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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 <러브 픽션>. 음... 그런데 보고 있자니 쓰리살짝 재미가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잘난 척, 예쁜 척, 미남인 척하는 그 ‘척’이 없어서 편한 면도 있다. 이렇듯 전계수 감독의 <러브 픽션>을 본 느낌은 기름기가 많이 빠져 대체적으로 담백한 느낌이라는 거.

 

이렇게 생각도 했다. 이 영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라고. 여자 주인공은 더 이상 예쁘거나 여성스러움을 내세우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은 더 이상 잘생기거나 간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주위에서 무난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려고 한다. 그게 요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새롭게 추구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로코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지는 공간과 상황도 있을법한, 사실적이게 구성하면서, 관객들이 지금 공주와 왕자의 로맨스가 아닌 나와 너의 로맨스를 보고 있다는 그~~~ 리얼하다는 느낌을 중요시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 듯 하기 떄문이다.

 

바로 주월(하정우)와 희진(공효진)이 그들이다. 하지만 로코라는 장르에 예쁜 간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 사랑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예쁜 그림엽서 같은 겉모습은 중요하니까. 그래서 그걸 영화 수입업자라는 희진을 해외영화제에서 바이어들과 파티를 즐기는 간지 좔좔 흐르는 모습으로 보여주거나 더불어 주월의 소설 속 공간을 통해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의 판타지를 기름기 넘치는 간지로 보여주니, 그토록 애타게 찾는 기름기 듬뿍의 간지도 부족함이 없으니 손해보는 느낌도 없다.

 

<러브 픽션>은 로맨틱 코미디가 끝난 후 남녀주인공들이 겪게 될 상황들을 영화속에서 떡하니 보여준다. 즉, 주월과 희진이 모든 우여곡절을 겪고 포옹한 후 영화가 끝나면 그 다음에 찾아오는 현실에서 마주치게 될 문제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사랑을 향해 달려가긴 하나 예쁜 옷입고 화장하고 달려가지 않고 슬리퍼에 한 이틀쯤 안 감은 머리를 대충 빗으로 넘기고 달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며 어찌 미소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부분의 로코가 “나도 저런 사랑 한번 해봤으면”으로 마무리 한다면, 전계수 감독의 <러브 픽션>은 “저건 내 얘기네“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그걸 참 어색하지 않게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겨드랑이 털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 영화를 현실로 내려온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곧이어 발냄새와 방귀와 데이트 중 갑작스레 설사가 찾아오는 상황까지도 덩달아 상상해 보며 쓰윽~~~ 킥킥 거리게 된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에 닭살 돋는 엔딩이 없을 수가 있는가? 헤어진 주월과 희진. 알래스카로 머어얼리 떠나버린 희진을 만나러 가서 기어코 사랑을 완성하는 주월을 보며 멋진 사랑의 엔딩까지 남겨놓으니 허허~~~ 재미도 쏠쏠한 무난한 로맨틱 코미디 하나 추가요.


개봉 : 2012년 2월 29일

감독 : 전계수

출연 : 하정우, 공효진, 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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