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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소재였던. 시크릴어는 끝까지 완성되지 못한다. 이제 영영 사라질지도 모르는 죽은 언어가 된 셈이다. 대신 영화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곧 사라질 운명의 시크릴어 속에 감춰진 비밀 하나를 드러내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진다. 바로 에바리스토와 이사우로의 관계 혹은 그들의 사랑의 복원이다. 시크릴어가 시대의 조류가 바뀌면서 결국 사라져 가야한다면, 시대의 조류가 바뀌면서 에바리스토와 이사우로의 사랑은 손녀 세대에서 오히려 이해 받는다. 어쨌거나 이사우로는 시대를 거부한 인물이고, 에바리스토는 시대에 굴복했던 셈. 영화 자체는 그렇게 강렬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소재임에는 분명한데 클라이막스가 부족한 느낌. 영화를 종결짓는 장면인 에바리스토가 시크릴족의..
호랑이는 겁이 없지 마약과 전쟁중이라는 멕시코. 결국 패배했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를 접하고 보니 멕시코가 정말 미친 곳이구나 싶고. 암담한 현실을 호러라는 장르에 녹여낸데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삶을 버티기 위해 견뎌야 한다는 것. 무지막지한 멕시코 갱은 아이들에게도 인정사정 없는데. 이런 사실적인 연출이 멕시코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는 있는데 현실에서 조차 달라질 건 없으니 판타지로 간 걸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 에서 느꼈지던 끔찍한 지옥도가 다시 생각나기도.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알게 모르게 천진난만함도 느껴지곤 하는데 그런 이율배반이 비극을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 원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
애틀란틱스 Atlantique 사건은 체불된 임금 3개월치에서 비롯된다. 세네갈의 남성 청년들은 자신의 노동과 꿈을 담보해주지 못하는 국가에 대한 절망과 패배감으로 잘 사는 나라인 유럽의 일원 스페인으로 밀입국하기로 의기투합한다. 남아있는 여자 청년들이라고 만만한 게 아니다. 이슬람의 전통이 강한 나라에서 집안의 강요된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청년이라는 이름의 그들은 돈도 사랑도 얻기 힘든 현실이다.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세네갈의 낡은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높이의 건물이 완공되어가는 중이다. 그것은 마치 완성되지 못한 먼 옛날의 바벨탑같은 모양새. 이로써 감독은 탐욕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정치(경찰)와 결탁하고 사람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 나라는 아직 탈..
칠레의 민중 시인 네루다와 그를 쫒는 형사 오스카의 이야기. 영화를 보고 있자면 희한하게도 네루다보다는 공안 형사 오스카에게 동화되기 시작한다. 민중을 외치는 코뮤니스트지만 네루다는 19세기적 귀족주의의 향기가 남아있어 뭔가 괴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댓글을 보니 네루다를 강남좌파라고 표현하기도 했던데, 왠지 어울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루다와 같은 삶이 아니라 오스카 같은 삶을 살고 있고 감독인 파블로 라라인 역시 영화 타이틀은 네루다를 내세우지만, 결국 질 수밖에 없는 일개 시민인 오스카의 삶에 더 다가가고자 했던 것은 아닐었을런지. 어떻게 보면 오스카의 삶은 한낱 모래 한 알의 티가 되어 사라질 삶이다. 자신이 아무리 주연이라 우겨도 결국엔 조연이다. 하지만 오스카와 같은 운..
황금우리 La jaula de oro 2013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디에고 쿠에마다 디에즈 감독이 현재 중남미 국가에 살고 있는 젊은이의 삶을 과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다. 이런 유형의 영화를 보고 나면 그나마 한국에 태어난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그 쪽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비참해 보이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에 살고 있는 10대 후반의 세명의 친구 후안, 사라, 사무엘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불법입국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다. 몇차례 고난을 겪으며 사물엘은 중도 포기하고, 아메리카인디언인 차우크가 그들과 합류한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지옥의 여정이다.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
18세기의 남아메리카. 식민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페인 장교 자마는 다른 부임지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총독은 말만 그럴 듯 하게 할 뿐 자마의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제 자마는 새 부임지로 가기 위해 비꾸냐 포르토라는 악당을 잡아야만 한다.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정글로 들어가는데... 아르헨티나의 출신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는 대단히 힘있는 연출이 두드러진다. 18세기 백인 지배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여러 악랄함이 조용하지만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특히 마르텔 감독은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인 자마의 신사적으로 보이는 행동 속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옛날 식민지에서 행해졌던 백인들의 폭력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특히 원주민이든 백인이든 여..
베니스 영화제를 시작으로 연말, 연초 각종 미국의 시상식을 휩쓸 조짐을 보였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는 이번 2019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그 출발을 알리고 있다. 아마 지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빗자루를 들고 흩어져 있는 각종 영화상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물론 최종 목표는 아카데미 트로피일 것이고 말이다. 그럴 자격이 있는가요? 하고 묻는다면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해야 할 정도로 영화 는 조용하고 시적이지만 강렬한 한방을 준다. 멕시코 중산층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는 클레오는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일하고 있는 집의 가장이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버린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숨기고 싶다. ..
리 워넬 감독의 는 재미있다. 블록버스터급의 화려한 화면은 아니지만 스토리의 힘이 적지 않은 영화라는 느낌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제임스 카메론의 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든다. 도 처음부터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는 아니었다. 미래에서 온 로봇이라는 설정이 당시 80년대라는 아날로그적인 상황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독특하고 신선한 정서를 만들었다. 저예산스러운 화면이 꽤 어울리기도 했고 말이다. 는 이러한 적인 분위기를 반대로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배경은 기술이 발전한 미래 세계이지만 오히려 지향하는 것은 아날로그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어느 미래 시대. 과학 기술도 발전해 인간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무기 역시 몸 속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