다는 이야기. 김청기 감독이 보여주는 만화세계는 그야말로 코 묻은 돈 훔쳐 먹기 밖에 안 될 정도로 빈약하고 조악하다. 이전 태권브이 시리즈에서 셀을 재활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쩔 수 없는 재활용이었다면 컷이라도 연결해야 되는데 그것도 못한다니... 애들이 보는데 어때 하는 장사꾼 심보로 밖에 안보여 좋게 보아지지가 않는다. 김청기 감독은 유난히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로보트 태권브이를 프렌차이즈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당시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일본애니메이션 로봇물의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고 해도, 스토리에라도 조금 더 신경 써서 독..
황금날개 123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은 어린 시절 무척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담벼락에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멋있다 생각했고, 영화를 보고 온 친구들의 자랑이 부럽기도 했었다. 그렇게 그렇게 몇 십년이 흘러 유튜브에서 보게 된 . 세월이 흘렀고 이 시절 만화영화들의 만듦새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은 생각보다는 더 별로인 느낌. 스토리는 우주인에 의해 초인간으로 탄생한 현이가 우주인의 침입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낸다는 스토리. 김청기 감독 작품답게 캐릭터 구성과 스토리의 조밀함이 약한 편이다. 게다가 캐릭터 디자인이 조금씩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듯. 황금날개를 비롯 2호인 표범, 3호인 청동거인까지. 디자인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함과 유사함에 다소 아쉽고. 당시 주로 ..
전자인간 337 흥행에 크게 성공한 의 속편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임정규 감독 작품. 은 마루치를 닮은 33억 7천만원을 들여 만든 로봇으로, 태권도를 비롯 각종 무술을 구사하고 3만 마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소개된다. 1시간 남짓 상영시간에 작정하고 어린이 눈높이에서 제작된 만화영화. 칸트별의 인간들은 로봇의 지배를 받으며 박해받고 있다. 그 로봇들이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로봇을 만든 마로 박사와 그의 아들 아람이 온 것인데, 알고 보니 아들에게 지구의 모든 것을 뺏어 주려 했던 아빠 마로박사의 잘못된 판단이 있었던 것. 로봇이 지배하는 게 아니라 마로 박사가 로봇을 내세워 지배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정의로운 전자인간 337이 마루치 아라치를 비롯한 지구인들과 함께 마로박사와 로봇을 물리친..
라우더 댄 밤즈 Louder Than Bombs 아내이면서 엄마이기도 한 이사벨은 성공한 종군사진작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죽음은 가족에게 큰 상실감을 안겼다. 특히 막내아들 콘래드는 사춘기가 겹치면서 방황을 한다. 사실 이사벨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자살이다. 그 사실을 신문에 추모기사로 내려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콘래드에게 밝히고자 하지만 지체되기만 한다. 그리고 어느덧 신문에 기사가 난다. 엄마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 콘래드는 방황을 끝낸다. 아내이자 엄마의 죽음 이후 가족에게 찾아온 트라우마를 각 개인의 입장에서 세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에서 가족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지만, 안식처로만 남기에는 가족 대신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동생 토비(크리스 파인)와 형 태너(벤 포스터). 마을에 있는 작은 은행 미드랜드를 턴다. 그들은 미드랜드 은행의 소규모 지점을 찾아가며 몇 차례 더 돈을 훔친다. 경찰 해밀턴이 동료와 함께 그들을 수사한다. 토비는 대대로 이어온 가난을 끊어버리겠다고 결심한 후다. 10년 동안 복역한 형과 함께 적당한 선의 돈만을 털며, 돈을 모은다. 그래서 은행의 빚을 갚고 차압당한 땅을 찾아 아이들에게 상속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그 차압당한 땅에서 석유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계획은 성공한다. 형 태너는 동생을 위해 일부러 크게 한탕 하고 자신을 희생양삼아 동생을 혐의에서 벗어나게 한다. 토비는 자신을 위해서는 그 돈을 한푼도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식을 위해 토비는 희생한다. 해밀튼 형사는 그런 토비를 이해하기..
80년대 대만 뉴시네마에 깊은 인상과 영향을 받은 많은 감독들과 평론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대만 뉴시네마를 조명해 보는 다큐멘터리. 재미있는 건 동양권 감독과 서구의 감독들이 대만뉴시네마를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아사야스를 비롯한 서구의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대만 뉴시네마가 서구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보여줘서 새로웠다고 말한다. 1989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비정성시가 황금사자상을 받았는데 80년대 내내 새로운 흐름이었던 대만뉴시네마를 중국어권에 대한 인정의 방식으로 주었다는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의 스타일에 주목하면서 서구 감독들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의 감독이나 평론가들은 대만의 역사와 ..
스타일이 전부인 영화이자 실험적인 영화이면서 누벨바그 시절 고다르의 영향 아래 있는 영화인 듯하면서 60년대 모더니즘의 영화. 스즈키 세이준이 감독한 이 영화. 살인의 낙인에서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거창한 주제를 찾으려고 하면 낭패다. 소개합니다. 킬러 이름은 하나다. 볼 살 토실토실한 귀여운 시시도 조의 연기. 그의 아내는 색정광. 조직으로부터 이런저런 사건을 의뢰받아 끝내주게 성공. 미사코로부터 의뢰받은 살인. 그 살인 의뢰는 다이아몬드를 빼돌린 사람을 차례로 죽이고 그걸 조사하러 온 외국인을 죽이는 것. 하지만 실패. 이때부터 조직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음. 이어지는 아내의 배신, 미사코의 실종. 넘버 2,4,5를 모두 죽이고, 3은 어디에? 넘버3는 바로 자기 자신. 이제 넘버1의 집요한 살해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