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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으로 화제를 모은 영원한 슈퍼스타 나훈아가 1972년에 출연한 영화다. <팔도사나이>시리즈의 김효천 감독의 작품인데, 사실 감독의 이름값만 보면 그다지 기대 되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영화 내용보다는 나훈아의 얼굴이다. 왜냐하면 그의 뺨에 깊게 베인 상처가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남진과 세기의 라이벌로 스포트라이트를 양분하고 있던 도중 있었다는 불미스런 사건이 언뜻 떠올랐고, 그 여파로 얼굴이 저런가 싶어서 말이다.


영화적으로 보자면 별로 할 말이 없는 영화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 나훈아의 스타성 하나로 밀고 나가는 영화이다 보니 얄팍한 갈등과 우연한 해결이 영화적 재미를 만들지는 못한다. 박훈과 석불은 둘도 없는 고향친구다. 가수가 되려는 박훈을 위해 뒤에서 수많은 고생을 하는 석불. 결국 타고난 재능으로 인기가수가 된 박훈은 석불을 멀리하게 된다. 이후 석불은 권투선수로 동양챔피언이 되지만, 박훈은 나락으로 추락한다. 하지만 석불의 우정은 박훈을 다시 한번 무대에 세운다. 그들은 우정의 노래를 부른다. 황당한 건 영화의 맥락에 맞지 않게 박훈과 석불이 우정의 맹세를 하며 눈물로 부르는 노래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니. 길지도 않은 영화 러닝타임을 견디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흘러 나오는 우리 소원은 통일을 비장하게 부르는 나훈아와 김희라를 보고 있자니, 헛헛한 웃음 한번 웃어볼 기회도 주네 그랬다.


나훈아의 라이벌이었던 남진은 60년대부터 영화를 찍고 있었고, <벽속의 여자>같은 좋은 작품도 남긴 경우다. 나훈아는 71년에 영화를 시작한다. 노래는 둘이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이고 나훈아가 좀 더 앞서간 것 같지만, 영화에서만큼은 남진이 더 앞서갔다고 봐도 무방할 듯. <우정>을 보고 있으면,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은 남진이 좀 더 낫지 않나 싶고.  


개봉 : 1973년 1월 1일 아세아 극장

감독 : 김효천

출연 : 나훈아, 김희라, 박노식, 안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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