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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3 Alien 3

구름2da 2018. 9. 22. 01:46



데이비드 핀처감독의 관심은 남자라는 생물체에 주로 머문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남자라는 생물이 파생시킨 사회적 유산들과 헤게모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 그렇다고 그가 여성차별적이라거나 여성비하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그는 남성지배사회에 대한 불안을 여성의 신체를 통해 표출하기를 시도하는 것 뿐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데이비드 핀처의 스타일이다. <에이리언3>뿐만 아니라 <세븐>, <파이트 클럽>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의 불안과 강박관념이 표출되는 공간이었다. 

데이비드 핀처에 대해 얘기할때 빠질수 없는 것중의 하나는 당황스럽게도 마돈나라는 POPSTAR이다. 그가 그녀의 뮤직비디오를 몇 편 감독했고, 그 작품들은 마돈나의 자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보다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마돈나의 육체가 단지 섹스여신으로서의 여성이라기보다는 강철같은 남성의 이미지를 덧입힌 여성의 이미지로 치환되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VOGUE> <EXPRESS YOURSELF>등에서 마돈나의 이미지는 팜므파탈의 이미지와 지배자로서의 남성적 마초의 이미지가 혼재하며, 결국 남성마저도 지배하는 초인적 여성만이 남게된다. 이는 <BAD GIRL>에서는 한층 더 나아가는데, 교묘하게 전형적 피해자로서의 여성이미지를 다루는 듯 하지만, 지배적 가부장 문화에 나름대로 저항하는 여성이 결국 죽음을 당하지만 그것은 결국 천사/신으로 대표되는 아버지와 동등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이렇듯 능동적인 여성은 폭력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헤게모니를 파괴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임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불안으로 작용하고 만다. 혹시 지금 여기의 질서를 이어갈 아이/아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고 그로인한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핀처에게 CHILD는 축복이 아니라 불안의 씨앗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에이리언3>에서 그녀의 상징적 딸(2편과의 연관성에서 볼 때)은 에이리언의 씨앗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가진 채 불에 던져진다. 더불어 리플리의 모습은 남성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첫 등장에서 그녀는 몸매를 드러내는 런닝셔츠와 팬티차림으로 등장하지만 곧 그녀가 여성이라는 것을 지우는데 영화초반부는 집중한다. 그녀를 강간하려던 무리들은 구타당하고, 그녀의 여성성을 확인한 의사는 에이리언의 공격을 받아 죽는다. 그러나 리플리의 육체는 옷으로 가릴수는 있지만 그녀가 임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가장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플리가 남자보다 더 용감하게 에이리언에게 맞설 수 있지만 그녀 자신이 가장 위험한 에이리언의 새끼(확실한 질서의 계승자)를 잉태하고 있다는 그 불안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는 셈이다. 데이비드 핀처감독의 불안은 여기서 표출된다. 아버지가 만든 폭력적인 '지금'세상을 뒤집어 엎고 싶은데 리플리는 아버지의 자식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험한 세상에 자식을 보태야 하는가? 그리고 그 질서를 따르게 만들어야 하는가? 
대답은 NO인듯하다. 리플리는 자신의 새끼를 안고 불속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자식을 죽인다. <세븐>에서 임신의 불안함을 얘기하던 브래드피트의 아내는 출산하기 전에 목이 잘려 죽고 만다. 또한 잠시 등장하는 창녀는 자궁이 훼손된 채 죽는다. 

마돈나의 뮤직비디오를 관통하며 에이리언3에 이르기까지 데이비드 핀처는 여성의 능동성에 기대를 걸며 이 세상이 바꿔보려고 했던 것 같지만 그녀들이 임신할 수 있다는 불안함 때문에 여성의 육체를 포기하고 남성 그들의 방식이었던 폭력을 통해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직접 세상을 파괴해버리기로 한 듯 이후 한동안 그의 주인공들은 남성들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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