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내... 뭐야, 이거... 야~~ 몇 년만이냐... 쪽팔리게 시리...결국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았다.눈물까지는 흘리지 않았다만...한마디로 모든 게 다 예상대로 흘러가고,모든 장면장면이 이미 너무 익숙하며모든 대사대사가 너무 상투적이고모든 상황상황이 너무 전형적인 경우라내 머리에 영화 먹물이 들어차서이런 영화 왜 이리 지리멸렬하냐고외쳐야 하는게 정상이지만한번쯤 무장해제가 되어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먹물을 확 지워버리면‘씨~~ 되게 유치한데, 좀 슬프네’하면서 감정이 풍부해지고영화가 요구하는 그대로 몰입해 버리면서고분고분 관객이 되는 때가 있다. 바로 이 영화다.며칠전에 본 슬픈 계절에 만나요라는 신파멜로영화와똑같은 장르다.하지만 좀 더 세련된 촬영, 조명 등등이슬픈 계절에 만나요와는 다른게 몰입을 하게..
我를 버리고 대의명분을 위해 뛰고 나르고 구르는 멋진 것들.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처하게 하는 자들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우는 멋진 것들.그래서 뭇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것들.은 바로7급 공무원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항상 대기 3분전인 상황이라진득한 눈빛 교환하고 막 작업 들어가기 3분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도바로 세운 거 내려놓고 바람같이 뛰어 나가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야한다.그러다보니 사랑에 수갑 채우기는 오시마 빈 라덴의 손목에 채우기보다어렵게 되고 말았다. 신태라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컨벤션을모두 가져온다. 특히 7급 공무원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
김효천 감독의 1983년 개봉작 에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다. 우선 시리즈나 김두한 시리즈등으로 한국 액션영화의 한계보를 차지하고 있는 김효천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었고, 또 어느정도 흥행에도 성공했으므로 재미도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저 즐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나름 견디고 볼만은 했다. 하지만, 뭐 거기까지. 문제는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영화에 대한 불만 정도라고나 할까... 한국영화를 보면서 종종 의아한 점은 영화를 20년가까이 만든 사람들이 만든 영화라고 하기엔 기본부터 모자른 영화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이 영화도 그렇게 생각되는 경우였는데, 일단 전체적으로 각본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건은 옴니버스 영화처럼 각 단락마다 분절되어 제시되는데, 물론 사회비판의 성격을 강조하..
이만희 감독의 유작이자 소문으로만 들어보던 걸작, 1975년 작품 을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온통 눈으로 뒤덮힌 황량한 벌판을 걷고 또 걷고, 언덕을 넘고 또 넘은 세사람 정씨(김진규), 노씨(백일섭), 백화(문숙)의 여정에서 묻어나는 삶에 대한 끈끈함, 정, 슬픔, 유대의 모습이 가슴 가득 꽉 차는 느낌으로 다가오면서도, 뭔가 알수 없는 상실감을 동반한 회한의 정서가 꽉 찬 가슴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왜 그럴까?눈덮힌 벌판을 웃으면서 뛰어오르고, 얼굴엔 함박웃음의 신명이 가득한 행복의 슬로우 모션이건만, 그래 이게 사는거지, 고생쯤이야 이렇게 한바탕 웃음으로 날려버릴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삶이지라고 말할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그때 그 한 순간의 기억에만 머물다보니 슬픔의 정서가 더 크..
박종호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고아인 어린 소년과 소녀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말하고 있는 반전영화다. 심정적으로 주인공이 스스로 살아가기에는 약한 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동정적인 감정이 많아 앞서고,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끔찍한 현실속에서도 때때로 동화 속 같은 구성을 취하면서 그들의 순수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그들이 왜 저런 고생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원인으로서의 전쟁의 비극을 강화시키고 또한 반전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는 두서 없이 바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엄마를 찾아 나선 영아라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비무장지대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2년후 개봉된 김홍 감독의 자유전선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차지하고라도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졌다.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강요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역력한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할 만 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첫째. 6.25가 터지기 하루전의 상황으로 주인공인 성호, 성희남매와 북의 군인이 된 성희의 애인 창환의 에피소드다. 공산주의를 강하게 경멸하는 캐릭터를 통한 긍정적인 국민으로서의 이미지 만들기에 집중한다. 이렇게 관객들은 그들과의 동일화를 통해 국민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요구받게 되는 셈이다. 둘째. 본격적인 전쟁 에피소드다. 성호, 성희 남매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까지도 전쟁에 대한, 즉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전..
나에게 있어 최인규는 딜레마를 불러오는 감독이다.그는 일제강점기의 막바지인 1940년대 이후 일본의 강제징집이나 식민주의를 찬양하는 영화를 앞장서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화들이 완성도 면에서도 당대의 영화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는 재능있는 감독이었던 셈이다. 그의 재능을 인정하는 만큼 그의 막무가내(?)식의 친일경력이 아쉽기도 하지만, 광복 이후 1946년에 만든 를 보고 있으면 좀 황당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45년 5월에 개봉한 극악의 친일영화 를 만든 사람이 1년 후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민족영화 운운하며 를 만들어 개봉하는 그 후안무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한다. 그 1년 사이에 자신의 죄과에 대한 어떤 사고의 변환이 있었는지는 모..
데블스의 첫 서울 데뷔 무대에서 데블스의 리더이자 싱어인 상규(조승우)는 처음 들어보는 생경한 사운드에 반응이 없는 관객들을 향해 어리광섞인 말투로 이렇게 말한다."다같이 불러요" 다같이 불러요. 나는 이 대사가 이 영화의 전부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다같이'라는 말속에 숨어있는 것은 무엇일까?그리고 그 대사와 함께시대적으로 70년대와 음악적으로 70년대가 마주한다.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싸우고 화해하고 어깨동무하고 무너졌을까?최호 감독은 70년대가 '다같이'라는 문구로 종횡무진 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타이틀과 함께 제시되는 화면은 70년대의 대표적 개발의 이미지를 전시한다.'다같이 잘 살아보세'라는 신성불가침의 어휘는 확장되고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면서 개발독재/유신의 뿌리가 되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