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의 박노식을 아주 좋아라 한다. 그가 주,조연으로 출연했던 5~60년대의 인상적인 작품들과 그의 연기와 개성을 좋아한다. 하지만 박노식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14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그동안 접할 기회가 드물어 한편도 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1976년 작품 를 보았다. 한국 B급 활극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시도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분명 존재하며, 일부는 잊혀진 걸작의 재발굴이라는 이름으로 칭송되기고 하며, 나 역시 이런 의견에 찬성하고 있다. 더불어 류승환 감독은 로 한국의 B급 활극 영화에 오마쥬까지 바치고 있지 않는가...그러나 한마디로 궁금해져버렸다. 이 영화를 이렇게 만든 이유가... 박노식 감독의 오리지널 를 보고 난 이후의 감정은 한마..
남고생들이 주축이 된 얄개시리즈는 고교얄개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1977년부터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승현, 김정훈, 진유영, 강주희등이 돌아가며 주요 배역을 맡고 있고, 김응천, 석래명, 문여송 감독이 청춘영화 3인방으로 이야기되곤 했다. 하지만 는 61년 으로 데뷔했던 중견 이형표 감독이 연출하고 있지만 3인방 감독과 차별될 만한 새로운 시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얄개 시리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적당하게 이야기를 얽어내고 있다. 그러나 등에 비해서는 플롯의 전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고 재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보면 김응천이나 문여송 감독에 비해 이형표 감독의 실력이 한 수 위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쨌든 남고생이 주축이 된 얄개물은 임예진의 순정하..
하이틴 영화의 대표주자인 김응천 감독도 임예진-이덕화 콤비와 함께 영화를 찍는다. 76년에 발표한 이후 77년에 개봉된 는 여고생용 순정하이틴 멜로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막 예비고사에 합격한 음대 지망생 혜영과 대학 1학년 기철이 알콩달콩 사랑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혜영이 대학입시의 합격소식을 듣고 만나기로 한 그날. 불행히도 혜영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두다리가 마비되고 만다. 좌절속에서 차츰 희망을 잃어가는 혜영과 그녀를 보듬는 기철의 사랑은 결국 혜영의 다리 마비가 풀려 걷게 되는 기적을 만들고야 만다. 영화가 시작되고 초반부 혜영(임예진)과 기철(이덕화)이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알콩달콩 그럭저럭 재미가 있는 편이다. 어떻게든지 반항을 해야만 매력남이라고 생각을 했던건지 기철은 재혼한 아버지에 대..
는 의 속편격으로 개봉되었다. 하희라와 이상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과 내용이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이상아의 경우는 의 캐릭터와 겹쳐 있다. 이 영화는 김응천 감독이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만든 마지막 하이틴 영화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에는 그동안 김응천 감독이 만들었던 많은 청춘영화들에서 부분부분 발췌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이런 장치들이 스스로를 패러디해 좀 더 나은 영화적 열정으로 발산되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이래저래 끼워 맞춰 방학시즌에 영화 한편 개봉시키려 했다는 혐의를 지울수는 없을 것 같다. 먼저 톰보이로 등장하는 미라(하희라)의 캐릭터는 83년작품인 에서 이미영이 연기했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다. 게다가 이미영이 직접 언니로 등장하여 남자와 동등해지고 싶다는 미..
은 80년대 주로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청춘물을 제작했던 김응천 감독이 모처럼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만든 하이틴 영화다. 당시의 인기스타였던 하희라와 이상아를 투톱으로 내세웠고, 가수 전영록과 탤런트 출신인 김주승이 주요배역을 맡았다. 하이틴 영화의 단골조연이었던 백장미도 코믹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하지만 김응천 감독의 하이틴 영화가 70년대를 건너뛰어 80년대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당시 고등학생의 현실을 리얼하게 포착하려는 노력보다는 일종의 판타지처럼 현실감각을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나옥(하희라)이 보여주는 자신의 트럭으로 사업을 하는 독립심 강한 여고생이나 나영(이상아)이 보여주는 모범생의 모습은 당시 고교생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막연하게 동경하는 모습을 영화가 상상으로..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는 몇번의 아름다운 영상과 나의 감성을 녹이는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지루했다. 절대사랑이라는 감정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온갖 아름다운 영상 만들기는 정성스럽지만 너무나 익숙한 서사는 영상을 그림엽서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속내를 들여다보니 엄청 꼬롬한 냄새도 진동하기에 거의 3시간 가까이 화면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뜨거운 사막에서 타는 목을 움켜잡고 빨리 오아시스가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꼴이었다. 과연 안소니 밍겔라 감독은 누구에게 '누구나가' 다 아름답다고 느낄 것 같은 이런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그러니까 이 영화 자체가 암묵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고객은 누구인가? 감독은 교묘하게 위장한 채 중산층을 위한 광대놀음을 펼친다. 여기서 말..
김호선 감독의 는 원래 극장 개봉시에 이라는 제목으로 홍보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시리즈라는 광고문구가 있긴 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자 비디오 출시때는 아예 제목을 로 바꾸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비행청소년이라는 소재를 차용하여 이전의 성공작 의 덕을 좀 보고자 했던 듯 싶은 이 영화는 청소년들의 비행의 원인을 이전작과 동일한 곳에서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비도덕적 이중생활로 인한 가정불화가 유리(김혜수)의 반항의 원인으로, 아버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어머니의 무관심이 준(민규)의 비행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고민없는 아류작의 운명이란 이런 것일까? 소재를 다루는 방식과 주제에 대한 접근이 모두 너무너무 진부하게 보였다. 더군다나 전작이 거칠게나마 부모의 문제에도 관심..
이름값으로는 세계 최고라 할만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요 몇년사이에 그 이름앞에 예술이라고 불리는 미묘한 어떤 것을 욕망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오락 혹은 산업과 예술이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영화라는 매체의 딜레마라면 90년대 이후 스필버그는 스스로 이 딜레마속에서 헤엄치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직 결승점에 도착하기엔 그의 유영이 불안하다. 그는 너무 망설인다. 마치 전력질주를 하다 결승점 바로 앞에서 걸아가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그는 자신의 배경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 하다.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은 쉰들러 리스트를 삼천포에 빠뜨렸고, 백인이라는 그의 피부색은 아미스타드를 하얀색으로 칠해버렸다. 존경받는 선배 큐브릭의 후광을 이용해보기도 하고 잡을테면 잡아보라며 자신만만하기도 하지만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