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 들라마레 감독의 은 사실 감독의 이름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영화다. 대신 가장 관심이 갔던 건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야마카시 액션 영화 의 리메이크라는 것. 과연 그때의 재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것. 하지만 결과는 뭐, 별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을 볼 때 느꼈던 신통 방통하던 액션들이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액션 영화에서 변주되어서 인지 신선했던 그 느낌이 많이 상쇄되어버렸다. 의 오프닝 공사장 액션 시퀀스라든가, 에서도 야마카시 혹은 파쿠르라 불리는 액션은 오리지날 영화인 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소비되었다. 그래서인지 너무 늦은 리메이크는 큰 재미로 다가오지 못한 셈이다. 더욱이 스토리의 구조에 신경 쓰지 않는 영화이다 보니 더욱 몰입할만한 부분..
제임스 폴리 감독의 는 생각보다 잔잔한 영화였다. 하지만 주인공인 에이단 퀸과 다릴 한나가 꽤 매력있게 나온다. 1986년 국내 개봉 때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아직 어린 학생이었던 관계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영화의 비디오는2001년쯤 폐업하는 비디오가게에서 천원주고 샀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봤다는… 비디오에 곰팡이 같은 게 피어있어서 조금 고생을 하며 보았다. 최근에는 주로 TV에서 활동하는 듯 보이던데, 80~90년대에 이나 , 같은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던 제임스 폴리 감독의 데뷔작이다.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쟈니(에이단 퀸)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반항아. 그래도 예전엔 풋볼 선수로 재능을 보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흐지부지다. 쟈니는 답답한 이 시골 마을에서 멀리 떠나기..
잭 헤일리 주니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은 춤을 통해 할리우드 영화의 역사를 훑어본다.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춤으로 자신을 표현했다면서, 영화의 시작에서도 춤은 가장 중요한 볼거리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영화가 막 시작된 초창기에는 위대한 댄서들이 카메라 앞에서 춤 추는 것을 천하게 생각했다고 하는데, 결국 영화가 대중의 시선을 사로 잡으면서 실력 있는 댄서들이 화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뮤지컬 장르의 발전 과정을 통해,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춤의 세계를 만들어냈던 프레드 아스테어나 진 켈리를 중심으로 진저 로저스, 시드 채리스 같은 위대한 뮤지컬 배우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 다큐에서 내 눈을 가장 먼저 황홀하게 만든 것은, 역시 버스비 버클리가 보여주었던 30년대 뮤지컬..
야마카시 혹은 파쿠르를 소재로 한 영화에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다. 프랑스 영화 을 본 이후 영화속에서 파쿠르 액션은 나에게 꽤 흥미 있는 소재가 된 셈이다. 그러니까 을 보며 느꼈던 그 아드레날린 넘치는 액션의 흥분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이런 감정일수도 있을테고 말이다. 하지만 이후 파쿠르를 접목한 영화들은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전에 개봉한 테일러 로트너가 주연한 가 파쿠르를 소재로 차용한 액션영화라길래 어쩔수 없이 또 한번 호기심 발동, 이번에 제대로 된 파쿠르 혹은 야마카시 액션을 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도 살짝.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영화의 완성도도 파쿠르 액션도 밋밋하기 짝이 없는 3류 영화일 뿐이어서 실망. 빚에 허덕이는 가난한 청년 캠(테일러 로트너)은 ..
마이클 위너 감독의 은 아메리카 인디언이 주인공인 서부극이지만, 전통적인 서부극의 전통에서 벗어나 있는 수정주의 서부극이기도 하다.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이 연상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그리고 연기를 하는 듯 안하는 듯 살짝 찡그린 무표정의 찰슨 브론슨도 멋지고, 조금씩 지쳐가는 잭 팔란스의 연기도 좋더라는...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인 차토는 술집에서 술 한잔 마시려다 마을 보안관에게 모욕을 당한다. 실갱이중 보안관을 죽이게 된다. 백인을 죽였다는 이유로 정당방위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에 마을 백인남자들은 차토를 죽이기 위한 팀을 구성한다. 남부군 출신인 잭 팔란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그들은 차토를 뒤쫓는다. 하지만 영민한 차토가 그들을 따돌리기 시작하면서, 오랜 뒤쫓음에 지친 백인들은 그들 스스로 싸우기..
짐 자무쉬 감독의 보고 나니 여운이 길다. 이토록 담담한 러브스토리라니.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미라니... 모로코와 미국에서 떨어져 살고 있는 뱀파이어 부부 아담(톰 히들스턴)과 이브(틸다 스윈튼). 현재 아담이 인디 뮤지션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좋더라. 사실 커트 코베인이 조금 생각났다. 하지만 그들이 역사적 인물들의 예술적 성과에 영감을 주면서 살아왔다는 설정은 좀 진부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동생 에바(미아 와시코브스카)라는 캐릭터도 매력이 없어서 그 부분만은 좀 덜 신선한 피맛처럼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아담과 이브라는 뱀파이어 캐릭터와 함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촬영이 무척 탐미적이라서 모든 단점을 상쇄해 버리는 마법을 발휘하더라. 그리고 현대인을 좀비라고 표현하고, 이제 피조차 오염되었다는 ..
아시아의 잘 사는 나라 싱가폴은 겉으로 보기야 화려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대만이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에 다니며 버티고, 자식을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다 똑같더라. 이 영화의 인물과 장소를 한국으로 바꿔놓고 같은 사건을 만들어도 충분히 한국의 이야기가 된다. 이런 걸 동시대성이라고 하는 걸까? 는 201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안소니 첸 감독의 데뷔작이다. 먹고 살기 위해 바쁜 엄마, 아빠의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러는 이래저래 말썽을 피운다. 임신중인 엄마는 더 이상 집안일과 회사일을 병행하기가 힘들어 필리핀 여자인 테레사를 도우미로 들인다. 그리고 테레사와 자러는 조금씩 우정을 키워간다. 택배회사에서 일..
공장의 단순직을 잃지 않겠다고 아둥바둥 버티는 소녀가 있다. 그녀는 쫓겨나지 않겠다고 도망가고 문에 매달린다. 필사적인 저항. 하지만 왜소한 몸을 가진 소녀는 그들을 이길 수가 없다.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공장은 그녀를 차디찬 거리로 내몬다. 그녀의 이름은 로제타. 로제타는 다시 한번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건너가는 그녀의 모습을 핸드헬드로 담아내는 카메라. 그 뒤의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 형제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문다. 로제타는 생존하기 위해, 단지 살아가기 위해, 단지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쉼없이 움직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제타에게 삶은 너무 힘들기만 하다. 저기 못사는 제3세계의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유럽의 선진국 벨기에에 살고 있는 소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