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태종이 고구려를 침공하고 연개소문은 연신 패배하고 있다. 이제 평양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는 안시성이 막아주는 것뿐. 그러나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과 연개소문은 견원지간. 그래서 연개소문은 안시성을 포기하고 평양성을 지키기로 한다. 그리고 양만춘을 암살하기 위해 사물을 보낸다. 하지만 양만춘은 연개소문이 아닌 고구려와 안시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김광식 감독의 을 보면서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을 만들었던 감독이라는 걸 떠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스타일이 달랐다. 오히려 내가 떠올린 영화는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 조지 밀러 감독의 다.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 나는 의 곁가지 없이 하나의 스토리로 앞만 보고 쭉 달려가는 스타일이 에서 당과의 전쟁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로 달리는 것과 닮았..
별로 이쁘지도 않으면서 매력도 없어 보이는 여자 가영이 다짜고짜 전 남친 정훈의 집에 찾아온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닌 듯 정훈의 표정은 기가 막힌다다. 가영은 싫다는 걸 집요하게 하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결국 정훈은 전 여친 가영과 하루를 보내며 섹스하고 말싸움 하다 마음이 좀 풀릴 만 하니까 말도 없이 가영은 가버린다. 해변의 나쁜년이라고 해야 하나? 정가영 감독이 직접 연기한 가영이 주인공인 . 그냥 평범한 독립영화인가 보다 했는데 의외로 좋게 보았다. 그러니까 영화학교 졸업 작품처럼 보이는 건 그저 착각이다. 오히려 저예산 상업영화의 모범사례로 봐도 될 것 같다. 한정된 공간에서 이렇게나 오밀조밀하게 공간 이동해 가면서 톡톡 튀는 대사를 남발하는 시나리오도 적절하니. 정가영 이라는 젊은 여류감독..
산부인과 의사 송희와 동료 의사 원규는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에 서툴다. 같은 병원 간호사 자영 역시 원규를 짝사랑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번번이 원규로부터 거절당한다. 병원에 소설가 민도의 아내가 입원하게 되는데, 민도는 송희에게 흑심을 품는다. 민도는 집요하게 송희와 만남의 시간을 만든다. 이렇게 송희와 원규는 자영과 민도로 인해 오해 아닌 오해를 한다. 결국 원규가 앓아 눕는다. 자영은 의도적으로 송희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이 와중에 민도는 송희를 강간한다. 이 상황에서 아버지마저 송희를 비난하자 자살을 결심하고, 뒤늦게 소식을 들은 원규가 송희의 자살을 막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영화 상영시간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분량에서 사운드가 소실되어 대사를 들을 수 없다. Kmdb의 영화 줄거리를..
설희가 속해 있는 사교모임에 광주에서 올라온 의학도인 철규가 가입한다. 철규는 모임의 회원인 영옥의 정혼자이지만, 곧 설희와 사랑하게 된다. 영옥은 젊은 세대로서 그 상황을 이해한다. 하지만 설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설희가 실은 고아였음을 말해준다. 상황은 이러하다. 설희의 양모인 유금지는 과거에 철규의 아버지이기도 한 닥터박과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결합하지 못했다. 아이가 없던 금지에게 닥터박은 자신의 외도로 태어난 설희를 맡겼던 것. 비로소 철규는 아버지가 설희와의 결합을 반대했던 것을 이해한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설희는 닥터박을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철규와는 남매로 남게 된다. 이용민 감독의 은 신문연재소설이 원작이다. 당시 신문에 의하면 원작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김지미를 중심으로 한 신..
이경태 감독의 1979년 작품 은 조금 실망한 작품이 되었다. 그런데 1979년 영화평론가들이 뽑은 한국영화 베스트에서 많은 표를 받은 걸 보면 괜찮은 작품인 듯 싶기도 한데, 일단 러닝타임이 비디오판이 Kmdb에 나와 있는 것 보다 30여분이나 짧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한 에피소드 정도는 훌러덩 날아갈 시간이니 말이다. 그래서 스토리가 뭔가 허전한가 싶기도 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없다. 새벽의 동물원 중년 남녀가 서로 만난다. 이 꼭두새벽에 그들은 왜 동물원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가? 그리고 서로 친근함을 느끼고 그냥 헤어진다. 바로 승혜(정윤희)와 현국(신성일)이다 승혜의 남편은 성공한 사업가다. 그러나 남편으로는 불합격이다. 그는 항상 바람을 피운다. 바람을 피우며 낳은 자신의..
맹순진(구봉서)은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를 나오기가 무섭게 외상값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다 털린다. 남아 있는 돈으로는 밀린 하숙비조차 낼 수 없다. 이때 하숙집 주인 인숙(도금봉)이 하숙비를 대신 내 주겠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순진은 영화구경을 제의하고 인숙은 따라 나선다. 어느날 베이커라는 미국인의 부인이 찾아온다. 6.25때 베이커의 목숨을 구했던 순진에게 유산 이백억환을 남긴 것. 조건은 무조건 자신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고 순진에게 돈을 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하지만 유언이 잘 못되었다며 다시 돈을 달라고 한다. 순진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는 다시 유언이 정확하다며 돈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하고 인순과 함께 시골로 내려가는 기차에 오른다. ..
양병간 감독의 은 꽤 화제를 불러 모았던 영화다. 그러나 그 화제라는 것이 도대체 얼마나 엉망진창이며 괴작을 넘어 망작이냐하는 호기심의 유무였다. 입소문 덕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하나도 없는 버림받은 영화였고, 버리기 전에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 하는 심정이 더해져서 일종의 컬트팬을 양산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내가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왜 영화를 이런 꼴로 만들었느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따위로 말이다. 그렇다 이 따위로, 극장용 장편영화를 말이다. 아마 영화를 처음 만드는 학생들도 양병간 감독의 보다는 잘 만들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일종의 포르노라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지속적으로 성행위만 등장하는 포르노는 일단 엄청 지루하다고 자신의 책에서 말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든 ..
1984년 불교계와 비구니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된 영화 의 줄거리는 요약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본 영화는 김지미 회고전에서 본 40분 분량으로 복원되었지만 사운드가 소실된 불완전 작품이다. 김지미나 송길한 각본가에 의하면 세상에 내 놓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사는 자식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만큼 그들에게 영화 는 생살에 난 생채기였다. 40분 분량만 보고서도 이 영화의 진가를 확인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80년대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던 시절의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의 아름다운 화면이 진가를 드러낸다. 한국 산야와 절간의 아름다움을 유려하게 담아낸 촬영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사운드가 소실되어 있지만 아름다운 미장센만으로도 스토리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김지미씨는 전주국제영화제측에서 만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