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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 김추자의 히트곡을 계몽영화로 만들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용길, 창호, 근태, 진영은 그야말로 사총사. 하지만 귀환후의 삶은 그들이 꿈꾸던 것 마냥 녹록치는 않다. 더군다나 그들을 구하다 전사한 소대장의 아내가 충격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들은 각자 흩어져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한 후 1년후 다시 만나기로 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수 김추자의 히트곡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한국 개발의 상징이라 할 쭉 뻗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고속버스와 함께 보여진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초반부부터 분명해진다. 게다가 마지막 장면이 고난을 극복한 주인공들이 만든 회사가 건설회사라는 것도 조국발전과 국토개발이라는 70년대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이 국가로부터 요구받았던 것들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돈다.
그들은 20대 청춘을 국가의 외화벌이를 위해 타국땅에서 목숨도 내 놓아야 했고, 귀국해서도 성실과 모범이라는 미명하에 노동력을 제공하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아야 할 의무 아닌 의무를 지니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이것은 20대의 남자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강요한 질서이기도 했다. 물론 이 시절에 그것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지만, 고민 없이 국가가 강요한 사상을 내면화시키려는 영화는 일방적 프로파간다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젊은이들이 독재의 칼날 앞에서도 꿋꿋이 흘려준 땀방울에는 존경을 표해야 할 것이다. 이 나라를 만든 건 독재자 한 사람이 아니라 땀 흘려준 그들의 노고였으니 말이다.
개봉 : 1971년 4월 22일 국도극장
감독 : 이성구
출연 : 신영균, 박노식, 이대엽, 김희라,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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