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핀처감독의 관심은 남자라는 생물체에 주로 머문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남자라는 생물이 파생시킨 사회적 유산들과 헤게모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 그렇다고 그가 여성차별적이라거나 여성비하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그는 남성지배사회에 대한 불안을 여성의 신체를 통해 표출하기를 시도하는 것 뿐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데이비드 핀처의 스타일이다. 뿐만 아니라 , 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의 불안과 강박관념이 표출되는 공간이었다. 데이비드 핀처에 대해 얘기할때 빠질수 없는 것중의 하나는 당황스럽게도 마돈나라는 POPSTAR이다. 그가 그녀의 뮤직비디오를 몇 편 감독했고, 그 작품들은 마돈나의 자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보다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WELCOME TO THE HELL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내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땅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그렉 아라키 감독에게 물어봐. 그렉 아라키 : (진지한 표정으로) NOWHERE 하긴 여기가 한국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떻고 트리니다드 토바고면 어떠냐. 이미 세계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처지.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이들 역시 동시대성을 피해가지 못한 채 서로 어깨동무하고 놀고 있지 않은가. 최고의 놀이는 마약과 약물중독 그리고 섹스. 영화속 등장 인물이 미국 젊은이들이라고... 아니... 자세히 보면 매일 학교식당에서 같이 밥먹는 친구들일걸. 몇년 전 사운드트랙을 사놓고 열심히 들었던 그 영화를 드디어 봤다. 그렉 아라키의 무정부주의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이런 세상에서 ..
제임스 폴리 감독의 영화는 재미있게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건 마치 산의 정상을 눈앞에 두고 멈춘것 같은 느낌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 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고, 역시 그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듯 해서 아쉬웠다. 영화는 낯선자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한다. 집있는 자의 집없는 자에 대한 두려움... 집이 있는 자들은 가족을 이루고, 규칙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족의 우두머리는 아버지이며, 규칙을 만든 사람도 아버지이다. 가족들은 모두 그 규칙을 준수하려고 한다. 그럼으로써 모든 것은 잘 되어가고, 안정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한명의 이방인은 안정에 균열을 일으킨다. 규칙을 만든 자의 기득권은 불안해진다. 그의 세상(집)과 소유물(아내, 아들, 딸)을 지키기 위해, 타인에 대한 공격을..
공포영화의 제왕으로 불리는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은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공포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공포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가 이 영화 이후로 꽤 즐기는 편이 되기도 했다. 웨스 크레이븐감독은 공포영화를 새롭고 신선하게(?)찍어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미 나이트메어를 80년대 공포영화의 대표작중의 하나로 만들었고, 스크림은 90년대 공포영화의 걸작리스트의 꼭대기층에서 머물게 될 것이 틀림없다. 스크림의 미덕이라고 한다면 익히 알려진 대로 공포영화의 전형성에 대한 모방과 재창조를 통한 조롱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헐리우드의 내러티브 구조를 통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웨스 크레이븐을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스크림은 단순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속에서 반전과 복선은 예술적 ..
개인적으로 스타워즈 1 에피소드를 무척 재미있게 봤다. 사실 지나간 스타워즈 3부작을 별로 즐기지 않았던 터라 이 영화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특수효과외에 볼 것이 뭐 있겠어라는 생각과 주위사람들의 재미없다는 말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유치찬란 할 거라는 생각에 극장에도 가지 않았었다. 아마 이 주의 영화에 선정되지 않았다면 비디오로도 한동안은 빌려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비디오를 보는 순간 상황은 변했다. 일단은 넘 재미있게 봤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영화에 있어서의 예술과 오락의 구분은 어디에서부터 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해 말할때 사용하는 말 중에 완성도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모든 요소들이 골고루 적정한 수준을 유지..
는 김수용 감독의 영화중에서 흥행에 성공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특별히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소수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가 참 좋다. 이 영화는 김수용 감독의 숨겨진 가작이라고 생각한다.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난했던 한국사회의 모습을 상업전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학생들의 여러모습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김수용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사회를 비판하기 보다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잊지 않는 청소년들과 그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려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얘기하고자 하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무거움 대신 따뜻한 감성을 드러내는 영화라..
임권택 감독이 1978년에 발표한 은 외화수입쿼터를 노리고 만들어진 전형적인 반공영화다. 이런 배경에다가 어린이용 영화라는 선입견까지 더해져 그다지 기대하지도 않고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는게 아닌가... 작품성은 둘째로 치고라도 말이다. 남한의 모범생 어린이 인철과 북한의 모범생 어린이 동만이 만나 서로의 체제가 더 좋다고 으르릉 대며 우겨대다가 결국 북한의 어린이가 남한의 체제를 인정하게 되는 이야기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아서 좀 마음이 아픈 영화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제작자의 요구대로 국가의 시책을 등에 업고 어린이용 프로파간다영화로서의 모양새를 갖춘 후 대종상을 통해 우수영화로 선정되어 외화수입쿼터를 따내는 것이 목적인 영화다. 그러므로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
설태호 감독의 1977년 작품 는 미국으로의 입양을 거부하고 고아원을 도망친 후, 동만(김무생)을 만나 같이 여행하다가 정을 느낀 동만이 자신의 아들도 입양한다는 이야기인데, 토닥토닥 정을 쌓아가는 철이와 동만의 에피소드가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이 영화는 미스테리를 하나 품고 있는데,바로 영화가 시작하는 초반부의 편집이 너무 이상했다는 것이다. 비디오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순서가 뒤죽박죽 되었는지, 아니면 오리지널 상영본에서도 그런지 알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점프컷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명백한 실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생각되었다. 만약 비디오판이 오리지널 영화판의 편집순서와 동일하고 감독이 이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설태호 감독님에겐 미안하지만 out이라고 말해야 할 정도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