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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의 꼭두쇠인 박치삼은 함부로 잔치판을 벌렸다고 고초를 당한다. 돌아오는 길에 가난한 과부의 딸인 덕이를 데려온다. 덕이는 낯선 남사당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춤과 묘기를 배우고 만준과도 친해지면서 서로 의지한다. 하지만 만준은 남사당이 싫다며 도망친다. 홀로 남은 덕이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는다. 세월은 흘러 덕이는 미모를 갖춘 남사당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천대받는 남사당의 삶은 녹록치 않다. 박치삼이 숨을 거둔 후 덕이는 새로운 꼭두쇠가 된다. 어느 날 장돌뱅이가 된 만준과 재회하는 덕이. 만준은 자신과 떠나자고 하지만 고심 끝에 덕이는 남사당에 남기로 한다. 하지만 고생은 끝이 없고, 약해질대로 약해진 덕이는 아이를 출산하다 죽는다. 아기는 만준이 데려가기로 한다. 윤보는 아버지는 모르지만 아이에겐 남사당의 피가 흐른다고 이야기한다.

 

<남사당>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영화중의 한편인 <임자없는 나룻배>를 연출한 이규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다. 한국의 전통의 하나인 남사당의 삶을 운명론적으로 풀어가는 익숙한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의 초반부는 최성호가 연기한 꼭두쇠 박치삼을 중심으로 한 남사당의 활동이 중심이고, 후반부는 성인이 된 덕이를 연기한 윤미라의 멜로드라마가 중심이 된다.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덕이를 둘러싼 남사당패의 섹슈얼리티의 표출도 하다 만 느낌이라 지지부진해져서 없느니만 못하게 되어 버렸다. 또한 남사당패가 되면서 내면화하는 한이라는 정서의 표출 역시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결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도 포함된다. 뜬금없이 등장한 아기는 (올레TV 버전에서 삭제가 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덕이의 죽음 이후 갑자기 나타나서 영화의 리듬 자체를 흔들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심정적으로야 만준이 데리고 가니 그의 아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 영화내에서는 어떤 설명도 없는 갑작스런 결말이다.

 

한국의 리얼리즘영화로서 그 유명세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임자없는 나룻배>의 이규환 감독의 마지막 영화라 완성도가 좀 아쉽긴하다. 그러나 한국영화 초기의 중요한 감독이었던 이규환 감독의 영화라는 점 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개봉 : 1975년 4월 19일 단성사

감독 : 이규환

출연 : 최성호, 윤미라, 하용수, 조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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