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옥 권영순 감독의 은 1973년 1월 1일 신정프로도 개봉된 영화다. 당시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특수효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고, 스케일도 큰 대작이다. 많은 제작비가 투여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시 불황에 접어들던 한국영화계의 사정을 헤아려 보면 꽤 야심찬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70년대 들어 시작된 한국영화의 불황을 대작으로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요즘의 말로 치면 블록버스터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시절 메이저 영화사였던 합동영화사의 곽정환 제작자가 꽤 야심찬 도전을 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천국과 지옥의 세트디자인이나, 분장, 의상 등 소소한 부분까지 꽤 신경을 쓴 점은 돋보인다. 장주 임원빈은 둘도 없는 악당으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모두 하는 인물이다. 그런 남편..
진아의 편지 - 청년문화 세대의 연애 진아의 편지를 몇 년 만에 다시 보면서 다시 한번 김응천 감독에게 청춘영화의 대부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그가 하이틴 영화와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많이 발표하면서 얻게 된 이 별명에 관객은 단단히 속고 있다고 느끼는 건 그가 본질적으로 청춘시기를 지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청춘을 지나고 있는 당사자보다는 항상 부모 혹은 어른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그가 청춘을 대하는 자세는 대체로 보수적인 편이다. 에서도 주인공인 진아와 세환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진아부터 엄마에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세훈은 아버지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대학시절 - 젊은이의 꿈과 낭만은 사라지고~~ 대학생 신과 숙은 대학생 가수. 그들의 친구 훈은 부잣집 아들.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희. 그리고 고학생. 그 고학생을 좋아하는 부잣집 철없는 딸까지 해서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신과 숙 부잣집 딸 그리고 고학생은 사각관계로 얽혀들고, 훈은 선희를 사랑하게 된다. 선희의 아버지는 6.25때 학도의용군을 이끌었던 군인이었고, 이에 훈은 감동받아 입대를 하기로 한다. 고학생을 사이에 둔 네 사람은 농촌봉사활동을 하며 그들의 허ㄹ레의식을 벗어나며 진정한 젊은이로 거듭난다. 김영효 감독의 1973년 개봉작 은 70년대 들어서면서 대학생들과 캠퍼스를 배경으로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삶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이 시..
어느 사랑의 이야기 - 배우 신성일의 두번째 연출작품 학교 방송국의 기자인 혜옥은 학교 수구 선수 무조를 인터뷰하며 알게 되면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무조는 돈만 밝히는 아버지를 거부하며 집을 나온 상태다. 그런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혜옥과 무조는 결혼한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지만 무조가 학교를 졸업하면서 취직이 된 후 안정을 찾게 된다. 하지만 혜옥은 백혈병에 걸려 죽고 만다. 실의에 빠진 무조는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나선다. 는 영화배우 신성일의 두 번째 연출작품이다.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의 를 표절했다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는데, 줄거리와 대사의 유사성이 느껴지기는 한다. 스타일적으로 초반부는 편집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결이 어색한 부분이 있어 왜..
맹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대기오염도 없을 것이고, 수도꼭지만 돌리면 되니 석유를 수입하느라 달러를 쓸 필요도 없을 것이며, 산유국들이 값을 올리네 마네 유세를 떨어도 “흥, 그러시든가”하면서 오히려 유세를 떨어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1974년도에 발표된 이형표 감독의 는 70년대 중반에 있었던 석유파동의 그림자가 깔려있다고 하니 그땐 누구나 한번쯤 맹물로 가는 자동차를 꿈꾸어 봤을지도 모르겠다. 는 적절한 사회적 이슈를 밑바탕에 깔고 미경(오수미), 문희(나하영), 수애(장미화)의 여자셋과 원대(신영일), 철권(신일룡), 윤수(김세환)의 남자셋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미팅하는 모양새마냥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 다투고 화해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로맨..
1974년에 개봉된 김대희 감독의 은 당대가 요구했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건전한 젊은이를 그리고 있는 영화라 할만하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인 신프로덕션에서 제작되었는데, 당시 떠오르는 젊은 배우였던 신영일과 서미경이 오지명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영화 내용은 계몽영화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던 걸 보면, 전체적으로는 연출이나 연기, 시나리오 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영화는 방송에 출연해 증언하기로 한 자수 간첩이 암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은 비행기 조종을 하는 신영일을 보여준다. 마침 울릉도에 어린이 파상풍 환자가 발생하여 혈청이 필요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하는 서미경이 자신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동행한다...
는 제목은 참 좋은데... 영화는 진부한 통속멜로드라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남자친구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댄 여자 혜실(장미희). 그런 여자를 버리고 떠난 남자 형구(신영일). 결국 여자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지만 지금은 과부. 7년만에 돌아온 남자는 재벌집딸 세화(조옥희)와 연애중. 그러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여자와 남자. 다시 시작된 연애. 하지만 곧 남자는 암선고를 받고 곧바로 시한부로 돌입. 여자의 지극정성 간호가 시작된다. 그러다 결국... 이미 너무 익숙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김기 감독은 영화의 호흡마저 느리게 끌로 가고 있어 끝까지 보려면 약간의 인내가 요구될 정도다. 단, 진부한 스토리라인에서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시동생(이영하)의 형수 혜실에 대한 감정의 동요를 그리고..
이원세 감독의 는 한 엑스트라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을 밝혀내는 추리적 스타일의 영화다. 기대보다 영화가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도 사회비판적인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고 있어 만족스럽지만, 섬세한 연출의 부족은 많이 아쉬운 점이었다. 이원세 감독의 능력이라면 좀 더 세부묘사에 완성도를 기울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당시 한국영화의 한계라고 해야 할지, 제작상의 이유라고 해야 할지 어떻든 기술적 마무리의 부족이 많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시체로 발견된 강유진(신영일)의 과거를 추적하는 형사(박근형)의 회고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가 왜 한국인 강유진에서 재일교포 히라오카 유지로가 되어야 했는지, 왜 영화속에서 주인공을 대신하여 죽는 엑스트라에서 사기꾼이 되어야 했는지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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