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면사포 - 80년대의 거장 이두용 감독의 데뷔작품 정숙은 호스티스로 일하며 홀어머니와 두 동생을 부양하지만 어려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는다. 어느날 여동생이 다니는 대학의 강사인 영식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신분 때문에 망설이는 정숙. 그러나 영식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한다. 착한 심성의 정숙을 시어머니도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녀의 과거가 밝혀진 후 냉대를 하게 되고, 정숙은 집을 나오게 된다. 하지만 영식의 사랑과 정숙의 노력으로 시어머니의 노여움은 풀리게 되고, 정숙은 며느리로 다시 받아들여진다. 는 한국영화계에 그 이름을 깊이 새길 감독이라 할 이두용 감독의 데뷔작이다. 70년대 중반에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를, 70년대 후반에는 완성도 있는 문예영화들을 만들며 한국영..
원신연 감독의 2013년 작품 는 '진짜' 재미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폴 그린그래스의 의 냄새를 지나치게 풍기긴 하지만, 그것이 액션 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단순하게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이런 풍의 액션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고, 그린그래스의 조차 이전의 영화 에서 볼 수 있었던 파쿠르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해 버리고 원신연 감독은 본 시리즈 3부작을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고, 본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액션장면들이 어떻게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한 듯 보여서 더 괜찮게 보았다. 어설픈 모방이 아니..
여고생 이화는 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자세하게 묘사된 편지를 매번 받지만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결국 그 남자는 앞집에 살고 있는 요섭으로 밝혀진다. 연약해 보이는 요섭과 데이트를 하는 이화는 그의 성적인 욕망을 거칠게 거절한다. 요섭의 자살은 이화에게 충격을 남긴다. 대학 2학년이 되어 이화는 대학신문기자 우석기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석기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석기는 군대에서 사고로 죽고 만다. 대학4학년이 된 이화는 고교은사인 허민을 만난다. 이제 그녀는 허민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던진다. 그러면서 모든 구속을 거절한다. 김호선 감독의 는 74년 이 세웠던 흥행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우며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영화가 된다. 이 기록은 무려 13여년이 지나서 로..
방송작가 영호는 음주가무와 바람끼를 즐기며 원고마감 어기길 밥 먹듯이 한다. 그러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수빈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딸까지 뒀지만 그의 바람기와 음주가무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데, 어느날 영호는 심장판막증 진단을 받고 절망한다. 절필한 그를 대신해 수빈은 회사에 나가지만, 영호가 사장과의 관계를 오해하면서 자살을 기도한다. 해변가 목사에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후 하느님의 존재와 수빈의 사랑을 깨닫고 성실한 인간이 된다. 그의 심장판막증도 기적같이 치료된다. 심재석 감독의 1984년 작품 는 정윤희의 마지막 작품이다. 당시 떠들썩한 스캔들 이후 모든 연기활동을 접게 된다. 하지만 대단한 배우 정윤희의 은퇴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기에는 이 영화의 함량이 부족한 편이라 아쉽다. 반면 주..
내가 좋아라하는 배우 문숙. 이만희 감독이 죽은 후 한국을 떠났던 문숙. 은 문숙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의미가 있다. 문숙이 활짝 웃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언젠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문숙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40년의 세월을 건너 뛴 모습이지만 여전히 곱고 아름다웠다. 바로 앞에 있어 눈이 마주쳤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지 뭔가. 싸인이라도 받아보는 건데 하며 나의 소심함을 탓했더랬다. 문숙의 마지막 영화인 박남수 감독의 은 70년대 젊음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때 젊은이들은 참 많이도 뛰어다닌다. 혼자 뛰고, 손을 잡고 뛰고, 가방을 빙빙 돌리면서 뛴다. 마치 뛰지 않으면 젊은이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이 영화의 주인공 난영과 진호도 열심히 뛰..
이기영 감독의 1973년 작품 는 유신때의 모범 청년들의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당시의 국가가 모범이라고 강요했던 시대적 요청들은 네 명의 주인공인 국일(신일룡), 장호(송재호), 경자(여수진), 정옥(나오미)에 의해 보여진다. 영화가 시작하면 여대생인 경자와 정옥은 졸업을 앞두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새벽에 우유배달을 해서 불우이웃을 돕자고 의기투합한다. 경자의 집에서는 역시 대학졸업반인 국일과 장호가 하숙을 하고 있는데, 현재 하숙비를 못 내 눈칫밥을 먹고 있는 중이다. 국일은 하숙비를 빌리기 위해 찾아간 교수 사무실에서 정옥을 만나 한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하지만 정옥은 콧방귀도 안뀌지 뭐… 취업이 힘들긴 하지만 국일은 자동차 회사에 취직이 된다. 성실함으로 사장의 인정도 받게 된다. ..
이만희 감독은 을 만든 1967년에 무려 10편의 영화를 만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kmdb 참고). 1년에 10편이면 1달에 한 편 정도 영화를 찍은 것이 된다. 그렇다고 영화들이 대충 날림으로 만들지도 않았다. 67년에 만든 영화 중에서는 , 등과 같은 그의 대표 걸작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단한 집중력이다. 이건 그야말로 영화를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했다고 봐야 할 정도다. 그야말로 예술이면 예술, 오락이면 오락. 거의 모든 작품에서 그는 점점 원숙해지는 것 같다. 은 예술성보다는 오락성을 위주로 만든 작품처럼 보인다. 영화의 초반에 나오는 석구(신성일)의 회사 서류탈취 시퀀스부터 시선을 붙잡는다. 신성일이 지붕위를 걸어오며 회사에 침입하고 서류를 훔치고 경비원과 격투하는 시퀀스, 수직의..
이 재미가 있네 없네 하며 이런저런 소리를 많이 듣긴 했지만 나는 올해 극장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중의 한편이다. 많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이 있었고, 스피드감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고 카체이스씬도도심을 가로지르며 날라다니는 오토바이 액션도 띵호와~~~ 호들갑 왕창 떨며 연기하는 인물들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민기와 강예원의 엎치락 뒤치락 연기를 비롯 조연인 김인권, 고창석 등 작정하고 오버하는 연기도 즐거웠다. 살짝 아쉽다면 윤제문이나 김태우처럼 목에 힘 좀 주는 역할이 너무 뻔해서 리듬을 방해한다는 정도인데... 이 스토리보다는 움직임과 액션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하면 내가 보기엔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이 영화는 질주하는 논스톱 액션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