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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우리 La jaula de oro 


2013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디에고 쿠에마다 디에즈 감독이 현재 중남미 국가에 살고 있는 젊은이의 삶을 과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다. 이런 유형의 영화를 보고 나면 그나마 한국에 태어난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그 쪽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비참해 보이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에 살고 있는 10대 후반의 세명의 친구 후안, 사라, 사무엘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불법입국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다. 몇차례 고난을 겪으며 사물엘은 중도 포기하고, 아메리카인디언인 차우크가 그들과 합류한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지옥의 여정이다.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가는 동안 그들은 이런 이민자들을 노리는 범죄조직과 부패한 경찰의 횡포를 이겨내야 한다. 미국이 가로막고 있는 장벽보다 약한 이민자를 등쳐먹는 같은 민족들이 더 악랄해 보인다.



결국 미국에 도착하는 것은 후안 혼자다. 그 동안 세 사람이 네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한 사람만이 겨우 미국땅에 도착한다는 것에서 보듯 쉽지 않은 여정이 그 비극성을 더한다. 그나마 그 속에서 우정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그 우정마저 악랄한 현실 때문에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우울하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도착한 후안이 과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야 이루었으면 싶지만 지옥의 여정에서 살아남은 후안이 보는 것은 고향에는 없는 눈뿐이다.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 그 이국성이 후안이 받아든 아메리칸 드림일 뿐이었다.



디에고 쿠에마다 디에즈 감독은 단순한 희망을 부여하지 않는다. 서슬퍼런 현실만을 비참하고 건조하게 드러낼 뿐이다. 희망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영화라서 더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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