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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수회사를 하는 아버지를 돕던 또순은 자신의 수고비 50원을 주지 않는 아버지가 야속하다. 버스 운전수가 되기 위해 소개장을 들고 찾아온 재구는 또순의 아버지에게 퇴짜를 맞고 곤란한 상황이 되자 또순이 도와주며 인연을 만든다. 또순은 아버지에게서 독립해 혼자 살며 돈을 벌어보겠다고 결심한다. 또순은 험한 세상을 한편으로는 넉살좋게 한편으로는 강단 있게 헤쳐 나간다. 결국 또순은 새나라 자동차를 사서 재구에게 운전을 시키며 새롭게 운수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재구와의 결혼에도 성공한다.

 

박상호 감독의 1963년 작품 <또순이>에서 주인공인 또순은 60년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당시의 일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본인을 위해서든 혹은 가족을 위해서 일하든 억척스럽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억척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 그건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에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가난한 삶에서 한 푼 두 푼 아껴 모을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들은 이 여성들의 억척을 결국 비판적 시선에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기본적으로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영화 <또순이>에서 또순은 억척스럽기는 하나 약한 여성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당당한 한 사업가로서 보이는 부분이 있다. 특히 또순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약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녀는 운수회사를 운영하는 자신의 아버지와 거의 동등한 대결과 대립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설정되어 더 재미있다.

 

또한 <또순이>60년대 초반 서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특히 양훈이 연기한 약장수 에피소드는 꽤 재미있다. 또순이를 연기한 도금봉은 인생연기라 할 만큼 적역이다. 젊은 시절의 이대엽의 설렁설렁한 연기도 볼 만하다. 박상호의 연출도 안정적이라 60년대의 중요한 작품이 될 만했다김희창의 KBS라디오 연속극 행복의 탄생을 영화화했다.


개봉 : 1963년 2월 8일 아세아 극장

감독 : 박상호

출연 : 도금봉, 이대엽, 최남현, 정애란, 양훈, 이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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