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 . 음... 그런데 보고 있자니 쓰리살짝 재미가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잘난 척, 예쁜 척, 미남인 척하는 그 ‘척’이 없어서 편한 면도 있다. 이렇듯 전계수 감독의 을 본 느낌은 기름기가 많이 빠져 대체적으로 담백한 느낌이라는 거. 이렇게 생각도 했다. 이 영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라고. 여자 주인공은 더 이상 예쁘거나 여성스러움을 내세우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은 더 이상 잘생기거나 간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주위에서 무난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려고 한다. 그게 요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새롭게 추구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로코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지는 공간과 상황도..
을 보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를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마케팅은 90년대 중반 대학을 다닌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80년대 후반 고등학교를 다닌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애쓰던 가 그대로 오버랩 되었다. 나는 의 마케팅에 그대로 이입되었고 덕분에 는 2011년에 내가 본 가장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은 처음부터 내가 공감대를 형성할 뭔가가 부족하겠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리차드 샌더슨의 리얼리키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과거를 환기하고 시대를 추억하며 가슴 시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내게 은 고급스런 멜로드라마로서 의미가 더 컸다. 멜로라는 장르로서 이 영화는 무척 인상..
박범신의 원작소설 은교를 무척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정지우 감독이 를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다. 가 실망스러웠지만 와 만으로도 정지우 감독에 대한 신뢰가 여전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드디어 극장에서 를 보면서 이적요(박해일), 은교(김고은), 서지우(김무열)가 만들어가는 스토리와 예쁜 화면을 주목하면서 영화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주인공 세사람 사이의 드라마에 끼어들어 감정의 공란을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랬다. 소설 은교가 영화 로 바뀌면서 축약된 부분을 내가 채워가며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나는 결국 이 영화에 온전하게 몰입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좀 더 복합적으로 세사람의 관계와 심리변화에 집중했던 소설과는 달리 정지우 감독은 늙음이라는 것..
김대승 감독의 을 보면서 신상옥 감독의 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거의 리메이크라 할 정도로 보였다. 화연(조여정)과 권유(김민준)의 관계설정도 유사해 보였지만, 특히 금옥(조은지)의 에피소드는 직접적으로 와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내시를 많이 참조한 영화였더라. 신상옥 감독의 도 무척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김대승 감독의 도 꽤 재미있게 봤다. 무엇보다도 속도감이 돋보였다. 물론 이 속도감 때문에 인물의 내면에 몰입할 여유가 부족해진 것은 단점이지만, 어쨌든 즐기기 위한 오락영화로서는 준수해 보였다. 은 중독에 관한 영화다. 세명의 주인공 화연, 성원대군(김동욱), 권유는 지독한 사랑에 중독된 상태다. 특히 성원대군의 사랑이 인상적인데, 그의 지독한 사랑은 이 영화의 모든 비..
김달중 감독의 는 실패한 기획의 대표적 사례가 될 만하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영화는 감동이라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디테일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관객들의 마음에 감동을 심어주기에 유리하다. 나 역시 전체적인 맥락은 뒤로 제쳐두고 마지막 마라톤 장면에서는 뭉클해지기도 했다.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다룰 때의 공식 그대로의 연출이라 하더라도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인물을 보며 어떻게 뭉클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역시 뭉클이 감동의 여운은 되지 못했다. 영화 속에 딱 시추에이션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또한 연출이 실종된 영화의 한계이기도 할테고 말이다. , , 등 요 몇 년 흥행에 성공한 스포츠 영화에서는 공통적으로 주인공과 주요 인물의 갈등의 요인이..
정용주 감독의 영화 는 매력이 없다. 한번 더 말하면 눈길을 확 사로잡을 만한 요소가 적다고 해도 되겠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불치병에 걸린 연인의 로맨스를 비극이 아닌 코미디로 접근한 것이 충분히 재미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물로서의 는 재미도 감동도 실종된 그야말로 밍밍한 영화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인물인 엄태웅이 연기한 강동주라는 인물이 영 재미가 없고, 엄태웅의 코미디가 개그 대신 유치함으로만 다가오는데다 그를 서포트해야 할 강동주의 동생 부부 역시 몰개성이라 일단 캐릭터 구축에 성공적이지 못해 인물에 몰입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다만 정려원이 연기한 은행원 오송경은 상대적으로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오송경이라는 캐릭터는 이 영화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
한물 간 가수가 DJ를 하고 있고, 폐지 직전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고, 새로운 PD가 온다. DJ와 PD는 서로 으르렁 거린다. 하지만 그들은 스탭들과 합심하여 라디오 프로그램의 인기를 되살리고, DJ와 PD사이에도 따뜻한 기류가 흐른다. 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토리라고 하기 딱 알맞은 이야기에다 영화 먹물 좀 머리에 들어 앉았다고 착각하고 있는 나같은 인간에게는 딱 까이기 좋은 소재다. 너~~~무 전형적이다. 너~~~무 진부하다 라고. 그런데, 그랬거나 말거나... 영화가 끝날때쯤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 좋은 미소가 입가에 둥지를 튼다. 권칠인 감독의 는 너무 평범해서 단점이지만 또한 그 평범함이 장점이 된 영화다. 이 영화가 끌고들어오는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랬다. “아~~ ..
한지승 감독의 는 마지막 장면을 위한 영화다. 부정적인 늬앙스로 들리는 것 같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먼저 마지막 장면에서 파파 춘섭(박용우)과 성공한 아이들이 만나는 만날 때, 정말 너무너무 진부해 보이는 장면이라고 말하게 된다. 그런데 또 이성은 진부하다고 말하는데 찡함을 느끼고 만다. 나도 찡했고, 그 장면이 짜릿했다. 춘섭의 희생이 영화속에서 자연스럽게 잘 표출되었던가 하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더군다나 스토리마저 예측가능의 범위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신파 가득 넘쳐나는 장면에서 그냥 당하고 만다. 감독이 모를 리 없다. 진부하다는 거. 그래도 뚝심 있게 몰고 가는 것은 이런 진부함이 통한다는 걸 알고 있거나 혹은 통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한지승 감독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