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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중반의 청춘영화들에는 꽤 근사한 영화들이 많다. 매튜 브로데릭의 <페리스의 해방>, 존 쿠작의 <사랑에 눈뜰때>, 브랫팩으로 불린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한 <세인트 멜로의 열정>이나 <블랙퍼스트 클럽>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지금 소개하는 영화 <핑크빛 연인>도 당당히 한자리 차지할 만 하다. 그리고 브랫팩 군단에서도 한 발 먼저 치고 나온 여배우가 바로 <핑크빛 연인>의 몰리 링월드다. 당연히 할리우드의 주목도도 높았지만 후속작들이 히트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한물 간 배우가 되었지만 <핑크빛 연인>에서는 아주 이상적인 미국의 청소년상을 보여준다. 또한 사이키델릭 퍼의 <pretty in pink>OMD<if you leave>등 사운드트랙도 무척 좋아 <핑크빛 연인>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켜 주는 영화다.




앤디(몰리 링월드)는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홀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공부도 잘하는 씩씩한 소녀다. 실업자인 아버지를 격려할 줄도 아는 조숙함도 있고, 외모와 패션에 관심도 많다. 단 하나 싫은 게 있다면 집이 너무 가난한 것이며, 아울렛에서 구입한 값은 싸지만 개성은 강한 옷을 동네 부잣집 여자애들이 놀려대는 것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기죽을 앤디도 아니지만어린 시절 친구 더치(존 크라이어) 역시 강한 개성의 패션을 고수한다. 앤디와 더치는 80년대 마돈나와 신디 로퍼가 대유행시킨 선무당 같은 알록달록 패션과 악세사리를 고수한다. 그런 그녀를 우심히 살펴보는 눈이 있으니 바로 금수저 블레인(앤드류 맥카시). 파스텔톤의 단정한 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는 그가 앤디와 더치와는 다른 계급에 속해있음을 드러낸다. 블레인의 데이트 신청에 앤디는 가슴이 뛰지만, 더치의 마음은 찢어지면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핑크빛 연인>은 청춘영화의 외피를 가지고 있지만, 계급의 문제도 자연스럽고 튀지 않게 영화 속에 배치하면서 조심스럽게 노동계급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쉼없이 노동해야 하는 아버지와 레코드가게를 운영하는 선배언니의 긍정적 마인드와 구김살 없음은 제임스 스패이더로 표현되는 금수저들의 타락과 비교된다. 사실 부잣집 도련님 블레인이 결국 자신의 속한 계급의 속물성을 버리기로 결심하는 부분이 좀 갑작스럽고 뜬금없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 영화가 지향하는 당연한 해피엔딩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스토리처럼 느껴지지만 <핑크빛 연인>은 참 재미있고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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