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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에 개봉된 김대희 감독의 <청춘불시착>은 당대가 요구했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건전한 젊은이를 그리고 있는 영화라 할만하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인 신프로덕션에서 제작되었는데, 당시 떠오르는 젊은 배우였던 신영일과 서미경이 오지명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영화 내용은 계몽영화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던 걸 보면, 전체적으로는 연출이나 연기, 시나리오 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영화는 방송에 출연해 증언하기로 한 자수 간첩이 암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은 비행기 조종을 하는 신영일을 보여준다. 마침 울릉도에 어린이 파상풍 환자가 발생하여 혈청이 필요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하는 서미경이 자신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동행한다. 그리고 오지명이 울릉도에 급하게 가려는 손님으로 등장한다. 마침 비행기의 고장으로 신영일이 조종하는 경비행기를 타기로 하는데, 그 좁은 비행기 안에서 오지명이 간첩을 암살한 남파간첩으로 드러나면서 북쪽으로 기수를 돌리기를 강요한다. 하지만 비행기의 고장으로 세 사람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과연 한시가 급한 어린이 환자가 있는 울릉도로 혈청을 무사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간첩 오지명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다음날 아침 신영일의 기지로 간첩 오지명은 제거된다. 그리고 혈청도 무사히 울릉도에 도착해 어린이도 완쾌된다. 김대희 감독은 남파간첩과의 동행으로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를 그리고 있는데, 신영일이 건들건들해 보여도 의지가 투철한 젊은이를 생기있게 보여준다. 서미경은 예쁜 얼굴로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비행기가 날거나 추락하는 장면에서 특수효과를 사용하지만, 지금의 눈으로 보면 장난감이라는 것이 너무 드러나기는 한다. 하지만 마지막 서미경이 신영일의 지시를 받으며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장면에서는 날개와 동체의 이어주는 듯한 연결끈이 끊어질 듯 말 듯한 장면을 적절하게 교차편집 시키는데, 이게 투박하긴 하지만 은근히 긴장감을 상승시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낸다. <청춘불시착>은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긴 했지만, 영화가 재미있어서 나는 좋더라는...
개봉 : 1974년 9월 6일 허리우드극장
감독 : 김대희
출연 : 신영일, 오지명, 서미경, 김옥진,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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