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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 전부인 영화이자 실험적인 영화이면서 누벨바그 시절 고다르의 영향 아래 있는 영화인 듯하면서 60년대 모더니즘의 영화. 스즈키 세이준이 감독한 이 영화. 살인의 낙인에서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거창한 주제를 찾으려고 하면 낭패다.

 

소개합니다. 킬러 이름은 하나다. 볼 살 토실토실한 귀여운 시시도 조의 연기. 그의 아내는 색정광. 조직으로부터 이런저런 사건을 의뢰받아 끝내주게 성공. 미사코로부터 의뢰받은 살인. 그 살인 의뢰는 다이아몬드를 빼돌린 사람을 차례로 죽이고 그걸 조사하러 온 외국인을 죽이는 것. 하지만 실패. 이때부터 조직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음. 이어지는 아내의 배신, 미사코의 실종. 넘버 2,4,5를 모두 죽이고, 3은 어디에? 넘버3는 바로 자기 자신. 이제 넘버1의 집요한 살해위협에 시달린다. 넘버1의 살해 수법은 피말려 죽이기. 그러다 하나다는 피가 다 마르기전에 스스로 넘버1이 되기로 결심. 결국 모두 죽는다. 사랑하는 미사코까지 실수로 죽이면서.

 


도시를 배경으로 하거나 해변 혹은 어촌을 배경으로 해도 흑백 촬영과 구도가 멋지다. 여기에는 미술이 한 몫을 하는데, 공간의 활용이나 소도구 및 조명설계 등 미장센의 예술성이 돋보인다. 탐미적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 인물의 개성도 뚜렷하다. 쌀밥 짓는 냄새에 미쳐있거나 피를 말려 죽이는 킬러등 주요 인물 하나하나가 개성이 넘치는 와중에 연기마저 과장되게 하고 있어 더욱 탐미성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스토리는 설명적이거나 친절하지 않다. 실험적인 화면만 보고 있어서는 지루함도 느끼게 된다. 감독의 예술성에 넋을 놓느냐 아니면 감독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스토리가 없다고 투덜거리느냐 둘 중의 하나지만. 이 영화 이후 스즈키 세이준이 영화사 니카츠에서 쫓겨날 만 하다. 관객에 대한 배려는 없지만 영화에 자신의 미학을 새기고야 말겠다는 욕심은 넘친다. 그런데 이런 불협화음같은 것들이 재미없음을 상쇄하고도 남는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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