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 송희와 동료 의사 원규는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에 서툴다. 같은 병원 간호사 자영 역시 원규를 짝사랑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번번이 원규로부터 거절당한다. 병원에 소설가 민도의 아내가 입원하게 되는데, 민도는 송희에게 흑심을 품는다. 민도는 집요하게 송희와 만남의 시간을 만든다. 이렇게 송희와 원규는 자영과 민도로 인해 오해 아닌 오해를 한다. 결국 원규가 앓아 눕는다. 자영은 의도적으로 송희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이 와중에 민도는 송희를 강간한다. 이 상황에서 아버지마저 송희를 비난하자 자살을 결심하고, 뒤늦게 소식을 들은 원규가 송희의 자살을 막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영화 상영시간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분량에서 사운드가 소실되어 대사를 들을 수 없다. Kmdb의 영화 줄거리를..
맹순진(구봉서)은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를 나오기가 무섭게 외상값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다 털린다. 남아 있는 돈으로는 밀린 하숙비조차 낼 수 없다. 이때 하숙집 주인 인숙(도금봉)이 하숙비를 대신 내 주겠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순진은 영화구경을 제의하고 인숙은 따라 나선다. 어느날 베이커라는 미국인의 부인이 찾아온다. 6.25때 베이커의 목숨을 구했던 순진에게 유산 이백억환을 남긴 것. 조건은 무조건 자신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고 순진에게 돈을 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하지만 유언이 잘 못되었다며 다시 돈을 달라고 한다. 순진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는 다시 유언이 정확하다며 돈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하고 인순과 함께 시골로 내려가는 기차에 오른다. ..
출퇴근 시간은 정확 그 자체. 담배와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며 절약에 절약을 거듭하는 구두쇠 남편 공생원이 불만인 아내 순애의 소망은 남편이 바람도 좀 피고 술주정도 부리고, 폭력도 좀 행사하는 것이다. 그런 행동이 남자답다고 생각한다. 출퇴근 시간은 절대 안 지키고, 담배와 술은 입에 달고 살며, 바람이란 바람은 다 피우고 다니며 술주정에 폭행도 서슴치 않는 남편이 불만인 아내 민옥. 남편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순애와 민옥은 친구 유마담과 함께 남편들의 기질을 바꿔보기로 작전을 꾸민다. 그러다 순애는 남편의 외도를 바랬던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민옥의 난봉꾼 남편은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는 구봉서, 서영춘, 김희갑, 송해라는 당대의 최고 코미디언이 출연한 심우섭 감독의 가벼운 코미디 영화다. 사..
정인엽 감독의 는 어떻게 보면 7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자양분을 귀신같이 흡수한 영화처럼 보였다. 걸작이라는 것이 아니라 약삭빠르다고 해야 할까? 70년대 후반기 호스테스 영화 붐에 제대로 올라탔다는 것. 70년대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들의 굴곡진 인생역정을 가장 대중적인 문법이라고 할 여러 남자 거치기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 더군다나 일방적으로 그 피해를 남자들의 기득권이나 잘못된 사회의 시스템에서 찾는 노력을 포기함으로써 검열을 피해가고 있는 것 등. 이 영화는 당시의 가장 대중적인 화법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았다. 는 흥행에서 크게 성공했다. 물론 그 일등공신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정윤희라고 해야 한다. 이 영화는 감독의 영화라기보다는 정윤희의 영화라고 보는 것이 맞다. 에서 정윤희는 그 어떤..
내가 좋아라하는 배우 문숙. 이만희 감독이 죽은 후 한국을 떠났던 문숙. 은 문숙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의미가 있다. 문숙이 활짝 웃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언젠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문숙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40년의 세월을 건너 뛴 모습이지만 여전히 곱고 아름다웠다. 바로 앞에 있어 눈이 마주쳤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지 뭔가. 싸인이라도 받아보는 건데 하며 나의 소심함을 탓했더랬다. 문숙의 마지막 영화인 박남수 감독의 은 70년대 젊음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때 젊은이들은 참 많이도 뛰어다닌다. 혼자 뛰고, 손을 잡고 뛰고, 가방을 빙빙 돌리면서 뛴다. 마치 뛰지 않으면 젊은이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이 영화의 주인공 난영과 진호도 열심히 뛰..
최하원 감독의 는 전형적인 반공영화다. 자유가 없는 지옥과 같은 북한과 자유가 넘치는 평화로운 남한이라는 도식적 이분법은 영화전체를 지배하는 가장 강렬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한다. 남파 간첩 신정숙(우연정)은 인간은 당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경찰에 체포된 후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신분을 숨기고 병원에서 치료하게 되면서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과의 교감을 통해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남한과 북한을 차별화 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인간성에 대한 접근방식을 들고 나온다.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제해야 되는 환자가 낙담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정숙은 나머지 한쪽 유방으로도 충분히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으니 슬퍼하지 말라고 말..
김수용 감독의 1974년 작품 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1부에 해당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대한 내용이지만 윤씨부인(김지미)과 최참판댁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영화가 구성되었다. 김수용 감독은 많고 많은 다양한 인물들을 나름대로 이해가능하게 적절하게 캐릭터를 잡아낸다. 또한 유려한 촬영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깊이감은 이 영화의 완성도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화 후반부를 이끌어가야 할 서희의 카리스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길상과 봉순의 존재감마저 뚜렷하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서희의 탈출 부분에 대한 클라이막스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불균질적인 문제를 김수용 감독의 실책으로만 탓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나는 김..
은 제작자로 더 유명한 주동진 감독이 발표한 영화다. 당시 인기를 구가하던 우연정이 주인공 오현미 역할을 맡아 매력을 뽐낸다. 파워 있는 제작자답게 이 영화에는 당대의 인기스타들이 총 출동하고 있다. 우연정과 결혼하기 위해 달려드는 남자들로 이기동, 쓰리보이, 트위스트 김이 출연하고, 그 외 신일룡, 백일섭, 도금봉, 김진규 등 나름 호화캐스트를 자랑한다. 영화적으로도 뮤지컬적 요소를 도입하는 등 실험을 하고 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신흥실업의 여사장이 죽자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 오현미가 귀국하여 새로운 사장이 된다. 하지만 그녀는 회사일에는 관심이 없다. 주위의 골 빈 남자들이 그녀의 주위에 몰려든다. 하지만 새로 채용된 월남전 참전 출신의 비서와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려는 포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