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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간 감독의 <무서운 집>은 꽤 화제를 불러 모았던 영화다. 그러나 그 화제라는 것이 도대체 얼마나 엉망진창이며 괴작을 넘어 망작이냐하는 호기심의 유무였다. 입소문 덕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하나도 없는 버림받은 영화였고, 버리기 전에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 하는 심정이 더해져서 일종의 컬트팬을 양산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내가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왜 영화를 이런 꼴로 만들었느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따위로 말이다. 그렇다 이 따위로, 극장용 장편영화를 말이다. 아마 영화를 처음 만드는 학생들도 양병간 감독의 <무서운 집>보다는 잘 만들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일종의 포르노라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지속적으로 성행위만 등장하는 포르노는 일단 엄청 지루하다고 자신의 책에서 말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이 바로 일종의 포르노같은 지루함이 아닐까 싶었다. 의미없는 장면들을 나열하고 있는 것부터 말이다.
주인공 아줌마가 노래하는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여주고, 김치 담그는 장면을 무슨 요리프로 마냥 다 보아야 하며, 심지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도 다 보여준다. 리얼리티라고? 아니다. 그냥 장편영화용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의도라고? 아닐 것이다. 그저 배째라 하는 식의 치기일 뿐이다.
이 영화에 팬은 생길 것이다. 컬트팬은 어느 영화에나 있고, 의미는 자기 나름대로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지나치게 숭상하지는 말자. 한국영화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영화다. 어떤 유명한 영화 칼럼니스트는 <무서운 집>을 자신의 탑10에 넣기도 했다. 이해할수 없었지만 그건 사실 자유니까 할 말은 없다. 나는 그냥 앞으로 그가 쓴 글에 대한 기대를 접으면 되고 읽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사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프로 감독으로서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 극장에 선보였다는 것에 대해 양병간 감독은 스스로 좀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다.
개봉 : 2015년 7월 30일
감독 : 양병간
출연 : 구윤희, 양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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