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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에 개봉된 이성구 감독의 <오인의 건달>은 쟈니 브라더스의 주제가가 참 좋았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영화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구 감독이 역시 좋은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용은 돈 없이 몰려 다니던 건달 녀석들이 제대로 된 삶 한번 살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은 영원 하리라는 것.

 

오인의 건달로 나오는 인물들은 60년대 영화의 남자들답게 남성다움을 꽤 마초적으로 드러낸다. 아마 그 시절에는 남성다움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으리라. 주요 인물이 다섯이지만, 이성구 감독은 다섯명의 주인공을 제각각 개성 있게 묘사하고 있어 영화가 깔끔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 하나 배경으로만 머물지 않는 것은 이성구 감독의 연출이 좋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물들 간의 리듬이 잘 조율되면서 영화가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은 감독의 힘이라는 생각이다.

 

리더지만 전형적인 인물로서의 용태(신성일), 사생아로 태어나 반항하는 호일(김정철), 신파적으로 비극적인 인물 춘식(김순철), 용태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김석강(배역이름이 생각이 안남;;), 그리고 형들을 위하는 마음이 깊은 막내 남석(강민호)까지. 그들은 불고기집을 하며 건달생활을 청산해 보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왜 실패해야만 했던 걸까? 라는 생각도 드는 영화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화 속에서 그다지 나쁜 짓이라고 할 만한 것을 하지 않기 떄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더 나쁜 인간들 때문에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성구 감독이 사회라는 곳의 비정함을 먼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결국 감옥에 가거나 불고기집이 부서지거나 하면서 사회의 차가움을 먼저 체득하길 바랬을 것이다. 그리고 옥란(고은아)의 교통사고 합의금으로 받아낸 250만원이라는 돈, 즉 스스로의 근면으로 마련하지 않은 돈에 대한 비도덕성을 강조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힘든 일을 겪었지만 그들의 우정은 변치 않고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영화다. 그런 희망이 좋더라. 그 희망은 그들을 다시 한번 뭉쳐 이번에는 근면으로 일어설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야말로 이성구 감독이 의도했던 바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성구 감독이 안정된 연출력을 발휘한 <오인의 건달>은 그들의 우정을 보는 맛이 있는 영화여서 여운이 남더라는


개봉 : 1966년 5월 27일 아카데미극장

감독 : 이성구

출연 : 신성일, 김정철, 김석강, 김순철, 강민호, 고은아, 주선태, 전계현, 안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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