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옥 권영순 감독의 은 1973년 1월 1일 신정프로도 개봉된 영화다. 당시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특수효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고, 스케일도 큰 대작이다. 많은 제작비가 투여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시 불황에 접어들던 한국영화계의 사정을 헤아려 보면 꽤 야심찬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70년대 들어 시작된 한국영화의 불황을 대작으로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요즘의 말로 치면 블록버스터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시절 메이저 영화사였던 합동영화사의 곽정환 제작자가 꽤 야심찬 도전을 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천국과 지옥의 세트디자인이나, 분장, 의상 등 소소한 부분까지 꽤 신경을 쓴 점은 돋보인다. 장주 임원빈은 둘도 없는 악당으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모두 하는 인물이다. 그런 남편..
조길현 감독의 는 실존인물인 가수 남인수와 이난영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해서 영화적 에피소드를 가미해서 만들어진 영화다. 남인수는 선배의 도움으로 오케레코드와 전속계약을 맺고 을 발표하여 성공한다. 그는 레코드사 전속가수인 이난영과 전속 작곡가 김선생(실존인물 김해송)과 공연을 다니면서 인수와 난영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난영은 김선생과 결혼한다. 이별의 충격을 수로 달래던 인수는 가수로서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건강은 점점 나빠진다. 이후 일본여인 하루코와의 관계도, 해방 후 결혼한 아내와의 관계도 실패한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부산으로 피난 온 난영은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딸인 애자, 숙자, 민자가 미군부대에서 노래를 하며 돕는다. 마침내 시간이 흘러 난영의 딸들은 ‘김씨스터즈’라는 팀명으로 미국에 진출한다..
남사당의 꼭두쇠인 박치삼은 함부로 잔치판을 벌렸다고 고초를 당한다. 돌아오는 길에 가난한 과부의 딸인 덕이를 데려온다. 덕이는 낯선 남사당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춤과 묘기를 배우고 만준과도 친해지면서 서로 의지한다. 하지만 만준은 남사당이 싫다며 도망친다. 홀로 남은 덕이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는다. 세월은 흘러 덕이는 미모를 갖춘 남사당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천대받는 남사당의 삶은 녹록치 않다. 박치삼이 숨을 거둔 후 덕이는 새로운 꼭두쇠가 된다. 어느 날 장돌뱅이가 된 만준과 재회하는 덕이. 만준은 자신과 떠나자고 하지만 고심 끝에 덕이는 남사당에 남기로 한다. 하지만 고생은 끝이 없고, 약해질대로 약해진 덕이는 아이를 출산하다 죽는다. 아기는 만준이 데려가기로 한다. 윤보는 아버지는 모르지만 아이에겐 ..
이만희 감독의 는 캐릭터가 돋보인다. 문정숙이 연기한 비련의 여인도 60년대 당시의 신파적 여인상에서 벗어나 있다. 장동휘가 연기하는 보스 역시 잔혹함 대신 로맨티스트의 외피를 하고 있다. 경상도 사나이 운전수인 이대엽은 여자의 과거를 묻지 않는 무척 쿨한 사나이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과거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시의 한국영화들이 여자의 과거와 순결에 매달릴 때 이대엽이 연기한 운전수는 그런 건 시시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이만희 감독은 사랑하면 다 필요 없고 그저 사랑만 하면 되는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만희 감독 정말 멋지다니깐. 여타의 갱스터 영화와는 달리 에서는 악의 씨앗을 퍼트린 주체로 등장하는 장동휘는 자신이 만든 죄의 씨앗을 스스로 거둬 들이는 순교를 택하..
김수용 감독의 1974년 작품 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1부에 해당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대한 내용이지만 윤씨부인(김지미)과 최참판댁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영화가 구성되었다. 김수용 감독은 많고 많은 다양한 인물들을 나름대로 이해가능하게 적절하게 캐릭터를 잡아낸다. 또한 유려한 촬영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깊이감은 이 영화의 완성도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화 후반부를 이끌어가야 할 서희의 카리스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길상과 봉순의 존재감마저 뚜렷하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서희의 탈출 부분에 대한 클라이막스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불균질적인 문제를 김수용 감독의 실책으로만 탓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나는 김..
아~~~ 이 아스트랄함을 어찌할 것인가... 는 대배우 박노식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본 에서 느꼈던 기이함을 2011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있었던 발굴전을 통해 , ,를 보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이함과 황당함의 전설 박노식 감독의 첫 작품을 보면서 그 기이한 상상력의 태동을 봤다는 것에 대해 감동하고 첫 작품이나 70년대의 마지막 작품(공식적으로 83년작 돌아온 용팔이가 마지막 감독 작품이다.)까지 변함없는 그 스타일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런들 저런들... 아~~~ 이 황당함은 어쩔것이여... 한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소를 보며 “빨리 가자”며 울고 있다. 곧 첫 장면이 무슨 상관이냐는 듯 바로 자동차 안에서 불타는 남녀를 보여주다 남자를 죽이는 의문의 사나이에게로..
이두용 감독의 1983년 작품 는 77년 이후 시작되었다고 보여지는 옛 시대의 풍습이나 관습을 통해 사회비판적인 메시지와 예술적 성취를 지향하는 스타일의 정점에 위치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2년 전의 이 많은 주목을 받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유려한 촬영과 편집등 기술적 부분뿐만 아니라 길례라는 여인의 인생사를 통해 지난 시대의 폐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내는 스토리도 깊이있게 와 닿으면서 보다 더 나아보였다. 특히 이 주제라 할 만한 효를 설명조의 대사로 강조하는 잉여를 만들어냈다면 는 이미지만으로 효과적으로 주제를 전달하는 절제도 마음에 들었다. 길례(원미경)은 몰락한 양반가문의 딸에서 죽은 남편에게 시집온 청상과부가 되었다가 양반가의 여종이 되고 다시 세도가의 며느리가 ..
한국 액션영화 계보에서 당당히 자리잡은 시리즈의 시초 일제시대. 천성이 착한 고아인 호는 마음 좋은 할아버지의 양손자가 되어 곧게 자란다. 그는 의남매인 여동생 선희가 동네 일본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당하자 무술을 배우며 자라 전국 최고의 주먹이 된다. 그의 밑으로 전국 지역을 대표하는 건달 주먹이 도전을 해오면서 그들은 의형제가 된다. 그러나 일제 야쿠자는 일본 경찰과 손을 잡고 농간을 더해가고, 결국 호는 일본 야쿠자와 대결해 통쾌한 승리를 거두지만, 그의 의동생들인 천일과 선희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김효천 감독의 는 한국의 내노라하는 남성액션배우들이 거의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영화는 67년작품 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아류작이라기 보다는 나름대로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