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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더 벙커 -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액션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답답하거나 지루함이 없어 놀라기도 했던 영화가 2013년에 봤던 <더 테러 라이브>. 폐쇄공간에서 디지털기기를 통해 공간을 확장하면서 액션과 전쟁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바로 <PMC: 더 벙커>. 이렇듯 김병우 감독은 이런 폐쇄적 공간과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특성을 자신의 인장으로 만들고 싶었던 듯하다. 그렇다면 일단 스타일적으로 김병우 감독답다 라는 식으로는 성공적인 것 같다.

 

<PMC:더 벙커>는 미국계회사라는 설정으로 한명의 한국인과 다수의 미국인 - 대부분 불법 체류자 -이 등장하는 영화로 가장 탈 한국적인 인물들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남과 북의 상황을 이용하여 스토리 만들기의 매력. 하지만 이제 이 매력은 식상하다. 그러므로 비슷한 소재로 좀 더 새로운 스토리를 발굴해야 할 시점인 된 것 같다.

 

<PMC: 더 벙커>의 이야기는 이미 1년 전에 개봉한 <강철비>를 떠올리게 한다. 남과 북의 화해무드를 이용하는 것은 많은 이야기거리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객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병우 감독은 스토리의 새로움보다는 스타일의 새로움을 지향한다. , 게임을 하듯 전쟁을 다루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결국 새로운 디지털 매체가 어떻게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면 이 영화는 일단 합격점을 줄 만 하다. 1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보이는 화면들이 이상하게도 집중력을 주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스타일은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싶기도.



 

그러나 이 영화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성취를 했다고 해서 관객들이 만족할 것인가는 이 영화의 흥행성적이 말해주듯 물음표다. 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에 관심이 없고 어떻게 흘러가는 지 알 듯 모를 듯한 스토리를 먼저 주목하기 때문이다. 하정우의 어색한 영어 발음, 이선균의 어색한 북한 발음처럼 어색한 스토리를 정리해 주지 못한 건 이 영화의 아쉬움이다.

 

그런점에서 나는 기술이나 스토리보다는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군사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의 발언권은 전혀 없다는 상황이 재미있더라. 영화의 재미와 집중을 위해 일부러 배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미국이 대선을 위해 한국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에는 한마디 말도 할 수 없고, 역시 남과 북은 형제라는 이데올로기로 위안을 받을 뿐이며 여전히 약한 나라라는 허탈감이다. 혹시 미국의 대선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영화에서 제시해 주었더라면 좀 더 위안을 받았을까? 모를 일이다.


개봉 : 2018년 12월 26일

감독 : 김병우

출연 : 하정우, 이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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