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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면사포 - 80년대의 거장 이두용 감독의 데뷔작품



정숙은 호스티스로 일하며 홀어머니와 두 동생을 부양하지만 어려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는다. 어느날 여동생이 다니는 대학의 강사인 영식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신분 때문에 망설이는 정숙. 그러나 영식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한다. 착한 심성의 정숙을 시어머니도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녀의 과거가 밝혀진 후 냉대를 하게 되고, 정숙은 집을 나오게 된다. 하지만 영식의 사랑과 정숙의 노력으로 시어머니의 노여움은 풀리게 되고, 정숙은 며느리로 다시 받아들여진다.

 

<잃어버린 면사포>는 한국영화계에 그 이름을 깊이 새길 감독이라 할 이두용 감독의 데뷔작이다. 70년대 중반에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를, 70년대 후반에는 완성도 있는 문예영화들을 만들며 한국영화의 소재 확대와 완성도를 높이는데 늘 힘써왔다. 이렇듯 힘 있는 연출이 특기였던 이두용 감독의 신파 영화는 다소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잃어버린 면사포>는 스토리 자체는 닳고 닳은 신파영화의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유치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정숙역을 맡은 문희가 시집살이를 하며 눈물, 콧물을 쏟아내긴 하지만 장르적 특성에서 오는 전형성으로 이해할 만 하다고 본다. 반면 신파라 하더라도 인물의 지나친 감정의 과잉을 절제하고 있는 편이라 낡은 스토리임에도 영화가 편하게 다가오는 요인이 된 것 같다. 이는 데뷔작에서 보여준 이두용 감독의 재능이 아닐까 싶다. 굳이 흠을 잡자면 이런 저런 갈등이 그냥 한방에 녹아 없어지듯 해결되는 결말이 다소 실망스러운 정도라 할까. 이렇듯 사소한 부분을 다스릴 줄 아는 그의 능력이 그를 80년대 한국영화계의 거장이 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개봉 : 1970년 8월 2일 국제극장

감독 : 이두용

출연 : 문희, 신성일, 한은진, 주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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