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하룻밤 우연히 동혁과 만난 혜린은 5년전을 회상한다.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며 엄마의 무덤이 있는 고향에서 자살을 결심 했던 혜린은 동혁을 만나 위안을 받고 하룻밤을 보낸 후 삶의 의욕을 찾는다. 하지만 곧 임신을 했음을 알게 되고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라졌던 것. 동혁은 혜린의 아들 훈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 혜린은 다시 한번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모가 있는 어촌으로 가지만, 자신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폭행하고 체포된다. 아들 훈을 동혁에게 보내고 교도소에 수감된 혜린은 출소 후 그들을 떠나려 하지만 엄마를 찾는 훈을 외면하지 못하고, 동혁과 그의 아내도 훈을 혜린에게 보낸다. 60년대 후반 이후 계속 반복, 변주되고 있는 아이를 둘러싼 한 남자와 두..
버스 운수회사를 하는 아버지를 돕던 또순은 자신의 수고비 50원을 주지 않는 아버지가 야속하다. 버스 운전수가 되기 위해 소개장을 들고 찾아온 재구는 또순의 아버지에게 퇴짜를 맞고 곤란한 상황이 되자 또순이 도와주며 인연을 만든다. 또순은 아버지에게서 독립해 혼자 살며 돈을 벌어보겠다고 결심한다. 또순은 험한 세상을 한편으로는 넉살좋게 한편으로는 강단 있게 헤쳐 나간다. 결국 또순은 새나라 자동차를 사서 재구에게 운전을 시키며 새롭게 운수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재구와의 결혼에도 성공한다. 박상호 감독의 1963년 작품 에서 주인공인 또순은 60년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당시의 일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본인을 위해서든 혹은 가족을 위해서 일하든 ‘억척’스럽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경태 감독의 1979년 작품 은 조금 실망한 작품이 되었다. 그런데 1979년 영화평론가들이 뽑은 한국영화 베스트에서 많은 표를 받은 걸 보면 괜찮은 작품인 듯 싶기도 한데, 일단 러닝타임이 비디오판이 Kmdb에 나와 있는 것 보다 30여분이나 짧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한 에피소드 정도는 훌러덩 날아갈 시간이니 말이다. 그래서 스토리가 뭔가 허전한가 싶기도 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없다. 새벽의 동물원 중년 남녀가 서로 만난다. 이 꼭두새벽에 그들은 왜 동물원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가? 그리고 서로 친근함을 느끼고 그냥 헤어진다. 바로 승혜(정윤희)와 현국(신성일)이다 승혜의 남편은 성공한 사업가다. 그러나 남편으로는 불합격이다. 그는 항상 바람을 피운다. 바람을 피우며 낳은 자신의..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라는 걸출한 작품을 만들면서 앞으로 한국영화계의 거장이 될 초석을 다졌다. 더불어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두 편 만든다. 바로 북한 어린이와 남한 어린이의 비극적인 우정을 다룬 과 한 소년의 성장담 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이 두 편의 영화가 어린이용 영화에서 기대함직한 밝은 기운을 그다지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어린이를 마치 어른처럼 다루고 있다. 장난꾸러기 환(이영수)은 공원에서 친구들과 야구시합을 하던 중 나무에 있는 새집을 떨어뜨린다. 마침 공원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새집을 다시 올려주려다 실족하여 병원에 실려간다. 할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의기소침했던 환은 바닷가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
1966년에 개봉된 이성구 감독의 은 쟈니 브라더스의 주제가가 참 좋았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영화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구 감독이 역시 좋은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용은 돈 없이 몰려 다니던 건달 녀석들이 제대로 된 삶 한번 살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은 영원 하리라는 것. 오인의 건달로 나오는 인물들은 60년대 영화의 남자들답게 남성다움을 꽤 마초적으로 드러낸다. 아마 그 시절에는 남성다움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으리라. 주요 인물이 다섯이지만, 이성구 감독은 다섯명의 주인공을 제각각 개성 있게 묘사하고 있어 영화가 깔끔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 하나 배경으로만 머물지 않는 것은 이성구 감독의 연출이 좋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
아~~~ 이 아스트랄함을 어찌할 것인가... 는 대배우 박노식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본 에서 느꼈던 기이함을 2011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있었던 발굴전을 통해 , ,를 보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이함과 황당함의 전설 박노식 감독의 첫 작품을 보면서 그 기이한 상상력의 태동을 봤다는 것에 대해 감동하고 첫 작품이나 70년대의 마지막 작품(공식적으로 83년작 돌아온 용팔이가 마지막 감독 작품이다.)까지 변함없는 그 스타일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런들 저런들... 아~~~ 이 황당함은 어쩔것이여... 한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소를 보며 “빨리 가자”며 울고 있다. 곧 첫 장면이 무슨 상관이냐는 듯 바로 자동차 안에서 불타는 남녀를 보여주다 남자를 죽이는 의문의 사나이에게로..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은 1960년 권영순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면서 소설의 계몽적 색채를 의식하고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인물과 인물의 애정관계에 더 관심을 보이며 멜로드라마적으로 영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여러명의 인물도 단순화 하여 허승(김진규)과 정선(문정숙) 그리고 시골처녀 유순(조미령)의 삼각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설 에서 보여주는 일제강점기의 계몽주의는 한국전쟁 후 발전을 도모하던 50년대 후반의 시대상황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권영순 감독이 당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를 위해 가져왔을 장르인 멜로속에서 계몽이라는 주제를 적절하게 조화시키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가장 부각되어야 할 주제라고 할 고학생 허승의 계몽사상이 표피적으로 다루어지다 보니 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를 즐겨보진 않지만, 간간히 볼때마다 항상 감동을 받곤 한다. 아마 한 인물 혹은 팀의 노력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스토리가 대부분이라 그들의 땀방울과 노고에 덩달아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헐리우드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스포츠 영화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게중에는 이나 최근의 처럼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하며 메가히트를 기록하는 작품도 있다. 또한 스포츠는 운동선수라는 형태로 멜로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어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스포츠 영화는 그다지 많이 제작된 것 같진 않다. 스포츠나 운동선수는 미담의 대상이 되곤 했지만, 그것을 소재로 차용하여 만든 영화들은 대부분 참신한 영화를 보여주진 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