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를 쫓아라 - 거장 임권택 감독의 손에 꼽을 만한 졸작포스터출처 : kmdb 6.25 당시 은닉되어 있던 금괴를 손에 넣은 일당들. 곧 한 명의 배신으로 그들은 몰살 당하고 금괴는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다. 금괴와 함께 사라진 아버지 민충식을 찾기 위해 홍콩에서 귀국한 아미. 그녀의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인 미스터 남은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아미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곤경에서 구해주곤 한다. 결국 금괴사건의 범인은 아버지 민충식이었으며, 그는 북한으로 월북하여 영웅칭호를 듣고 싶어 했던 것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 중 손에 꼽을 졸작이라 할 만 하다. 초반부 민충식 일당이 금괴를 훔치기 위해 모이는 시퀀스 그러니까 초등학교가 끝난 후부터 일당들이 여기저기서 모이는 장면까지..
1984년 불교계와 비구니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된 영화 의 줄거리는 요약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본 영화는 김지미 회고전에서 본 40분 분량으로 복원되었지만 사운드가 소실된 불완전 작품이다. 김지미나 송길한 각본가에 의하면 세상에 내 놓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사는 자식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만큼 그들에게 영화 는 생살에 난 생채기였다. 40분 분량만 보고서도 이 영화의 진가를 확인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80년대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던 시절의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의 아름다운 화면이 진가를 드러낸다. 한국 산야와 절간의 아름다움을 유려하게 담아낸 촬영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사운드가 소실되어 있지만 아름다운 미장센만으로도 스토리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김지미씨는 전주국제영화제측에서 만든 ..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라는 걸출한 작품을 만들면서 앞으로 한국영화계의 거장이 될 초석을 다졌다. 더불어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두 편 만든다. 바로 북한 어린이와 남한 어린이의 비극적인 우정을 다룬 과 한 소년의 성장담 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이 두 편의 영화가 어린이용 영화에서 기대함직한 밝은 기운을 그다지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어린이를 마치 어른처럼 다루고 있다. 장난꾸러기 환(이영수)은 공원에서 친구들과 야구시합을 하던 중 나무에 있는 새집을 떨어뜨린다. 마침 공원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새집을 다시 올려주려다 실족하여 병원에 실려간다. 할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의기소침했던 환은 바닷가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
임권택 감독은 70년대 유신정권이 요구했던 국책영화도 종종 연출하곤 했다.76년에 개봉된 도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중의 한편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이만희 감독은 국책영화인 를 전혀 국책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하여 그의 반골기질이 평가받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임권택 감독은 을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만희는 반항하는데 왜 임권택은 반항하지 않고 유신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느냐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임권택이 만든 반공국책영화에서도 체제나 이념보다는 인간이 중심에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임권택 감독은 시스템에 표면적으로 저항하기 보다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실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만희의 방식과 임권택의 방식.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쉽게 판..
데뷔작이었던 가 62년 4월에 개봉된 후 1년 4개월만에 네 번째 영화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은 데뷔작에서 보여주었던 시원한 활극의 재미를 에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스피디한 내용 전개를 통해, 데뷔작에서 아쉬웠던 내러티브의 산만함을 보완하면서, 스스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력파임을 충분히 각인시킨다. 물론 영화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겨 넣는 작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재능을 가진 20대의 젊은 감독이었다는 것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임권택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통틀어서도 열편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할까... 영화는 정확하게 세부분으로..
임권택 감독이 1978년에 발표한 은 외화수입쿼터를 노리고 만들어진 전형적인 반공영화다. 이런 배경에다가 어린이용 영화라는 선입견까지 더해져 그다지 기대하지도 않고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는게 아닌가... 작품성은 둘째로 치고라도 말이다. 남한의 모범생 어린이 인철과 북한의 모범생 어린이 동만이 만나 서로의 체제가 더 좋다고 으르릉 대며 우겨대다가 결국 북한의 어린이가 남한의 체제를 인정하게 되는 이야기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아서 좀 마음이 아픈 영화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제작자의 요구대로 국가의 시책을 등에 업고 어린이용 프로파간다영화로서의 모양새를 갖춘 후 대종상을 통해 우수영화로 선정되어 외화수입쿼터를 따내는 것이 목적인 영화다. 그러므로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
임권택 감독의 필모를 채우고 있는 100여편의 작품중에서 73년 작품인 이전의 영화는 본인 스스로 모두 잊고 싶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망각의 늪에 던져버린 것 같은 느낌을 그와 관련된 인터뷰를 읽으며 느끼곤 했다. 그렇다고 이후의 영화들이 모두 자랑스러운 것만도 아니겠지만 어쨌든 스스로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좀 더 당당하게 관객을 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으로 짐작을 해본다. 임권택 감독은 70년대 이후 80년대 초반까지도 국책영화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를 만들어왔고, 게중에는 나 , 와 같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가 있는 반면 엄청난 ‘언급’의 북새통속에 언젠가 호출되기를 바라며 조용히 뒷방에 앉아있는 이젠 제목마저 희미해진 영화들도 존재한다. 만듦새가 떨어져서든 혹은 흥행에 ..
거장의 첫걸음을 확인한다는 건 기분 좋은 긴장을 동반한다.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정답이라 여기게 될지 서툰 걸음에 얼굴을 붉히게 될지는 모르지만 호기심과 경외심으로 보게 되는 첫 영화는 남다르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다. 는 한국영화의 아이콘이라 할 만한 임권택 감독의 데뷔작이다. 6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만주 웨스턴의 시작이 이랬을까? 만주에 발을 내딛지 못한 만주 웨스턴으로 임권택 감독은 그 화려한 경력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가득 채우는 마지막 시퀀스의 전투장면이 화려했다. 스키를 타고 활강하며 진행되는 총싸움은 넓은 화면에 제법 어울렸다고 할까? 시각적 스펙터클에 집중했다는 것은 임권택 감독이 영화의 재미라는 부분에 관심이 많았으며, 초기 영화세계에서 그의 관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