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항상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김태희가 그럭저럭 좋은 연기를 보였다는 기사를 얼핏 읽어본 것 같기도 하나 이 영화에서 김태희라는 배우는 노력에 비해 여전히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았다. 역시나 오랜만에 출연한 연기력 좀 있다는 양동근도 존재감 제로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경주마들이 돋보이느냐 그것도 아니더라. 하지만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바로 감독 양윤호다. 단역으로 2~3초 출연했기 때문에?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사 하나가 빠진 것처럼 이렇게 엉성하게 보일수도 있구나 새삼 깨닫게 만들어주는 그 연출력 때문이다. 그렇다. 양윤호 감독의 그랑프리는 있을 건 다 있으나 제대로 된 것은 없는 그런 영화였다. 익히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방식으로 ..
1.198분짜리 영화를 한 자리에서 끝까지 본다는게 보통일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해본다.특히 그 영화가 인디아나 존스도 아니고 카페 느와르라면...하지만 그래도 이상하게도 잠시 졸긴 했지만 은근히 재미있는 구석이 있네 하게 된다.그러니 정성일 감독의 카페 느와르는 내가 재미있게 본 걸까? 아니면 지루하게 본 걸까?졸았으니 분명 지루한 지점이 있었을 텐데, 의자에서 일어나면서는 그래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네라고 생각해 버렸으니... 결국 나는 생각보다는 재미는 있는 영화네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렇다고 해도 내러티브를 제대로 이해한 것도 아니고 영상을 제대로 음미한 것도 아니고, 대사를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도 자신은 없다. 하지만 2시간 78분이라고 우기기도 하는 이 영화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눈동자를 밀고 들어와 ..
600만명의 사람들이 본 영화라서 그런가 확실히 재미는 있구나.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단도직입적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우선 이정범 감독의 가 모티브로 삼고 있는 영화들에 대한 언급.뤽 베송 감독의 레옹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레옹은 이미 존 카사베츠의 글로리아에서 모티브를 빌려왔을 거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깊숙한 곳에는 존 카사베츠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 어쩌면 영화를 좀 본다 하는 사람들은 뤽 베송 보다는 존 카사베츠의 뒤에 줄 서기를 바랄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불어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보여지는 인도 빈민가 아이들을 다루는 범죄집단의 잔혹함은 불행하게 태어난 한국 어린이들의 잔혹사를 표현하는데 있어 참고가 되었을 법 하기도 하다. 그 외 무수하게 보..
12010년 대종상 시상식에서 강우석 감독이 이끼로 감독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곤 기겁을 해버렸다. 감독상이 연출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권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대종상이 영화계의 신구세력을 끌어안는 방식이 이런식이라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어느 시상식이나 왈가왈부는 있겠지만 이번 대종상 감독상은 받아들이기에는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건 아닌가 싶다. 2그렇다고 이끼가 무지막지하게 못 만든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하기엔 조금 민망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강우석 감독 특유의 설렁설렁 연출이었다. 물론 연출과 재미가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므로 영화까지 재미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꽉 찬 느낌은 부족했지만 미스테리적 요..
이준익 감독의 은 참 괜찮은 영화가 될 만한 내용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물론 시나리오에 감독과 배우 및 스탭들이 투입되어 만들어낸 결과물인 영화 이 ‘괜찮다고 할 만한 내용’을 영상으로 형상화한 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부패한 정권에 대한 조롱,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하는 민초들의 항쟁이 만들어낸 묵직한 주제에 더해 절절한 사랑의 멜로라인이 있고, 이에 더해 꿈과 희망에 대한 바램이 플롯 전체에 살포시 깃들어 가슴 한 구석 묵직한 울림을 녹여낼 만 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괜찮아 보이는 내용을 가지고도 영화가 제대로 된 짜임새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감독 이준익의 연출력을 먼저 탓해야 할 것 같다. 이준익 감독은 이후 계속 하향..
친구의 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나름 파격(?)적인 내용의 영화 를 보면서 언뜻 스탠리 큐브릭의 를 떠올리긴 했지만, 언감생심 그 영화의 발끝에도 못미치는 영화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그랬다. 무엇보다도 친구의 딸인 남은(이하나)이 형만(안성기)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는 계기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남은의 심리상태가 뭘까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영화에 몰입을 하는데 방해가 되다 보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처져 보인다. 더군다나 형만의 성격까지 소심한 노총각으로 설정하다 보니 영화가 더욱 힘이 빠져버린 듯 했다. 영화는 사랑의 표현에 적극적인 신세대 남은과 자기 세계에 안주하며 표현에 소극적인 형만의 대비를 통해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것 같은데 4차원으로 ..
유성엽 감독의 는 신파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는 영화다.하지만 감정을 불필요하게 증폭시키면서 인물들을 소진시키거나약간 억지스런 상황을 만들면서 밀고 당기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그런 옛스러움(?)을 담은 신파는 아니다.당연하다.2010년도 아닌가.친정엄마는 내용이나 스타일적인 면에서 명절에 TV에서 볼 수 있는특집드라마와 구별될 만한 차별화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더욱더 절제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밖에없는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이점에서 갑작스런 감정의 증폭이 아니라 감정을 조금씩 쌓아가는연출 방식이 친정엄마를 ‘전형적’이다 혹은 ‘신파’다 라는느낌이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강하게 느껴지지 않게 한 것 같다.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이런 감정은 중요한 것 같다.몰입이라는 부분에서..
김광식 감독의 을생계형 로맨틱 코미디라고 부르면 재미있을 것 같다.영화의 재미를 만들어내는 두 주인공의 밀고 당기는 사랑게임이바로 먹고 사는 문제로 시작되니까 말이다.우수한 성적으로 석사까지 마쳤지만단지 지방대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며젊은날의 삶이 팍팍한 세진(정유미)과쨍하고 해뜰날을 기대하며 남의 죄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까지갔다 왔지만 여전히 햇님은 구름에 가린 채 인생이 흐릿하기만 한생날건달 동철(박중훈)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이웃처럼 친근하게 다가와서살짝 미소짓게 하지만 곧 나와 별다르지 않는 그들의 고군분투(?)를보면서 씁쓸한 현실의 한 단면을 되새김질하게 만들더니기어코 따뜻한 가슴 한가운데로 쓰라린 맛 한방울 떨어뜨려 놓고 만다.그래도 그 쌉싸름함이 위궤양으로 도지지 않는 것은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