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수회사를 하는 아버지를 돕던 또순은 자신의 수고비 50원을 주지 않는 아버지가 야속하다. 버스 운전수가 되기 위해 소개장을 들고 찾아온 재구는 또순의 아버지에게 퇴짜를 맞고 곤란한 상황이 되자 또순이 도와주며 인연을 만든다. 또순은 아버지에게서 독립해 혼자 살며 돈을 벌어보겠다고 결심한다. 또순은 험한 세상을 한편으로는 넉살좋게 한편으로는 강단 있게 헤쳐 나간다. 결국 또순은 새나라 자동차를 사서 재구에게 운전을 시키며 새롭게 운수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재구와의 결혼에도 성공한다. 박상호 감독의 1963년 작품 에서 주인공인 또순은 60년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당시의 일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본인을 위해서든 혹은 가족을 위해서 일하든 ‘억척’스럽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홀쭉이와 뚱뚱이는 군인이 되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홀쭉이는 지나치게 저체중, 뚱뚱이는 지나치게 과체중이어서 불합격을 받아 군인이 될 수가 없다. 이에 홀쭉이 뚱뚱이는 상사를 찾아 꼭 군인이 되고 싶다고 부탁하고, 그들의 노력에 상사는 특별히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사랑하는 애인을 두고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홀쭉이와 뚱뚱이는 다른 훈련병들과 우정을 쌓으며 무사히 훈련을 마친다. 양훈과 양석천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관객을 웃겼던 코미디 콤비다. 58년 개봉작인 이후 두 사람만 따로 주인공으로 하여 여러편의 시리즈가 만들어진 것이 바로 시리즈다. 필름이 남아있는 건 뿐이지만, 그 외에도 로 이어졌다. 이 영화는 감독의 연출력보다는 양훈과 양석천 콤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영화다. ..
이만희 감독의 는 캐릭터가 돋보인다. 문정숙이 연기한 비련의 여인도 60년대 당시의 신파적 여인상에서 벗어나 있다. 장동휘가 연기하는 보스 역시 잔혹함 대신 로맨티스트의 외피를 하고 있다. 경상도 사나이 운전수인 이대엽은 여자의 과거를 묻지 않는 무척 쿨한 사나이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과거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시의 한국영화들이 여자의 과거와 순결에 매달릴 때 이대엽이 연기한 운전수는 그런 건 시시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이만희 감독은 사랑하면 다 필요 없고 그저 사랑만 하면 되는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만희 감독 정말 멋지다니깐. 여타의 갱스터 영화와는 달리 에서는 악의 씨앗을 퍼트린 주체로 등장하는 장동휘는 자신이 만든 죄의 씨앗을 스스로 거둬 들이는 순교를 택하..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은 1960년 권영순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면서 소설의 계몽적 색채를 의식하고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인물과 인물의 애정관계에 더 관심을 보이며 멜로드라마적으로 영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여러명의 인물도 단순화 하여 허승(김진규)과 정선(문정숙) 그리고 시골처녀 유순(조미령)의 삼각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설 에서 보여주는 일제강점기의 계몽주의는 한국전쟁 후 발전을 도모하던 50년대 후반의 시대상황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권영순 감독이 당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를 위해 가져왔을 장르인 멜로속에서 계몽이라는 주제를 적절하게 조화시키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가장 부각되어야 할 주제라고 할 고학생 허승의 계몽사상이 표피적으로 다루어지다 보니 멜..
이용민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한국공포영화사에서 걸작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모던하다... 굳이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딱히 떠오르는 단어도 없으니 일단 모던하다를 대충 해석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사전적으로야 현대적인, 현대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나는 영화 를 어쩌면 요즘 공포영화와 비교해 봐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 자체가 세련되 보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근대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영화다. 남편 이시목이 양복을 입고 사업을 하는 자본가이고, 서양화가가 등장해 누드모델을 고용해 그림..
음산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 강렬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이만희 감독의 은 병원에서 죽은 시체를 영안실로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당시의 병원 영안실은 정말 그렇게 낡고 음산했을까? 장르가 서스펜스 호러를 지향하다보니 일부러 미술을 그런식으로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쩄든 이 시체는 영화에서 중요한 복선으로 활용된다. 이후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외과과장인 노총각 광호(김진규)와 간호사인 진숙(문정숙)은 남몰래 정을 통하고 있는 사이. 진숙은 광호를 결혼할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광호는 진숙을 섹스파트너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상태. 광호는 동시에 병원 원장의 딸 정자(방성자)와 사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눈치 챈 진숙은 순식간에 광호의 방해물이 되어버린다. 결국 ..
데뷔작이었던 가 62년 4월에 개봉된 후 1년 4개월만에 네 번째 영화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은 데뷔작에서 보여주었던 시원한 활극의 재미를 에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스피디한 내용 전개를 통해, 데뷔작에서 아쉬웠던 내러티브의 산만함을 보완하면서, 스스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력파임을 충분히 각인시킨다. 물론 영화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겨 넣는 작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재능을 가진 20대의 젊은 감독이었다는 것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임권택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통틀어서도 열편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할까... 영화는 정확하게 세부분으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영,웅,호,걸 4형제를 두고 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첫째 영. 택시운전을 하는 둘째 웅. 레코드점을 운영하는 셋째 호, 음악가인 막내 걸이 그들이다. 나이가 꽉 찬 사형제는 각자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다. 첫째는 이웃집 아가씨. 둘째는 택시손님으로 만난 아가씨. 셋째는 여가수. 넷째도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형들의 도움으로 가까워진다. 그들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사랑의 결실을 맺고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권영순 감독이 만든 50년대의 대표적인 코미디영화인데,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코미디언 양훈, 양석천, 김희갑, 구봉서가 총 출동하고 있다. 그들은 이 영화에서 뚱뚱이, 홀쭉이, 합죽이, 막둥이라는 별명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후 그들의 캐릭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