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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만 뉴시네마에 깊은 인상과 영향을 받은 많은 감독들과 평론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대만 뉴시네마를 조명해 보는 다큐멘터리. 재미있는 건 동양권 감독과 서구의 감독들이 대만뉴시네마를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아사야스를 비롯한 서구의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대만 뉴시네마가 서구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보여줘서 새로웠다고 말한다. 1989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비정성시가 황금사자상을 받았는데 80년대 내내 새로운 흐름이었던 대만뉴시네마를 중국어권에 대한 인정의 방식으로 주었다는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의 스타일에 주목하면서 서구 감독들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의 감독이나 평론가들은 대만의 역사와 얽혀드는 부분에 흥미를 보인다.중국의 감독과 평론가는 본토에서 나오지 않았던 경향이라며, 왕빙 감독이나 지아 장커 감독이 말하듯 협동성에 중점을 둔다. 이것은 개인주의와 전체주의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서로 돕는 방식이 대만뉴시네마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대만뉴시네마가 영화제를 벗어나서는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대만영화는 전문성을 가진 프로들인 영화관계자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지만 영화제용 영화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대만 뉴시네마가 종결을 고한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대만 뉴웨이브의 주인공이라 할 허우 샤오시엔은 이제 시대가 변했고 영화는 그 시대를 말하는 거라 대만의 역사와 얽혀 들어갔던 뉴시네마는 그 시대의 이야기였다고 말한다.



팬덤을 형성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모든 예술은 팬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영화제용 영화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그럼으로써 재투자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후세대에겐 그저 좋았던 시절로 기억될 뿐이다. 대만뉴웨이브의 성취가 대단하긴 했지만 영화제 바깥에서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내지 못한 대만영화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이후 대만 영화산업이 새로운 영화물결을 형성할 대중적 장르를 만들지 못하고 꽃이 지기 시작했다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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