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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THE HELL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내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땅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그렉 아라키 감독에게 물어봐. 

그렉 아라키 : (진지한 표정으로) NOWHERE 

하긴 여기가 한국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떻고 트리니다드 토바고면 어떠냐. 
이미 세계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처지.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이들 역시 동시대성을 피해가지 못한 채 서로 어깨동무하고 놀고 있지 않은가

최고의 놀이는 마약과 약물중독 그리고 섹스. 
영화속 등장 인물이 미국 젊은이들이라고... 아니... 자세히 보면 매일 학교식당에서 같이 밥먹는 친구들일걸. 

몇년 전 사운드트랙을 사놓고 열심히 들었던 그 영화를 드디어 봤다. 
그렉 아라키의 무정부주의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이런 세상에서 희망이란 무슨 사치스런 소리냐는 듯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이들은 희망없는 삶을 쾌락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사랑을 구걸하지만 사랑은 잡히지 않고 희망을 희망하지만 희망은 정말 희망으로 끝날 뿐이다. 
텔레비젼을 통해 희망을 가지라고 외치는 목사의 메시지는 위선덩어리 기성세대의 찬가처럼 들리고... 

결국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 메시지의 결과는 자살이다. 


그들은 보지 못한다. 외계인을. 여기 저기 스파이처럼 숨어서 젊은이들을 하나 둘씩 납치해서 

우주선으로 끌고가 생체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파렴치한 외계인. 

영화의 주인공 다크는 여자친구인 멜에게서도 약물을 통해서도 희망을 선물받지 못한다. 
캠코더는 희망을 찍어주지 못한다. 
하지만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가 도망쳐 나온 몽고메리에게서 드디어 희망을 기대해보지만 

몽고메리의 정체는 몽고메리의 인두껍을 쓴 세뇌당한 몽고메리. 즉 외계인이었던 것이다. 

그렉 아라키는 끝까지 잔인한 감독이다

다크는 결국 어둠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비명이나 지르고 있는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그렇게 희망이 없단 말인가

고상 떨지 않고 직접적인 메시지로 치장하는 미장센의 화려함조차 

희망을 그림의 떡이라는 듯 비웃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렉 아라키야 뭐라고 하든... 열심히 노크 해보는 수밖에 없다. 

똑똑... 여기 희망이네 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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